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재웅 병원'서 사망한 환자 어머니 “사과는 쇼…결혼 발표 보고 억장 무너져”

2024-08-0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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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의사는 사람의 마음을 만져주는 직업 아니냐”

정신과 의사 양재웅이 운영하는 병원에서 사망한 환자 A 씨의 유족이 억울하다며 심경을 밝혔다.

1일 디스패치는 사망자 어머니와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어머니는 "무엇이 달라졌냐?"라고 되물으며 "결국 우리 딸만 죽은 겁니다. 우리 가족들만 죽었어요. 그(병원) 사람들 모두 제 앞을 뻔뻔하게 걸어 다녔어요. 미안하다는 사람 하나 없었고요. 그러다 경찰이 왔더라고요. 사과가 아니라 신고를 한거죠"라고 말했다.

A 씨는 미국 뉴욕의 명문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도 유명한 대학의 경제학과 조교였다. 일명 '나비약'으로 불리는 다이어트약 중독 증세로 양재웅의 병원에 갔다가 입원 17일 만에 죽었다.

양재웅 / 뉴스1
양재웅 / 뉴스1

국과수 부검 결과 추정 사인은 '가성 장폐색'이었다. 신경성으로 장이 막혀서 음식물이 내려가지 않는 병이다. 복무 팽만과 변비, 구토 등을 유발한다. 장에 공기가 가득 차 배가 터질 것처럼 부풀어 오른다. 실제로 A 씨는 입원 후 간헐적인 복부 통증을 보였다. 사망 전날에는 복통까지 호소했다.

딸에게 병원을 추천한 건 어머니였다. 여러 매체를 통해 양재진과 양재웅 형제를 알게 됐고 그의 말에 신뢰가 생겨 병원을 검색했었다고 한다.

그런데 양재웅이 A 씨를 치료한 적은 없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일주일에 3일, 오후 진료만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어머니는 "하루는 수간호사가 '기저귀를 사 오라'고 하더라. 이유를 물어보니, 아이가 바닥에 오줌 쌌다고 했다. 나는 대성통곡을 했다. 병원에 분명 정상적인 상태로 들어갔는데 왜 그러지 싶어 울었다. 나중에 CCTV를 보니까 1인실 문을 안 열어줘서, 참을 수 없어 소변을 본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아이랑 통화를 하는데 말이 어눌해진 것 같아 이상하게 느껴졌다. 원래는 정말 정상이었다. 그래서 수간호사한테 '혹시 안정제 먹이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하더라. '딸이 말이 어눌해진다. 안정제 먹이지 말아달라'고 했고, 수간호사가 '알겠다'고 했다. 그런데 딸이 죽은 후 CCTV 영상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죽는 그 시간까지 약을 먹이는 모습이 있었다"고 했다.

어머니는 "병원에서 딸 아이보고 만성 변비 환자라고도 했다. 사실이 아니다. 또 여러 병원 환자들의 증언을 들었다. 하루는 딸이 배가 너무 아프다며 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병원 관계자 중) 아무도 안 봤다고 하더라. 어떤 환자가 대신 안아서 침대에 앉혔다고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하니 / 뉴스1
하니 / 뉴스1

그는 "아이가 죽는 날 영상을 보면 코피가 난다. 그날 딸이 '119를 불러달라'고 했다더라. 근데 병원은 안 불렀다. 같이 있던 환자의 증언이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아프다고 했을 때 어떤 조무사가 '또 시작했다 노랫소리'라고 했단다. 꾸미는 이야기가 아니다. 직접 들어서 안 이야기다. 그분들 전화번호 다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어머니는 "병원 정면 벽에 '내과 진료'와 '내시경' 등이 쓰 있다. 실제 그 병원에 내과의사가 있었다면 내 딸의 증세를 몰랐을까. 딸이 죽기 2~3일 전부터 임신부처럼 배가 불렀다. CCTV에도 나온다. 내과 의사가 있었으면 유기 치사다. 없었으면 사기 아닌가? 사실 아직도 전체 영상을 못 봤다. 뉴스도 못 본다. 사람들이 말하니까 듣고 안다. 지금도 숨을 쉴 수가 없다"라고 했다.

어머니는 "전문의가 아닌 간호조무사, 보호사 등이 심폐소생술을 했다. 마치 잠자는 아이를 깨우듯이 하는 게 심폐소생술이 아니지 않나. 그런데 변호사들을 만나니 '의료법과 형사법은 이길 수가 없다'고 하더라. 현실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1인 시위를 할 때, 병원 관계자들이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 출동한 경찰이 '억울함 푸시려면 병원 안에 들어가면 안 된다. 혼자 하셔야 한다'고 안내했다. 처음 내가 혼자 시위하니까 한 행인이 물을 주고, 플랜카드를 같이 들어주셨다. 지금도 감사한 기억이다. 그런데 경찰관들이 '2인이라 (법에) 걸린다'고 했다. 그 때, 병원 사람들은 내 앞에서 도도하게 웃으며 지나갔다. 언론이 다룰 거라고 생각 못했던 것 같다.

딸 사망 4일 뒤 양재웅이 하니와의 결혼을 공식 발표한 것에 대해 어머니는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더라. 정신과 의사는 사람의 마음을 만져주는 직업 아니냐"라며 한숨을 쉬었다고 한다.

양재웅이 소속사를 통해 사과문을 올린 건 한 방송사가 사건을 보도한 지 3일 후였다.

유족은 "그조차 쇼"라며 "이후에도 양재웅이 저희에게 연락한 적 없다"고 했다.

양재웅 / 뉴스1
양재웅 / 뉴스1

어머니는 "양재웅이 입장 발표하는 날에도 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었다. 양재웅이 제 앞으로 걸어 지나가기도 했다. 그때는 굉장히 뻔뻔하게 쳐다도 안 보고 지나갔다. 그 사람 뿐만 아니라 모든 병원 사람들이 그랬다. 그래서 화가 났다"라며 "만약 진짜로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면, 시위할 때 눈길이라도 줬을 것이다. 아무렇지도 않게 뻔뻔하게 지나가다가 방송에 나오니까 그거 무서워서 발표한 것 아닌가? 양재웅은 정신과 의사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두 달 동안 어느 누구도 (이 사건을) 쳐다보지 않다가 이제서야 모든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다"며 가슴을 쳤다.

그는 "양재웅은 의사가 아니다. 연예인이다. 대표 병원장이면 개인으로 입장 밝혀야지, 감히 소속사를 통해서 (사과문 발표를) 할 수 있나. 언론플레이다. 모든 사람들을 잠재우기 위한 것, 그 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어머니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저희 가정을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앞으로 병원의 행보를 지켜볼 것입니다. 내 딸은 고작 32살이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딸이고 동생이고 가족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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