[티몬·위메프 사태] 분노 폭발한 고객들, TV·냉장고 차에 싣고 가져가
2024-07-2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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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노트북 부순 고객까지
티몬·위메프 본사가 발칵 뒤집혔다. 환불받으려고 본사를 찾은 고객 중 일부가 회사 집기를 가져가는 사태가 벌어졌다.
25일 각각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티몬·위메프 본사는 아수라장이 됐다. 전날 저녁부터 환불받기 위한 소비자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회사 로비를 점령한 소비자들이 환불 지연에 항의하며 사태를 빨리 해결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분노를 참지 못한 일부 소비자가 집기를 가져갔다.
티몬 방문자로 추정되는 한 X(옛 트위터) 이용자는 이날 오전 7시30분쯤 트위터에 “TV, PC, 냉장고, 커피머신, 의자 등을 가져는 중”이라는 글을 올리며 현장 상황을 담은 사진을 두 장 공개했다. 사진 한 장엔 위메프 건물 앞에 놓인 TV가, 다른 한 장엔 사람들이 몰린 위메프 사무실이 담겼다.

한 고객은 전날 티몬·위메프 사태 피해자들이 모인 한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PC를 들고가기엔 좀 그래서 의자와 테이블을 가져왔다"라고 말하고 자신이 챙긴 집기를 담은 사진을 소개했다.
이날 위메프는 오전까지 현장에서 소비자가 직접 A4용지에 소비자의 주문 번호, 연락처 등을 수기로 적은 환불 신청서를 받아 환급 절차를 진행했다.
위메프는 당초 환불 신청서를 제출한 후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이름이 호명되면 위메프 관계자와 환불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환불을 진행했다. 인파가 몰려 대기가 길어지자 호명 절차를 생략하고 곧바로 계좌 입금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위메프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이후부턴 온라인으로 환불 접수를 하고 있다. 환불 처리를 위한 큐알도 생성됐다. 이메일, 이름, 연락처, 예약번호, 상품명, 계좌번호 등을 기입하면 환불이 이뤄진다.
현장에서 티몬 소비자들의 반발이 잇따르자 위메프 측은 티몬 측과도 연락해 환불을 진행하기로 했다.
위메프 본사를 찾은 한 누리꾼이 전날 밤 11시 6분 에펨코리아에 올린 글에 따르면 위메프는 A4 크기 환불 신청서에 ‘결제자 성함과 연락처’ ‘예약번호’ ‘상품명’ ‘환불요청 수량’ ‘예약자명(예금주)’ ‘계좌번호’를 적게 했다.
이 누리꾼은 당시 상황에 대해 “경비직원 외 아무도 없다고 했는데 방금 뒷문으로 직원이 4명 정도 도주했다. 경찰도 있었는데 그냥 스르륵 피해자인 척 빠져나갔다. 환불 방식을 A4 용지에 적어서 제출하게 돼 있는데 어이가 없을 정도로 성의가 없다. 1차로 환불받은 사람은 오후 9시쯤 환불받았다고 한다. 극소수인 것 같다. 사람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누리꾼이 위메프 본사를 찾아가 환불받았다면서 이날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 다음과 같은 후기를 올렸다.
“오전 6시 반쯤 일어나 뽐뿌에 올라온 본사에서 환불 받았다는 글을 보고 씻지도 않고 옷 입고 바로 출발해서 7시 20분쯤 (위메프 본사에) 도착했습니다. 간이 접수증을 작성해 제출하고 기다리니 8시쯤 50명가량을 불러서 길 건너에 있는 사무실로 데려갔습니다. 저는 한 시간 쯤 후인 그 다음 차수에 불려가 9시쯤 사무실에 가서 접수했습니다. 접수하는 데는 1분도 안 걸리는데 같은 차수 소비자들에게 동시에 입금해 모든 사람의 접수가 끝나고 입금 때까지 더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다가 10시 5분쯤 입금돼 나왔습니다. 같은 차수는 거의 동시에 입금되는 거 같더라고요. 공사장 옆에 주차해 딱지는 떼였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접수할 땐 50~70명쯤이어서 공간이 남았는데 돌아오는 길에 보니 지금은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더라고요. 사무실에 가서 접수하려면 결제한 분 아이디로 로그인해 가세요. 동일인 계좌번호도요. 이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