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교정서 벼락 맞고 심장 40분간 멈췄던 남자의 근황... 병원 “이건 기적”
2024-09-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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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서석고등학교 교사 김관행씨 사연
벼락을 맞고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20대 남성이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후 자신을 살려준 병원에 1000만 원을 기탁했다는 소식을 연합뉴스가 12일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광주 서석고등학교 교사 김관행(29) 씨가 광주 조선대학교 교정에서 벼락을 맞고 쓰러졌으나 전남대학교병원의 헌신적인 치료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김씨는 감사의 마음을 담아 전남대병원에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사고는 지난달 5일 광주 조선대학교에서 벌어졌다. 김씨는 교사 연수를 받던 중 점심 식사를 위해 교정을 걷다가 갑작스럽게 벼락을 맞았다. 당시 벼락이 교정에 있는 나무에 떨어졌고, 그 충격이 땅을 타고 김씨에게까지 전해졌다. 이 사고로 김씨는 현장에서 즉시 심정지 상태에 빠져 쓰러졌다. 목격한 시민이 119에 신고하고 심폐소생술을 시도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김씨는 여전한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전남대학교병원 응급실에서 김씨는 겨우 호흡과 맥박을 되찾았따. 문제는 심장이 무려 약 40분 동안이나 멈춰 있었던 탓에 여러 장기가 크게 손상됐다는 점이다. 매체는 심정지가 5분만 지속돼도 장기에 혈액과 산소가 공급되지 않아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는데 김씨의 심장은 그보다 훨씬 오랜 시간 멈췄다고 전했다.
김씨의 생존 가능성은 매우 낮았지만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의료진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치료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김씨는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 다발성 장기 부전과 혈액 응고 장애 등 복합적인 문제들에 직면했다.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마지막 수단으로 에크모(ECMO: 인공심폐기)를 사용해 치료를 시도했다.
김씨는 3일 동안 에크모 치료를 받은 후 점차 기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그의 상태는 차츰 안정됐고, 사고 발생 10일 만에 인공호흡기를 제거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전남대학교병원은 기적에 가까운 회복이라고 밝혔다.
김씨를 치료한 조용수 교수는 상태가 매우 심각했지만 환자의 강한 의지와 정신력이 치료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일 사고 발생 28일 만에 무사히 퇴원할 수 있었다. 퇴원 당시 김씨는 병원 입구를 나서며 "두 번째 삶을 살게 해준 조 교수님이 두 번째 아버지"며 의료진들에게 진심 어린 감사를 표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그는 아직 섭식 장애와 근력 감소 등으로 걷기가 쉽지 않지만 두 번째 삶을 선물 받은 만큼 충실히 살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자신을 살려준 전남대학교병원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병원 발전을 위해 1000만 원을 기탁하기도 했다. 병원은 이날 공식 발표를 통해 기부 소식을 전했다.
김씨는 응급의료 현장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헌신이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사람이 벼락에 맞을 확률은 2만 5000분의 1~28만분의 1로 알려졌다. 낙뢰 때 순간 전압은 10억V 이상이고 최소 5만 암페어의 전류가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