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페이크 사태에 온 나라 발칵 뒤집혔는데...“여자들 호들갑 지겹다” 조롱

2024-08-2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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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네티즌들, 불안에 떠는 여성들 조롱하고 저격까지

여성들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물이 제작·유포되는 범죄가 유행하는 가운데 일부 사람들이 이번 사태에 대해 안일한 반응을 보여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otortion Films-shutterstock.com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 Motortion Films-shutterstock.com

최근 대학교를 비롯해 중·고교 학생들 사이에서 지인들의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물이 확산하고 있다.

가해자들은 주로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라온 여성들의 사진을 무단으로 저장해 범행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뿐만 아니라 여군과 교사, 심지어는 엄마와 여동생, 누나 등 가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일부 대학생들이 해당 사태에 대해 "호들갑 지겹다"라며 안일한 반응을 보여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지난 26일 대학교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딥페이크 사건 호들갑 지겹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딥페이크 만든 사람들 역겹고 더러운 거 맞다. 근데 여자들 호들갑에 공감하진 않는다. 사회적으로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공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초에선 군대 조롱하고 남자는 장애인도 군대 끌려가는데 여자는 (군대) 끝까지 안 갔고 앞으로도 안 갈 거다"라며 "남자가 군대 이야기하면 도태남(외모, 재산, 사회성 등이 모자라 정상적인 연애와 결혼이 불가능한 남성), 군무새(군대+앵무새의 합성어, 시도 때도 없이 상황과 맞지 않는 군대 내 무용담과 후일담을 펼치는 남성) 취급. 그러면서 여성 티오는 입 꾹 닫고 무시하고 각종 (사회에서 제공하는) 여성 지원도 다 타간다. 그런데 내가 왜 딥페이크 사건에 분노해 줘야 하냐"라고 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이뿐만 아니라 일부 학생들은 범죄의 표적이 될까 불안에 떠는 여성들에게 '딥페이크 범죄의 표적은 페미니스트가 아닌 예쁜 여성들만 해당한다. 얼굴 못생긴 사람들은 안심해도 된다'라고 조롱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로 인한 공포심으로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자신의 사진을 내린 여성들을 겨냥하는 조롱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심지어 일부 학생들은 "딥페이크 전혀 관심 없다. 내 주변에 피해자든 가해자든 없어 보여서 그냥 관심 가질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관련 내용으로 어느 쪽이든 서로 욕하고 조롱하는 거 이해 안 된다. 그냥 관련한 범죄자들은 처벌받으면 그만이고 그 이상은 알 바 아닌 듯하다"라며 무관심한 모습을 드러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이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 OO대 여성분들 80%는 안심하고 발 뻗고 자도 된다. 너 그 정도 급 아니다", "주변에 인스타 사진 내린 사람 한 명도 없으면 건강한 인맥 ㅇㅈ(인정)? 그저 방구석 여시들", "그냥 (여자들) 태도가 역겨운 거다. 남자의 희생은 배려와 의무라고 넘기면서 남자의 죽음은 어쩔 수 없는 거라고 넘긴다", "아니 여자들 밖에 나가서 시위하면 되는 거 아니냐. 국민 청원이라도 넣고 말해봐", "세상 각박하다 각박해. 이제 진짜 블루투스 강간죄 법안 나오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지난 21일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딥페이크 범죄 현황'에 따르면 허위 영상물 관련 범죄는 2021년 156건에서 2022년 160건, 2023년 180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누구나 SNS와 앱 등을 통해 딥페이크 기술을 쉽게 익힐 수 있고 제작 의뢰도 어렵지 않아 10대들도 자주 접하면서 딥페이크 음란물이 범죄라는 인식이 옅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서울에서만 텔레그램 기반 딥페이크 음란물 제작·유포 사건으로 10대 청소년 10명이 입건됐다.

이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도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을 중심으로 확산한 딥페이크 불법 음란물 관련 대응에 나섰다. 방심위는 지난 7월까지 6434건의 불법 음란물에 시정 요구 결정을 내렸는데 이는 지난해 한 해 동안 방심위가 불법 음란물에 내린 시정 요구 7187건의 90%에 달한다.

방심위는 중점 모니터링에 착수해 악성 유포자 정보가 확인되는 대로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매일 열리는 전자 심의를 통해서도 불법 음란물을 24시간 이내 시정 요구할 방침이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