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꿈꾸던 20대 한인여성 미국서 억울하게 사망…범인 '정체'에 공분 폭발
2024-08-0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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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증상 보인 피해자 보자마자 총격 가한 미국 경찰
한인 여성이 미국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뉴저지주 포트리 아파트에서 20대 한인 여성 이 모 씨가 경찰이 쏜 총에 사망한 사건이 벌어져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조울증을 앓던 한인이 아파트에 출동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일어난 일이다. 이에 현지 한인 사회에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8일(현지 시각) 미국 뉴저지한인회와 피해자 측 변호사, 뉴저지주 검찰 발표 등을 종합하면 사건 당일 이 씨의 가족은 조울증 증세가 심해진 이 씨를 평소 진료받던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911에 구급차를 급히 요청했다.
이 씨 가족은 구급차만 요청했으나 911 대응요원은 관련 규정상 경찰이 동행해야 한다고 가족에게 알렸다.
이를 알게 된 이 씨는 병원 이송을 거부하며 흉기를 들었다. 이 씨 가족은 경찰이 상황을 오해하지 않도록 이 씨의 상태를 911에 추가로 알렸다.
유가족에 따르면 이 씨는 평소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지 않았으며 흉기는 남을 위협하려고 꺼낸 게 아니었다.
이후 경찰은 이날 오전 1시 25분께 911 구급대원 없이 이 씨의 집에 먼저 도착했다. 이에 상황이 악화할 것을 우려한 이 씨 가족은 출동한 경찰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은 채 이 씨가 진정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경찰은 현관을 부수고 이 씨 집에 진입했고 19ℓ짜리 대형 생수통을 들고 현관 근처에 서 있던 이 씨를 향해 총격을 1회 가했다. 총알은 그대로 이 씨의 흉부를 관통했다.
이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1시 58분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뉴저지 검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칼을 수거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씨 유가족은 경찰이 문을 부수고 들어올 당시 주머니칼은 이 씨의 손이 아닌 바닥에 놓여 있었다고 주장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이 씨가 물통을 든 이유는 누구를 해치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 이 씨는 경찰이 집에 진입하느라 문을 부수며 내는 소리에 겁먹은 것뿐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씨를 보자마자 총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은 이 씨가 흉기를 소지하거나 출동한 경찰을 위협하는 등 행동이 전혀 없었는데도 경찰이 현장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과잉 대응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뉴저지주 검찰은 사건 발생 일주일 후 총격을 가한 경찰관 이름을 공개하고 관련 법규에 따라 경찰이 적법하게 대응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이 씨가 살던 아파트는 허드슨강 강변에 있던 고급 주거시설이었다. 이 씨는 정신 건강 문제로 2021년 학업을 포기했지만 여행이나 음악 연주, 반려견과 시간을 보내는 등 꾸준히 컨디션을 관리해 왔다. 나중에는 상태가 많이 좋아져 뉴욕 맨해튼의 음악 스튜디오에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