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꿈꾸던 20대 한인여성 미국서 억울하게 사망…범인 '정체'에 공분 폭발

2024-08-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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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증상 보인 피해자 보자마자 총격 가한 미국 경찰

한인 여성이 미국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뉴저지주 포트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이모(26)씨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새벽 1시 25분께 자택으로 출동한 현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져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8일(현지 시각) 이씨가 거주하던 자택에서 유가족 변호를 밭은 조석진 변호사(왼쪽)가 이대우 뉴저지 한인회장에게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뉴저지주 포트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이모(26)씨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새벽 1시 25분께 자택으로 출동한 현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져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8일(현지 시각) 이씨가 거주하던 자택에서 유가족 변호를 밭은 조석진 변호사(왼쪽)가 이대우 뉴저지 한인회장에게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 아파트에서 20대 한인 여성 이 모 씨가 경찰이 쏜 총에 사망한 사건이 벌어져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조울증을 앓던 한인이 아파트에 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에 현지 한인 사회에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뉴저지한인회와 피해자 측 변호사, 뉴저지주 검찰 발표 등을 종합하면 사건 당일 이 씨의 가족은 조울증 증세가 심해진 이 씨를 평소 진료받던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911에 구급차를 급히 요청했다.

이 씨 가족은 구급차만 요청했으나 911 대응요원은 관련 규정상 경찰이 동행해야 한다고 가족에게 알렸다.

이를 알게 된 이 씨는 병원 이송을 거부하며 흉기를 들었다. 이 씨 가족은 경찰이 상황을 오해하지 않도록 이 씨의 상태를 911에 추가로 알렸다.

유가족에 따르면 이 씨는 평소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지 않았으며 흉기는 남을 위협하려고 꺼낸 게 아니었다.

이후 경찰은 이날 오전 1시 25분께 911 구급대원 없이 이 씨의 집에 먼저 도착했다. 이에 상황이 악화할 것을 우려한 이 씨 가족은 출동한 경찰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이 씨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렸다.

뉴저지주 포트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이모(26)씨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새벽 1시 25분께 자택으로 출동한 현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져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이씨가 거주하던 자택 현관이 파손된 모습으로 남아 있다. 문틈으로 보이는 대형 생수통은 이씨가 피격 당시 들고 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생수통. / 연합뉴스
뉴저지주 포트리 아파트에 거주하는 한인 여성 이모(26)씨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새벽 1시 25분께 자택으로 출동한 현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져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이씨가 거주하던 자택 현관이 파손된 모습으로 남아 있다. 문틈으로 보이는 대형 생수통은 이씨가 피격 당시 들고 있던 것과 같은 종류의 생수통. / 연합뉴스

그러나 경찰은 현관을 부수고 이 씨 집에 진입했고 19ℓ짜리 대형 생수통을 들고 현관 근처에 서 있던 이 씨를 향해 총격을 1회 가했다. 총알은 그대로 이 씨의 흉부를 관통했다.

이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1시 58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뉴저지 검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칼을 수거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씨 유가족은 경찰이 문을 부수고 들어올 당시 주머니칼은 이 씨의 손이 아닌 바닥에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이 씨가 물통을 든 이유는 누구를 해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 씨는 경찰이 집에 진입하느라 문을 부수며 내는 소리에 겁먹은 것뿐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씨를 보자마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은 이 씨가 흉기를 소지하거나 출동한 경찰을 위협하는 등 행동이 전혀 없었는데도 경찰이 현장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과잉 대응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뉴저지주 검찰은 사건 발생 일주일 후 총격을 가한 경찰관 이름을 공개하고 관련 법규에 따라 경찰이 적법하게 대응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8일(현지 시각) 이씨가 거주하던 자택 거실에 이씨가 음악 작업에 사용하던 음악기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 연합뉴스
8일(현지 시각) 이씨가 거주하던 자택 거실에 이씨가 음악 작업에 사용하던 음악기기가 그대로 남아 있다. / 연합뉴스

이 씨가 살던 아파트는 허드슨강 강변에 있던 고급 주거시설이었다. 이 씨는 정신 건강 문제로 2021년 학업을 포기했지만 여행이나 음악 연주,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는 등 꾸준히 컨디션을 관리해 왔다. 나중에는 상태가 많이 좋아져 뉴욕 맨해튼의 음악 스튜디오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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