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호텔 화재 당시 '소방 에어매트' 뒤집어진 이유... 영상에 다 찍혔다

2024-08-2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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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행히도 에어매트로 몸 던진 남녀 모두 사망

경기도 부천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 사고는 큰 인명 피해를 초래했다. 지난 22일 오후 7시 39분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소방 당국은 신속히 출동했다.

그러나 불행히도 이 화재로 인해 7명이 사망하고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망자 중에는 외국인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관계자들은 사망자 대부분이 내부 계단이나 복도에서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당시 호텔 내부에는 이미 연기가 가득 차 있었고, 이로 인해 투숙객들은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통해 대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결국 밖으로 뛰어내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었다.

부천시 보건소 관계자는 현장에서 브리핑을 통해 사망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호텔 8층 객실에서 시작된 불은 전체로 번지지 않았지만, 내부의 검은 연기로 인해 대피가 불가능해진 상황이었다. 소방당국은 사고 접수 후 4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에어매트 등을 설치하고 화재 초기 진압에 최선을 다했지만, 안타깝게도 이미 많은 피해가 발생한 상태였다.

지난 22일 오후 7시39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탈출용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화재로 오후 11시 40분 기준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독자제공-뉴스1
지난 22일 오후 7시39분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탈출용 에어매트를 설치하고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화재로 오후 11시 40분 기준 7명이 사망하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독자제공-뉴스1

이번 사건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에어매트'에 관한 이야기다.

사건 당시 소방 에어매트는 호텔 외부 1층에 설치되어 있었다. 불길을 피해 투숙객으로 추정되는 두 남녀는 에어매트로 몸을 던졌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이상돈 부천소방서 화재예방과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에어매트가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펼쳐져 있었지만, 이들이 뛰어내린 후 뒤집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시 현장 상황이 담긴 긴박했던 제보 영상들을 보면 두 남녀가 불과 4∼5초 차이를 두고 에어매트로 뛰어내리는 모습이 담겨 있다. 안타깝게도 첫 번째로 뛰어내린 이가 충격을 주면서 에어매트가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는 첫 번째 사람의 건물 탈출 이후 에어매트가 마치 딱지치기 이후 뒤집어지듯, 바로 세로로 서며 뒤집히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두 번째로 뛰어내린 사람은 이미 세로로 세워져 뒤집힌 에어매트에 몸을 던진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에어매트 상태가 불안정해지면서 사망자가 발생하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23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어제 설치한 에어매트는 10층 용으로 8층에서 뛰어내려도 문제가 없게 제작됐다"며 "여성이 떨어질 때 모서리 쪽으로 쏠리면서 에어매트가 뒤집혔는데 사실 흔하게 일어나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소방 당국은 처음에 뛰어내린 이가 에어매트 가운데 부분이 아닌 모서리 쪽으로 떨어지면서 뒤집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고층에서 뛰어내리더라도 전날과 같이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경우는 흔치 않다고 인정했다.

소방 에어매트는 충격을 흡수하고 분산시키도록 설계되어 있다. 일반적으로는 뒤집히지 않도록 제작된다. 하지만 일부 특정 상황에서는 에어매트가 뒤집힐 위험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대표적인 예로, 사람이 에어매트의 가장자리에 뛰어내리는 경우가 있다. 이때 충격이 한쪽으로 집중되면 에어매트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 특히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동시에 매트에 떨어질 때는 충격이 크게 증가하여 위험이 더 커진다.

때로는 에어매트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았거나 고정되지 않은 경우에도 충격에 의해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매트는 평탄한 지면에 설치되어야 하며,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매트의 밸브 상태 역시 중요하다. 이와 더불어 강한 바람이 부는 날씨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바람이 매트를 흔들거나 들어 올릴 경우, 매트가 뒤집힐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에어매트 상태 점검, 정기적인 유지보수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매트 노후화나 손상도 위험 요소다. 오래되거나 손상된 매트는 충격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정기적인 점검과 유지보수가 필수적이다. 에어매트 설치 시 주의를 기울이고, 매트 주변을 모니터링하며, 비상시에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화재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높여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 이와 같은 비극적인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더욱 철저한 안전 교육과 예방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숙박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심정지 상태를 보인 투숙객 2명을 포함해 총 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19분 뒤인 오후 7시 57분쯤 대응2단계 경보령을 발령하고, 건물 주변으로 에어매트를 까는 등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뉴스1
지난 22일 오후 경기 부천시 원미구 중동의 한 숙박업소에서 화재가 발생해 심정지 상태를 보인 투숙객 2명을 포함해 총 5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 당국은 화재 발생 19분 뒤인 오후 7시 57분쯤 대응2단계 경보령을 발령하고, 건물 주변으로 에어매트를 까는 등 구조작업을 펼치고 있다. /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뉴스1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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