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데 상영관이 없다…” 조용히 1만 관객 돌파하며 반향 일으키고 있는 한국영화
2024-09-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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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수장작…작품성 인정 받아
"보고 싶은데 상영해 주는 극장이 없다" "너무 보고 싶은데 우리 지역에서는 개봉 안 하더라" 등의 반응을 얻으며 상영관 부족 속에서도 1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가 있다.
바로 지난 4일 개봉한 독립영화 '딸에 대하여'에 대한 이야기다.
'딸에 대하여'는 동성애자인 딸과 그의 엄마의 관계를 통해 성소수자와 사회적 약자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 작품을 연출한 이미랑 감독은 딸의 동성 연인과 함께 살게 된 엄마의 시선을 중심으로, 그들이 서로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해도 사랑과 연결을 통해 가까워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했다.
'딸에 대하여'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CGV상을 받았으며, 오민애 배우는 올해의 배우상을 수상했다. 뿐만 아니라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관객상과 촬영상을,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영화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영화는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불안정한 길을 선택한 딸과 그 선택을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의 갈등을 그리며,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소수자에 대한 선입견을 여실히 드러낸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들이 처한 현실을 함께 비추며 관객들에게 무거운 질문을 던진다.
딸은 대학에서 해임된 시간제 강사로, 엄마는 병원에서 언제든 해고될 수 있는 노동자로서 각각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 특히 영화는 요양원에서 돌보는 무연고 노인을 딸의 미래와 겹쳐 보게 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딸에 대하여'는 단순한 모녀 갈등을 넘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는 성소수자와 노동 약자, 그리고 무연고 노인이라는 세대별 사회적 약자들을 등장시키며, 이들이 겪는 차별과 외면을 관객들에게 진지하게 성찰하게 만든다. 담백한 연출과 차분한 스토리 전개가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준다는 평이다.
이 작품이 1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팬덤 영화가 주를 이루는 극장가에서 한국 독립영화가 지닌 존재감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유의미한 기록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