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일하고 4000만원 벌었습니다... 다신 겪기 싫은 경험담 공개합니다”

2024-08-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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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절대 꽃게는 안 먹습니다”

꽃게잡이 어선. / 뉴스1 자료사진
꽃게잡이 어선. / 뉴스1 자료사진

한 일용직 근로자가 꽃게잡이 배에서 일하고 두 달 만에 4000만 원을 벌었다는 경험담을 최근 디시인사이드 ‘노가다(일용직) 갤러리’에 올렸다.

글 작성자는 2014년 4월 초 전남 진도군 바다에서 꽃게잡이 배를 탔다. 그해 5월 31일까지 두 달간 배에서 일했다. 그는 "6월이 되면 귀신같이 꽃게가 안 잡힌다"며 두 달 동안 집중적으로 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빚 때문에 절박한 마음으로 배를 탔다고 밝혔다.

작업 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작성자는 "주로 꽃게 발을 자르는 일을 했는데 엄청 힘들었다"고 했다. 또한 두 달 동안 매일같이 꽃게와 삼겹살만 먹어야 했던 경험도 떠올리며 "거짓말 안 하고 꽃게는 원 없이 먹었다. 지금도 꽃게는 질려서 안 먹는다"고 밝혔다.

작정사는 세월호가 침몰한 날인 4월 12일에도 꽃게를 잡았다고 했다. 그는 “한창 꽃게를 잡고 있는데 선주가 해양경찰한테 무전를 받았다. 꽃게를 잡다가 세월호를 구출하려고 배 돌려서 가고 있는데 이미 세월호가 다 침몰한 상태였다. 난 (세월호 침몰 현장을) 눈으로 봤다. 헬기가 떠다니고 난리도 아니었다. 결국 손도 못 쓰고 선주가 다시 꽃게 잡으러 가자고 해서 배를 돌려 갔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두 달간 작업한 대가로 4000만 원을 받기로 했으나 3000만 원만 입금됐다면서 "1000만 원이 덜 들어왔다고 전화했더니 추가로 입금해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울러 작성자는 가을철 꽃게잡이 성어기 2000만 원을 더 얹어 6000만 원을 주겠단 제안을 받았지만 이미 빚을 갚았기에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많이 잔 날도 고작 세 시간 자고 작업했다"며 당시의 고된 노동을 ‘지옥’이라고 표현했다. 또한 "육지에서 일하는 것과 바다 위에서 일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며 배 위에서 일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강조했다.

그렇게 극한의 경험을 했음에도 작성자가 배를 탔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작성자는 "지금도 친구들이나 지인들한테 '예전에 배도 탔다'고 하면 믿지 않는다. '에이, 네가 배를 탔다고? 거짓말하지 마'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글쓴이가 두 달 동안 일하고 받은 4000만원은 상당한 금액이다. 다만 이리저리 따지면 많다고만은 할 수 없다.

세 시간만 자고 일했다면 식사 시간 등을 제외하고 매일 20시간씩 일했다고 할 수 있다. 30일간 600시간 일한 셈이다. 작성자는 주 40시간 일하는 일반 근로자의 월 소정근로시간(209시간)보다 무려 세 배 가까이 일한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서 고되게 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두 달 노동하고 4000만원을 받았다고 해서 많이 받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전문>

진도에서 봄철 4월 초에 꽃게잡이 타봤다. 4월 초부터 5월 31일까지 탔다. 6월이 되면 귀신같이 꽃게가 안 잡힌다. 딱 두 달 타고 4000만 원 벌었다. 빚 때문에 너무 막막해서 배를 탔다.

두 달에 4000만 원 받기로 계약하고 간 건데 사장이 3000만 원만 입금했기에 1000만 원 덜 들어왔다고 전화했더니 1000만 원 입금해줬다. 이때가 2014년 4월. 세월호가 침몰할 때였다. 한참 꽃게를 잡고 있는데 선주가 해양경찰한테 무전를 받았다. 꽃게를 잡다가 세월호 구출하려고 배 돌려서 가고 있는데 이미 세월호가 다 침몰한 상태였다. 눈으로 봤다. 헬기가 떠다니고 난리도 아니었다. 결국 손도 못 쓰고 선주가 다시 꽃게 잡으러 가자고 해서 배 돌리고 갔다.

사진은 꽃게잡이를 끝내고 5월 31일 목포항으로 집으로 갈 때 선주가 목포항까지 태워준다고 해서 갈 때 찍은 것이다. 내가 주로 했던 건 꽃게 발을 자르는 거였다. 엄청 힘들었다. 저때 거짓말 안 하고 꽃게는 원 없이 먹었다. 지금도 꽃게는 안 먹는다. 꽃게랑 삼겹살을 매일 먹었다. 선주가 잘 먹어야 한다면서 두 달 동안 매일 꽃게, 삼겹살만 먹였다. 질렸다.

선주가 가을 꽃게잡이 철엔 2000만원을 얹어 2개월에 6000만원까지 올려준다고 했는데 이미 빚을 갚는다는 목표를 세워서 안 한다고 했다. 대부분 많이 자도 세 시간만 자고 작업을 했는데 ‘지옥’이었다. 육지에서 일하는 것과 바다 위에서 일하는 거는 완전히 다르다. 요즘 ‘노가다’ 뛰는 건 일도 아니다. 지금도 친구들이나 지인들한테 ‘예전에 배도 탔다’고 하면 믿지 않는다. "에이 네가 배를 탔다고? 거짓말하지 마"라고 말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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