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 함께 산책하던 남성 넘어지더니 갑자기 사망... 경북 성주군서 참변
2024-08-0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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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돼지 아닌 사람을 잡은 전기 울타리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부인과 함께 산책하다 멧돼지로부터 옥수수밭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된 전기 울타리에 넘어져 변을 당했다. 마을 이장이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고 119 구급대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했으나 끝내 사망했다.
해당 울타리는 같은 마을 농민인 B(67)씨가 임의로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기 울타리엔 220v 전기가 흐르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농업용 220V 전기를 울타리에 직접 연결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전기 울타리를 설치하려면 전기 공사법에 의해 등록해야 하는데, 해당 울타리는 B씨가 임의로 시공한 것"이라며 "전기가 흐르고 있다는 안내 표지판 등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한 후 위법 사항이 있을 경우 관련 혐의로 B씨를 입건할 방침이다.
B씨는 왜 위험천만한 220V 전기를 끌어다 전기 울타리를 설치한 것일까.
지자체 지원사업으로 설치하는 전기울타리는 220V 일반전원과 태양전지, 배터리 등 저전압으로 작동한다. 이 울타리는 순간 전압이 12V에 불과해서 유해조수 퇴치 효과가 크지 않다. 실제로 농민들은 일반적인 전기 울타리는 잡초만 닿아도 자동으로 전기가 차단되는 까닭에 야생동물 퇴치 효과가 거의 없다고 주장한다. 이 때문에 상당수 농가가 220V 전기를 바로 연결해 위험천만한 전기 울타리를 설치하고 있다.
전기 울타리 감전 사고는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2022년엔 충북 옥천군 안내면의 한 밭에서는 농장주인 60대 남성과 그의 딸인 30대 여성이 야생동물을 막기 위해 설치한 전기울타리에 감전돼 숨졌다. 당시 딸은 아버지가 밭에 쓰러져 있다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달려가 구하려다 사고를 당했다. 숨진 남성은 농작물 보호를 위해 사비를 들여 전기울타리를 설치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