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라 아파트 전기차 화재는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그럼에도 참사 막을 수 없었던 이유
2024-08-2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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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서부소방서 지난 4월 해당 아파트 지하 주차장 전기차 화재 위험성 경고 보고서 작성
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소방 당국에 의해 이미 예견된 사고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더불어민주당 김대영 인천시의원이 입수한 '인천 서부소방서 소방 활동 자료조사'에 따르면 인천 서부소방서는 지난 4월 해당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전기차 화재의 위험성을 경고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지하 주차장이 아파트 동별로 분리되어 있지 않고 통합된 구조여서, 차량 화재 발생 시 주변 차량으로 불이 쉽게 번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화재가 발생하면 상층부로의 연소 확대 가능성도 있으며 대규모 커뮤니티 시설이 있어 인명 피해가 우려된다"고 명시돼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인천 서구 청라동의 지하 1층 주차구역에 주차돼 있던 벤츠 전기차에서 갑작스럽게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은 급속히 인근 차량으로 번지며 총 87대의 차량이 불에 타고 783대의 차량이 그을리는 피해를 입었다.
또한 입주민 등 23명이 연기를 마셔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 당국은 보고서에서 다수의 인명 피해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지하 주차장을 꼽으며 "전기 충전시설 106대 증설로 인해 과열 또는 과전압으로 인한 화재 발생 시 대형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또한 화재에 대비해 소방 안전관리자 등의 관계자와 정기적인 회의를 진행하고 입주민들에게 화재의 위험성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화재가 발생한 아파트는 당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친환경자동차법)에 따라 전기차 충전시설을 확대하고 있었으며 현재는 116대의 전기차가 동시 충전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돼 있다. 그러나 화재 당시 벤츠 전기차는 충전 중이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대영 시의원은 이번 화재에 대해 "이미 수개월 전 소방 조사에서 예견된 사고로, 안전불감증이 초래한 참사"라며, "앞으로 전기차 화재를 비롯한 예견된 문제들에 대해 법적 제도와 관리 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