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파병 북한군에게 배포한 한글 설문지 내용 공개 (+인증)
2024-10-20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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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통해 입수
최근 러시아가 파병된 북한 군인을 위한 보급품 지급을 원활히 하기 위해 한글 설문지를 준비한 사실이 드러났다.
CNN은 19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를 통해 이 설문지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설문지에는 한글로 "모자 크기(둘레), 체복/군복 치수와 구두 문서를 작성해 주세요"라는 안내가 적혀 있으며 같은 내용이 러시아어로도 병기돼 있다.
설문지는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에 파병된 후 필요한 군복과 군화 등을 지급받기 위한 절차의 일환으로 보인다.
설문지에는 모자의 둘레, 신장, 가슴둘레를 표기하는 항목이 포함돼 있으며 모자와 군복은 여름용으로 분류돼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러시아와 북한의 옷 치수 시스템이 달라, 설문지에는 '러시아식 군복의 치수'라는 항목과 함께 신장에 따른 치수 구분이 따로 마련돼 있다.
예를 들어, '2, 3, 4, 5, 6' 등의 숫자가 적혀 있으며 해당 치수에 맞는 신장이 '162-168', '168-174' 등으로 안내돼 있다.
이와 함께 '조선식 크기' 항목이 빈칸으로 남겨져 있다. 북한 군인들이 자신의 신장이나 북한식 군복 치수를 직접 기입해야 하는 형태다.
이 설문지는 북한 군인이 러시아에 도착하는 즉시 작성해 제출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측이 한글 설문지를 준비한 이유는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어를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 군인의 파병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로 자리 잡고 있다.
앞서 SPRAVDI는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로 보이는 장소에서 북한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배치를 대비해 훈련을 받는 모습을 촬영한 영상을 공개한 바 있다. 이 영상엔 동양계 군인들이 러시아군으로 추정되는 이들로부터 장비를 지급받는 장면이 담겼다. 특히 북한식 억양으로 "넘어가지 말거라", "나오라", "야, 야, 야" 같은 대화가 포착돼 북한 군인의 존재를 더욱 확실히 하고 있다.
텔레그램 채널 파라팩스도 파병된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는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병사들이 줄지어 군사기지로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미국 매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이 영상을 촬영한 군인의 군복에 러시아 동부 군사지구의 부대 상징이 부착돼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영상이 촬영된 장소 역시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