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전 이혼한 전 아내가 갑자기 연락... 현 아내에게 말해야 하나요”

2024-08-05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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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 “현 아내와 상의하라” vs “현 아내에게 말도 꺼내지 말라”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제작한 AI 이미지.

외간 남성과 바람나 이혼한 전처가 17년 만에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다며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다고 연락이 왔는데 어찌해야 하는지 고민이라는 40대 남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17년 만에 이혼한 전 아내의 연락이 왔습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내가 군 제대한 22살 때 3살 연상인 전처를 만났다"며 "고아 출신인 전처와 사랑이 깊어졌고 일 년 뒤에 아이가 생겨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집에선 20평 아파트를 해주면서 인연을 끊자고 하더라. 내가 늦둥이에 독자여서인지 실망이 더 크셨나 보다"며 "대학 복학을 포기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다녔지만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없더라"고 돌이켰다.

그는 "알바 일로 전전하며 분윳값 기저귓값에 그 어린 나이 새벽마다 눈물 안 나는 날이 없었다. 오죽하면 젖병에 설탕물을 타서 아이에게 먹였던 적이 있었다"며 "전기세가 몇 달이 밀리고 쌀이 떨어져 이틀을 굶어 본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경제적으로 힘드니 부부간 다툼이 많아졌다. 결국 흔해빠진 드라마 스토리마냥 전처가 외도했다고.

A 씨는 "내가 더 잘하겠다고 사정도 했지만 한번 마음을 뺏긴 여자는 다시 돌아오지 않더라. 끝이 안 보이는 터널 속 같았고 손목을 긁고 극단 선택 시도까지 했다"며 "3류 드라마 같은 상황의 결말은 내 나이 25살 합의 이혼으로 막을 내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수개월 후 전처는 외도 상대와 재혼했다. 전처는 어릴 적 고아여서 아이 또한 양육비 없이 본인들이 키우겠다고 하더라"며 "나도 30살쯤에 지금 아내와 재혼해 10살 된 똘똘한 사내아이를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제 집안이 유복해서 이혼 이후 아버지로부터 사업체, 부동산을 물려받아 경제적으로 어려움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최근 전처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당도하면서 A 씨의 일상에 평지풍파가 일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온라인 커뮤니티

'잘살고 있어? 대장암 말기라 이제 몇개월밖에 살지 못해, 아이는 벌써 고2야. 죽기 전에 한번 만날수 있을까?'

전처는 가정폭력과 도박, 바람에 시달려 재혼남과는 다시 이혼한 상태였다. 재혼남과 사이에 아이가 하나 더 있었다.

그 말을 들은 A 씨는 "'통쾌하다. 그렇게 될 줄 알았다' 이런 마음보다 "그렇게 갔으면 더 잘 살아야지, 더 건강하게 살지'하는 안타까운 생각밖에 안 들었다"고 토로했다.

경제적으로 힘들어 항암치료도 중단하고 원룸에서 두 아이를 키운다는 전처에게 A 씨는 17년간 혼자 친자를 키운 노고를 생각하며 매월 생활비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도덕적 무게만 아니라면 만나고 싶지 않지만, 서로에게서 생긴 아이에게 상처가 될까 두렵다"며 삶의 끝자락에서 만나자는 전처의 부탁을 들어줘야 하는지 조언을 구했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현 아내와 상의하라"는 충고와 "현 아내에게 말도 꺼내지 말라"는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후자 쪽은 "안타깝지만 현 아내와 아이를 생각하는 게 맞다", "인연은 오래전에 끊어졌다. 감정에 휘둘릴 필요 없다", "전처 쪽과는 관계, 연락을 끊는 게 맞다", "양쪽 모두에게 똑같이 좋은 가장, 아빠가 될 순 없다" 등 반응이 이어졌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