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들어 가요, 토박이말을 살려 쓴 이름들

2015-01-1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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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지나치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 둘레에 토박이말을 살려 쓴 이름들이 적지 않습니다

모르고 지나치곤 하지만 알고 보면 우리 둘레에 토박이말을 살려 쓴 이름들이 적지 않습니다. 이런 이름들을 모아 보고, 그런 이름을 지은 분들을 추어 올려 드리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뜻 깊은 일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합니다.

1. 더좋은집

경남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에 있는 높무리집(아파트)이름입니다. ''''''''원창건설''''''''에서 지었다고 하는데 아직도 집 짓는 일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 옆에 ''''''''밝은집''''''''도 있었답니다.

2. 돌실나이

고쳐 지은 우리옷(생활한복) 가게 이름입니다. 전남 곡성 돌실(석곡)에서 만든 것으로 으뜸 삼베 하면 ''''''''돌실''''''''이고 돌실에서 낳았다 하면 알아주었다고 합니다. 돌실+낳이>돌실나이

3. 수레와 바퀴

''''''''수레(차)를 고쳐 주는 가게 이름입니다. 바퀴도 손봐 준다는 것 아시겠지요? ''''''''00카센타''''''''라는 이름이 많으 쓰이는데 남다른 생각을 하고 지은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4. 금난새

''''''''난새''''''''=''''''''하늘을 나는 새''''''''라는 뜻이랍니다. 이 분의 아버지 금수현 선생님은 아이들 이름을 토박이말로 지어 한글로 신고하신 것뿐만 아니라, 우리가 음악 시간에 쓰는 ''''''''높은음자리표, 낮은음자리표, 도돌이표, 으뜸화음, 버금화음, 딸림화음'''''''', ''''''''가장조'''''''' 같은 갈말을 토박이말로 바꾸신 분입니다. 금난새 선생님에 따르면 ''''''''금난새''''''''라는 이름이 한글로 신고된 첫이름이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하면 더 뜻깊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5. 누비자

창원시에서 만들어 두루 타고 다니는 자전거의 이름이랍니다. 이 말대로 요즘 창원 사람들은 이 누비자를 타고 여기저기를 누비고 다닙니다. 이보다 앞서 수레 이름으로 ''''''''누비라''''''''가 있었다는 것도 잘 아시죠? 그렇게 좋은 이름을 가진 수레가 오래오래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합니다. 태어난지 두 돌을 맞은 ''''''''누비자''''''''는 창원 사람들이 아주 아주 좋아한답니다. ''''''''누비자''''''''가 창원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며 오래 오래 쓰이길 빌어 봅니다.

6. 숲속 자람터 어린이집 창원시 내서읍에 자리잡고 있는 어린이집입니다. 오늘 창원 MBC 라디오를 듣고 알았습니다. 어린 새싹들에게 모내기, 벼베기, 벼훑기를 해 보게 함으로써 먹거리의 종요로움을 몸소 깨치도록 한다고 합니다. 훑개로 벼이삭을 하나하나 훑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그려졌습니다. 좋은 이름을 가진 어린이집에서 좋은 가르침을 받아 좋은 어른으로 자랄 거란 생각이 듭니다.

7. 누리마루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우동에 있으며, 2005년 11월, 제3차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담이 열린 곳입니다. 누리(세상, 세계)+마루(꼭대기)로 여러 나라에서 으뜸으로 높은 사람들이 모임을 한 곳이라는 뜻으로 참 잘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8. 온누리/이세돌

하고 있는 일과 참 잘 어울리게 지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사람 가운데 일간스포츠 기자이신 ''''''''온누리''''''''님, 그리고 일삼아 바둑을 두는 ''''''''이세돌''''''''님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알고 계신 좋은 이름은 없는지요?

9. 소섬바라기

북제주군 우도면 연평중학교 뒷편 생선조림(小)집 이름입니다. 해바라기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지만, ''''''''해+바라기''''''''의 구조로 돼 있습니다. 해바라기의 동음이의어는 "추울 때 양지바른 곳에 나와 햇볕을 쬐는 일"을 말하는데, 여기에 착안해 "소섬+바라기"로 지었습니다. ''''''''소섬''''''''이란 ''''''''우도''''''''로 알려진 성산일출봉 옆의 섬인데, 우리말로 풀이하면 소섬입니다. 소섬(우도)에 놀러 가면 ''''''''소섬바라기''''''''에 가서 식사하시죠?

10. 들뫼바다

들, 뫼, 바다에서 나온 먹거리만 만들어 주는 밥집이랍니다. 2004해 한글학회에서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으로 뽑기도 했답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14-5 아크로폴리스빌딩 1층에 있으며 번 돈을 쪼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도 한다고 합니다. 가까이 있는 분들 많이 가셔서 몸에 좋은 밥도 드시고 남을 돕는 데도 보탬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가게 이름처럼 좋은 마음을 가지신 분이 해 주시는 밥 참 맛있겠지요?

11. 나무별의 슬기주머니

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1479-1 웅신시네아트 A동 4층에 있는 미술학원이랍니다. 2009 부산 동아대학교 국어문화원에서 준 아름다운 가게 이름에 뽑히기도 했답니다. 이야기에 나오는 ''''''''나무별''''''''에 남다른 재주를 가진 사람을 빗대어 이르는 ''''''''슬기주머니''''''''를 더한 말로, 여기서 그림을 배우는 아이들은 남다른 솜씨를 뽐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예쁜 이름을 누가 지으셨는지 참 궁금합니다.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좌동 1479-1 웅신시네아트 A동 4층 411호

12. 그림과 테두리

무슨 가게 이름일까요? 바로 알 수 있겠지요? 그렇습니다. 그림이나 글에 테두리를 해주는 곳 흔히 ''''''''액자''''''''라고 하지만 이 가게 이름에는 ''''''''액자''''''''라는 말이 없어도 무슨 일을 하는 집인지 바로 알 수가 있네요. 경남 진주시 신안동 755-7에 있는 가게입니다. 온나라를 다 뒤져도 이 이름을 걸고 있는 가게는 이곳뿐입니다. 그림이나 글에 테두리를 해야 할 일이 있을 때 찾아 가셔서 좋은 가게 이름을 지으셨다고 많이 추어 올려 주세요~

13. 논두렁밭두렁

"우리집 제일 높은 곳 조그만 다락방 넓고 큰 방도 있지만 난 그곳이 좋아요~"라는 노랫말을 가진 ''''''''다락방''''''''이라는 노래를 부른 노래패 이름이 ''''''''눈두렁밭두렁''''''''이었습니다. 이런 이름이 있었다는 걸 아는 사람도 많이 없을 것입니다. 요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의 이름과 견주어 보면 참 많이 다르지요.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라디오 풀그림을 이끄는 사람이 ''''''''어니언스''''''''라는 노래패가 있었는데 한 때 다른 나라말로 된 이름을 쓰지 못하게 할 때 ''''''''양파들''''''''이라고 했었던 적이 있었다면서 엄청 웃기다는 말을 하는 걸 들었습니다.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지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이름이란 것이 뜻만을 담는 것이 아닌 소리결도 생각해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어니언스''''''''는 좋은데 ''''''''양파들''''''''은 웃기다고 여기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찾아보니 ''''''''논두렁밭두렁''''''''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게들이 많습니다. ''''''''밥집'''''''', ''''''''술집'''''''', ''''''''어린이집'''''''', ''''''''쌀''''''''이름이 있네요. 모든 분들이 다 좋아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이런 이름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그런 곳들을 자주 찾아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13. 한구자리 채울

경남 하동에 사는 여러 겨레 사람들의 나눔 장사 동아리(마을기업)로 "한 자리에 모여 서로 도우며 든든한 울타리를 만들어 채워가자"는 뜻을 가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하동공설시장에 있으며 지난 1월 17일 문을 열었다고 합니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대통밥․하동골동반(비빔밥)․산나물 반찬을 주는 밥집과 여러 가지 차를 파는 찻집으로 꾸려지며, 장날이나 다른 행사 때는 여러 겨레 먹거리, 볼거리, 재밋거리도 보여 줄 것이라고 합니다. 뿐만아니라, 도시사람들이 고향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누리그물장터(인터넷 쇼핑몰)를 마련해서 봄(나물․매실․녹차), 여름(메밀면․소면), 가을(감․밤․고추), 겨울(된장․고추장), 철따라 나는 먹거리도 판다고 합니다. 무엇보다 이렇게 해서 번 돈으로 결혼이민여성의 일자리 잡기 도움을 비롯 홀로 사시는 어르신, 한어버이집(한부모가정) 같은 곳에 반찬과 밥을 주는 일도 할 거라고 하네요.

하동 가시는 걸음 있으면 ''''''''한구자리 채울''''''''을 찾아 주시면 좋아하겠죠?

14. 미음이 이응이, 소리모아 사랑

몇 날이 지났습니다. 지난 엿날(토요일) 아침마당에 나온 아이의 이름이 ''''''''최미음, 최이응''''''''이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 풀이는 이랬습니다. ''''''''미음''''''''이는 글자모양처럼 반듯하게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응''''''''이는 모나지 않고 둥글둥글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렇게 지었답니다. 참 좋은 풀이와 이름이다 싶었는데 바로 글을 쓰지 못해서 이제야 올립니다.

같이 나온 ''''''''노래 모임''''''''이름은 ''''''''소리모아 사랑''''''''이었습니다. 똑똑하게 생각나지는 않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래 소리를 모아 사랑을 나누는 일을 하고 싶다는 뜻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참 잘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그러고 보니 ''''''''아침마당''''''''이란 풀그림 이름도 토박이말입니다. 여러 가지로 저를 웃음 짓게 만들었던 이름들입니다.

15. 춤추는 머리나라/빗과 가위소리

몇 날 앞에 점심을 먹고 마실을 나갔었습니다. 한 바퀴 돌다 보니 창원대 앞 가게들이 늘어 서 있는 곳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이름들이 있었지만 남다른 이름하나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같이 갔던 사람들한테 어떠냐고 물었더니 여느 가게 이름과는 다르다고 했습니다. ''''''''춤추는 머리나라''''''''라는 이름이었습니다. 머리를 자르는 사람이 신나게 춤을 추듯 머리를 잘라 준다? 아니면 머리를 멋지게 만들어 줘서 손님들이 춤을 추게 되는 가게? 혼자 뜻을 생각해 보았지요. 들어가서 물어보지는 못했지만 저로서는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가게 이름을 보고 머리를 잘라주는 가게 이름으로 뭘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하다가 머리를 자를 때 꼭 있어야 할 ''''''''빗''''''''과 ''''''''가위''''''''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누리그물에 ''''''''빗 가위''''''''를 찾아 보니 뜻밖에 ''''''''빛과 가위소리''''''''라는 가게가 서울에 있었습니다. 이름을 지을 때 사람들은 이렇게 비슷한 생각을 한다는 것, 또 그렇게 지은 이름이 쉽고 기억하기 좋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고 보니 ''''''''머리하는 날''''''''이란 가게 이름도 본 적이 있네요~

여러분들이 보신 머리 가게 이름 가운데 남다른 이름 어떤 게 기억나시는지요?

16. 어울림누리

두 해가 훌쩍 지났군요. 아무개 학교에서 체육관을 지었는데 좋은 이름을 찾는다는 기별을 받고 저도 이름을 하나 생각해서 보냈습니다.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마당이라는 뜻으로 ''''''''어울마당''''''''이라고 지어 봤습니다. 그런데 체육관 이름은 학교 이름을 앞에 넣고 ''''''''00체육관''''''''이라고 붙였습니다. 저는 아쉬웠지만 많은 사람들이 토박이말 이름을 낯설어 하니 어쩔 수가 없었지요.

그런데 알고 보니 멋진 이름을 지어 부르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고양시에서 세운 ''''''''어울림누리''''''''입니다.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779-4에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울릴 수 있는 누리(세상)''''''''라서 가보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큰 이름뿐만 아니라 그 속에 있는 작은 곳들의 이름도 별무리경기장, 얼음마루, 꽃우물수영장, 몸과마음닦음터, 어울림극장,별모래극장, 별따기배움터 같이 예쁘게 지었습니다. 어떤 분들이 이런 이름을 붙였는지 모르지만 그 분들을 높이 추어올려 드리고 싶습니다. 더 많은 곳에 이런 예쁜 이름들이 붙여지길 바라는 마음을 글에 가득 담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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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참밥

집에 들어오는 데 문앞에 붙은 알림종이 하나. 버릇처럼 툭 떼어서 종이 모으는 곳에 넣으려다 스치듯이 보이는 이름은 ''''''''찬밥''''''''. 앵? 다시 보니 ''''''''참밥''''''''이었습니다. 어디 밥집이 새로 생겼나 생각하고 읽어 보니 몸에 좋은 먹거리를 파는 가게랍니다. 걱정없이 ''''''''참밥''''''''을 먹을 수 있게 토박이 먹거리를 판다고 합니다. 어떠세요? 저는 참 좋은 이름이다 싶습니다. 누리그물에 찾아 보니 다른 곳에는 없고 제가 사는 창원에서 처음 여는 가게인데 ''''''''우리가 먹는 것이 우리 몸을 만든다''''''''는 말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좋은 이름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믿을 수 있는 참먹거리를 주는 좋은 가게로 돈도 많이 벌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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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그리고 만들고

제가 사는 높무리집은 나들문이 두 곳에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과 가까운 문으로 나고 들다 보니 다른 문으로 갈 일이 많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쪽 가게에 갈 일도 가게 이름을 볼 일도 없었지요. 어제 고쳐 달라고 맡긴 옷을 찾으러 갔다가 놀라운 이름을 봤습니다. “그리고 만들고”라는 이름을 붙이고 있는 가게, 무슨 가게일까요? 얼른 알아차릴 수가 있는지요? 저는 얼른 알아보고 이런 이름을 가진 가게가 가까이 있었다는 데 놀랐습니다. 좀 일찍 알았더라면 우리 아이들을 이곳에 보냈을 텐데 라는 생각도 들었고 다음에 그림을 배우고 싶다면 꼭 보내고 싶은 곳입니다. 창원시 성주동 유니온빌리지 앞쪽 나들문 가까이 있는 그림배움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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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해나루/해따지

고장마다 제 고장에서 나오는 온갖 먹거리들에 좋은 이름을 붙여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어떤 이름을 붙이느냐에 따라서 많이 팔리기도 하고 적게 팔리기도 하겠지요. 많은 곳에서 다른 나라 말이나 한자말을 가지고 이름을 붙이는데 얼른 눈에 들어오는 이름이 있어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충남 당진군에서 낳은 쌀의 이름을 ‘해나루’라고 지었습니다. ‘해가 뜨고 지는 나루’라는 뜻으로 예부터 나루였던 ‘당진’을 뜻하기도 하고 해넘이가 아름다운 곳도 있다는 걸 자랑도 하는 뜻도 담았다고 합니다. 참 지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경남 거창군 고제면에서 나오는 먹거리들은 ‘해따지’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다고 합니다. ‘해’와 ‘따다’에서 가져온 ‘따지’를 더한 말이라고 합니다. ‘해를 따 담은 먹거리’니 걱정말고 먹으라는 숨은 뜻을 알 수 있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밖에도 토박이말로 된 먹거리 이름들이 많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알고 계신 이름들 나누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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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참바다 횟집

저녁 모임이 있습니다. 지난 해 같이 일을 했던 사내들이 얼굴 보자고 기별이 왔지요. 그런데 모이는 횟집 이름에 ‘사시미’가 들어 있네요. 많고 많은 말 가운데 하필이면 그 말을 넣어서 지었을까 싶습니다. 살고 있는 동네 횟집 이름들을 찾아보니 좋은 이름들이 많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참바다 횟집’입니다. 여러 가지 뜻을 담을 수 있겠지만 ‘맑고 깨끗한 바다 가운데 바다’라는 뜻의 ‘참바다’란 뜻을 담았을 듯합니다. 그 밖에도 ‘회사랑 횟집’, ‘푸짐한 횟집’, ‘바다 회나라’, ‘산고기 횟집’, ‘바다속으로 횟집’ 같은 좋은 이름들이 있었습니다. 가게 이름을 지을 때 파는 먹거리를 생각하고 지으면 더 좋은 이름을 지을 수 있다는 걸 여러분도 잘 아시죠? 또 다른 좋은 횟집 이름 있으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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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온터

어제 진주에 갈 일이 있어 갔었습니다. 남가람을 따라 난 길을 달리는 데 못 보던 가게가 보였습니다. 이름은 ''''''''온터''''''''라는 말만 보였습니다. 수레를 세울 수 없어서 그냥 지나쳤고 집에 와서 찾아보니 ''''''''문화예술그룹''''''''이라고 합니다. ''''''''그룹''''''''이라는 말보다 ''''''''동아리''''''''라고 했으면 좋겠다 싶지만 제가 지은 이름이 아니니 어쩔 수 없습니다. ''''''''온터''''''''라는 이름을 가진 ''''''''어린이집'''''''', ''''''''봉사동아리'''''''', ''''''''부동산'''''''', ''''''''출판사'''''''', ''''''''조경회사''''''''도 있네요. 저처럼 이렇게 오가다 눈에 띄는 좋은 이름들 있으면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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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피우미

지난해 하나가 된 창원시는 창원을 나타내는 것들을 마련해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창원을 나타내는 사람으로 ‘피우미’라는 걸 만들었답니다. 시꽃인 벚꽃의 모습을 닮았으며 새롭게 하나가 된 창원시에서 많은 사람들의 바람을 ‘꽃피우는 길라잡이’ 구실을 한다는 뜻을 담았다고 합니다. 이제부터 ‘창원’하면 ‘피우미’를 떠올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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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먹돌/ 밝은빛 누리예

함께 만들어 가자고 했는데 자꾸 저만 글을 남기게 되어 조금 아쉽지만 제가 이어 갑니다. 지난 이레 제주섬에 갔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과 다른 것을 알게 되는 재미가 좋았습니다. 가장 눈에 들어온 말은 ''''''''현무암''''''''과 같은 뜻을 가진 ''''''''먹돌''''''''이었습니다. 까막돌도 아니고 검정돌도 아닌 ''''''''먹돌''''''''이란 말이 돌 빛깔을 참 잘 드러내는 말이라 느껴졌습니다.

여느 이름과 다른 가게 이름도 많았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눈에 띈 이름은 ''''''''밝은빛 누리예''''''''라는 집이었습니다. 제주시 애월읍 광평리 97에 있는데 차도 팔고 밥도 파는 듯했습니다. 수레를 타고 지나면서 봤기 때문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가면 꼭 가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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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하나로 국밥

제주섬 제주시 건입동 1310-2에 있는 국밥집 이름입니다. ''''''''국밥''''''''이라는 것이 ''''''''국''''''''과 ''''''''밥''''''''을 ''''''''하나로'''''''' 만든 것이지 않습니까? 국밥집에 가면 ''''''''국''''''''과 ''''''''밥''''''''을 ''''''''따로''''''''주는 ''''''''따로국밥''''''''도 있지요. 그래서 딱 와 닿는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집에도 들어가 먹어 보지는 못했는데 누리집에 찾아 보니 ''''''''제주 맛집''''''''으로 널리 이름이 알려진 집이더라구요. 좋은 이름에 맛까지 좋다면 장사는 물어 보지 않아도 잘 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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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빛과 소리

아이들이 다니는 배움터에 한마당 잔치가 있다고 해서 갔을 때 본 것입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잔치를 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밤에 잔치가 있었기 때문(밤에 어버이와 함께 하는 별밤 운동회는 이곳에서는 알려진 잔치임)에 미루지 못하고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은 하더라구요. 밤에 있을 잔치 채비를 해 놓고 비를 맞지 않도록 가려 놓은 불빛과 소리통이 보이고 그 옆에 수레가 하나 있었는데 ''''''''빛과 소리''''''''라는 이름이 보였습니다. 여기저기 잔치를 하는데 꼭 있어야 되는 불빛과 소리를 맡아 주는 가게 이름으로 ''''''''빛과 소리''''''''보다 더 좋은 이름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누리그물에 찾아보니 창원시 대방동에 음악과 미술을 가르치는 학원 이름에 ''''''''빛과 소리 배움터''''''''라는 곳도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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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맛있는 그릇가게

경기도 여주군에는 예쁜 우리말 이름을 가진 가게들이 많이 있습니다.

세종대왕께서 묻혀계시기에 우리말에 대한 애정이 아무래도 더 강하겠지요.

여주군의 유명한 강변사찰인 신륵사 입구에는 도자기 갤러리가 몇 곳 있습니다. 그 중에는 어려운 한자 이름을 가진 가게들도 있고, 토박이말을 이용해 예쁜 이름을 지은 가게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맛있는 그릇가게''''''''는 이름 자체에서 많은 느낌을 주는 예쁜 이름으로 손꼽힙니다. 그릇이 맛있다니... 하지만 그릇에 음식이 담기는 순간 맛있는 그릇이 되겠죠.

간판도 아주 예쁩니다. 한글 손글씨(캘리그래피)를 쓰는 정민세님의 작품입니다. 간판 옆을 장식하고 있는 그릇들도 역시 정민세 작가의 붓터치로 그려진 그림들입니다.

27. 한살림

제가 다른 데 마음을 쏟는 동안 ''''''''큰그릇''''''''님께서 좋은 이름을 알려주셨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오늘은 좋은 먹거리, 믿을 수 있는 먹거리를 나눠 먹으면서 모든 살이(생명)를 살리고자 하는 ''''''''한살림''''''''이란 동아리 이름을 알려드립니다. ''''''''한''''''''은 ''''''''크다, 함께''''''''의 뜻을 담고, ''''''''살림''''''''은 ''''''''살려낸다''''''''는 뜻으로 ''''''''모든 살이(생명)을 살리고자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1986년에 첫걸음을 뗀 뒤 모두 23만이 넘는 집이 모람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파는 먹거리는 다른 곳의 먹거리보다 조금 비싸기는 합니다. 하지만 땅과 하늘 사이 모든 살이들을 살리는 데 뜻이 있는 분들은 함께 하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좋은 뜻으로 좋은 일을 하면서 이름도 좋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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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햇살 담는 어린이집/햇살 담는 아이들 어린이집

엊그제 아침 일터로 가는 길 노란 수레 옆에 길게 붙은 ''''''''햇살 담는 아이들 어린이집''''''''이란 이름을 보고 참 괜찮다 싶어 얼른 적어 두었었습니다. 좋은 토박이말 이름이라 생각하고 여기에 올릴 참이었지요. 그러다가 서울에 갈 일이 있어 갔다가 참으로 비슷한 이름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이름은 ''''''''햇살 담은 어린이집''''''''이었으니까요. 어린 아이들을 돌보는 곳이라 예쁜 이름을 지으려고 마음을 많이 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어린이집 이름들이 다 예쁘긴 합니다. ''''''''햇살마루, 고운햇살, 햇살나무.....'''''''' 예쁜 이름들 더 많이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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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신고메고

2001년 한글학회 진주지회의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으로 뽑혔던 신발과 가방 가게 이름입니다. 그때 이름 참 잘 지었다고 하는 사람들, 좋은 이름이라고 했던 사람들이 참 많았었습니다. 장사도 잘 된다고 했었는데 어느새 가게가 없어져서 얼마나 아쉬웠는지 모릅니다. 진주에서는 없어졌지만 부산 해운대, 경기도 이천에 같은 이름의 가게가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싶습니다. ''''''''신발 신고 가방 메고''''''''라고 해도 괜찮았겠지만 ''''''''신고''''''''와 ''''''''메고''''''''를 떼어 내서 뒤풀이 되도록 하면서 가락도 느껴지게 한 참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뒤에 ''''''''신고벗고메고입고''''''''라는 말도 만들어 쓰이더군요. 좋은 이름은 두고 두고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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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에나 만나

2002년 한글학회 진주지회의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으로 뽑혔던 만두 가게 이름입니다.

''''''''정말''''''''이란 뜻을 가진 말로 진주사람들이 즐겨 쓰는 ''''''''에나''''''''에다 ''''''''맛나''''''''에서 온 ''''''''만나'''''''', ''''''''만나다''''''''에서 온 ''''''''만나'''''''', ''''''''맞다''''''''에서 온 ''''''''만나''''''''를 아울러 나타내는 ''''''''만나''''''''라는 말을 결합해서 만든 가게 이름이라고 합니다. 장사가 잘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4344. 7. 19. ㅂㄷㅁㅈㄱ.

31. 꿈에 그린

서울 가는 길. 흔들리는 수레 안에서 잠을 자다가 어디쯤 왔을까 싶은 생각에 눈을 뜨고 본 밖에 보인 높무리집 이름이 ''''''''꿈에 그린''''''''이었습니다. 용인 못미처 어디였는데 그 집을 지은 회사 사람들이 그렇게 좋은 이야기로 말밥에 오른 것은 아니지만 이름은 잘 지었다 싶습니다. 꿈에 그린 집이니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죠? 이름처럼 좋은 이야기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으면 좋겠습니다.

4344. 7. 21. ㅂㄷㅁㅈㄱ.

32. 대게 좋은 날

지난 이레 서울 가다가 본 가게 이름입니다. 대게를 파는 집이라는 것은 잘 아시겠죠? ''''''''아주 몹시''''''''라는 뜻을 가진 어찌씨 ''''''''되게''''''''와 소리가 비슷하여 ''''''''아주 몹시 좋은 날''''''''이라는 뜻으로도 새길 수도 있고 ''''''''대게가 좋은 날''''''''이란 뜻도 담고 있어서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되게''''''''는 ''''''''되우''''''''와 같은 말입니다. 경기 용인, 경남 진주, 경북 영덕, 광주에도 같은 이름의 가게가 있네요.

4344. 7. 27. ㅂㄷㅁㅈㄱ

33. 김 한빛나리/슬옹/두루한

한글갈모(한글학회) 가지모(지회) 이끔이 모임에 갔다왔습니다. 이끔이님(회장님)이 안 계서서 대신 갔다왔습니다. 큰비로 어수선한 서울로 가면서 모임이 있는 곳까지 탈없이 갈 수는 있을까 걱정을 하면서 갔습니다. 하지만 저를 반기듯 하늘은 비를 그쳤고 올 때까지 걱정할 만큼 많은 비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곳에서 뵌 살림이(총무부장)님의 이름이 참 좋았습니다. ''''''''한빛나리''''''''. ''''''''크게 빛나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도 한글갈모의 살림을 잘 살고 한글갈모가 더욱 나아지게 해서 그 분의 이름도 크게 빛나리라 믿습니다. 또 한글갈모에는 ''''''''슬옹(슬기롭고 옹골찬)님과 두루한(두루 하나 되자?)님도 있습니다. 토박이말 이름을 갖고 계신 분들이 더욱 잘 되고 훌륭한 일을 하실 때 토박이말로 이름을 짓는 사람들이 더 많아 질 것입니다. 여러분 둘레에 좋은 이름을 갖고 계신 분들 좀 알려주세요~

참, 토박이말 이름을 지어 쓰신 분 가운데 ''''''''밝한샘(밝고 큰 샘)''''''''님도 있다는 것 알려드립니다~

4344. 7. 29. ㅂㄷㅁㅈㄱ

34. 늘채움

경상남도개발공사 사보 이름이 ''''''''늘채움''''''''이랍니다. ''''''''새롭고 반가운 기별들로 늘 채운다''''''''는 뜻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리집에 들어 가 봐도 뜻을 풀어 놓은 곳을 찾을 수가 없어서 제가 생각해 본 것입니다. ''''''''늘채움''''''''을 누리그물에서 찾으면 높무리집(아파트) 이름에도 있고, 배움터 이름, 밥집 이름, 약 이름으로도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좋은 일들만 늘 채우는 높무리집'''''''', ''''''''알찬 배움을 늘 채우는 배움터'''''''', ''''''''맛있는 먹거리를 늘 채운 밥집'''''''', ''''''''몸에 좋고 병을 낫게 하는 것으로 늘 채운 약'''''''' 모두 다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4344. 8. 16. ㅂㄷㅁㅈㄱ

35. 모두다오리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어 가고 싶은데 아직은 제 마음과 달리 함께 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없습니다. 언젠가 좋은 토박이말 이름들을 알려 주시는 분들이 많아지리라 믿고 오늘도 좋은 이름 하나 알려드립니다. 오늘 알려드리는 이름은 ''''''''모두다오리''''''''입니다. 전북 익산시 망성면 장선리 496 에 있는 오리집이름입니다. ''''''''모두 다 오리만 있는 집에 오리를 드시러 모두 다 올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리가 같은 말을 써서 기가 막히게 잘 지은 이름이지요? 제가 살고 있는 곳에도 뒤에 ''''''''식당''''''''만 붙인 가게가 있는데 아마도 같은 이름을 쓸 수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4344. 8. 17. ㅂㄷㅁㅈㄱ

36. 따로 또 같이

"내 님의 사랑은 철따라 흘러간다...봄바람에 나부끼는 언덕 저 편 아지랑이...내 님의 사랑은 철따라 흘러간다...푸른 물결 흰 파도 곱게 물든 저녁노을..."

이런 노랫말을 가진 노래를 아시는지 모르겠습니다. ''''''''내 님의 사랑은''''''''이라는 노래인데 이 노래를 부른 사람들이 ''''''''따로 또 같이''''''''입니다. 요즘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이 모여 붙인 이름과 참 많이 다르지요. 저 마다 빛깔을 가지고 살되 둘레 있는 사람들과 같이 살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뜻도 담을 수 있고, 따로 따로 노래를 부르지만 그게 어울려 아름다운 노래가 된다는 뜻도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 좋은 이름입니다.

4344. 8. 23. ㅂㄷㅁㅈㄱ.

37. 새미골 모꼬지

지난 이레끝 가시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칼국수집 이름입니다. 그림에도 보이듯이 바지락 칼국수와 바지락 지짐, 소주와 막걸리만 차려 내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비도 꼽꼽하게 오는 날이었는데 칼국수와 지짐이 어찌나 맛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경남 진주시 장재동 284에 있는 이 집은 처음에 시인이자 경상대학교 교수를 하신 강희근 선생님께서 지어 주셨다는 이야기가 있네요. 칼국수집이 자리한 곳이 ''''''''새미골''''''''이요, 모꼬지(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를 하는 사람들이 그곳을 많이 찾으니 딱 맞는 이름입니다.

4344. 8. 25. ㅂㄷㅁㅈㄱ.

38. 나들목 칼국수

아내와 마실을 나갔다 본 칼국수집 이름입니다. 버스가 마지막에 닿는 곳 앞에 있어서 하루에 많은 버스가 나고 드는 곳으로서 자리한 곳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싶었습니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남양동 44-9 (대방 버스 종점)에 있습니다. 아직 가서 맛을 보지는 못했는데 자리에 어울리는 좋은 이름을 지었고 많은 기사님들이 칼국수를 드시면 장사는 안 봐도 잘 될 거라 믿습니다.

39. 새색시 시집오는 날

수레를 타고 지날 때는 보이지 않던 가게 이름들이 걸어서 가 보면 눈에 확 들어와 반가울 때가 있습니다. 이 가게도 아내와 바람을 쐬러 나갔다가 본 것이랍니다. "국수집인데 왜 새색시 시집오는 날이지?"라는 제 물음에 아내가 "시집 장가 갈 때 국수 먹여 달라고 하잖아요." 참 기가 막힌 이름이었습니다. 제 집 가까이 이렇게 좋은 이름의 가게가 많아서 참 좋습니다. 가서 먹거리 맛볼 곳도 많아졌습니다.

4344. 9. 1. ㅂㄷㅁㅈㄱ

40. 키큰나무 작은풀숲

진주 갈 일이 있어 갔다가 동무를 만나 저녁을 같이 먹었습니다. 아쉬울 때 도움만 받고 고마운 마음을 밥 한 끼로 다 갚을 수는 없지만, 훌쩍 자란 아이들도 보고 맛있는 먹거리도 먹었습니다. 말로만 듣던 곤드레나물밥을 먹었죠. 맞는 말인지 모르지만 ''''''''곤드레''''''''가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술을 취한 사람처럼 흐느적거린다고 그렇게 이름을 붙였다는 이야기도 있지요. 처음 먹어 본 곤드레밥을 김에 싸 먹는 맛이 좋았습니다. 돌아 오는 길에 만난 ''''''''키큰나무 작은풀숲''''''''은 2009 한글학회 진주지회에서 한글날을 맞아 아름다운 가게 이름으로 뽑혀 보람을 달아 준 곳이기도 해서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진주시 금산면에 있는 찻집으로 차뿐만 아니라 맛있는 먹거리를 같이 팔고 있으며, 가게 앞 마당을 나무와 풀로 예쁘게 꾸며 놓아서 그걸 보면서 뭘 먹으면 맛이 없을 수가 없지 싶습니다.

4344. 9. 6. ㅂㄷㅁㅈㄱ

41. 고운손누리

책상 위에 종이 한 장이 있었습니다. 화장품을 알리는 종이였습니다. 이게 왜 여기 있어 하면서 아내에게 물었더니 "이름을 참 예쁘게 지어서 당신 보라고 올려 놓았지."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고 보니 이건 참으로 남다른 이름들이 많았습니다. 여느 것과 참으로 다른 이름들에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본 것이 ''''''''고운손누리''''''''입니다. 손에 바르도록 만든 것인데 이름에 잘 담겨 있지요? 손을 곱게 해 준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주)자연의 벗에서 만든 것인데 앞으로 이 일터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이름에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되길 빕니다.

4344. 9. 10. ㅂㄷㅁㅈㄱ

42. 참이슬모아담아/꽃구름

우리들 입과 귀에 익은 ''''''''스킨''''''''과 ''''''''로션''''''''은 우리말이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그 이름도 어느 나라 말인지 모를 것들이 거의 다인 요즘 참 반가운 이름들로 저를 기쁘게 해 주었습니다. (주)자연의 벗에서 만든 살결물(북녘에서 쓰는 말) 이름이 ''''''''참이슬모아담아''''''''와 ''''''''꽃구름''''''''입니다. 이슬을 모아 담아 살결에 바르는 분들 살결이 꽃구름처럼 활짝 피어나면 참 좋으시겠다 그죠?

4344. 9. 19. ㅂㄷㅁㅈㄱ

43. 보리돌/우리아기몸에/아기바라기

''''''''보리돌''''''''이란 말을 들어보셨는지요? 아마 처음 들으셨을 겁니다. ''''''''맥반석''''''''이란 말을 많이 쓰는 까닭이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맥반석''''''''이란 이름이 생긴 모양새가 ''''''''보리밥을 뭉친 것''''''''과 비슷해서 그렇게 된 거라는 것입니다. 이 보리돌은 물을 맑히는 힘이 있다고 하는데 이 돌을 얼굴에 바를 수 있도록 만든 것들은 거의 모두 ''''''''맥반석''''''''이란 이름을 썼는데 ''''''''자연의 벗''''''''에서는 ''''''''보리돌''''''''이라 이름 붙였습니다. 남다르지 않습니까?

아이들 몸에 바르는 것은 ''''''''우리아기몸에'''''''', ''''''''아기바라기''''''''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 이름에 아기를 생각하고 만들었다는 느낌이 팍팍 오는데 저만 그런가요?

앞으로도 좋은 토박이말로 이름 지은 것들이 더 많이 나오길 바랍니다.

''''''''자연의 벗'''''''' 추어올림!

4344. 9. 21. ㅂㄷㅁㅈㄱ

44. 공때리네

진주에 볼 일이 있어 갔었습니다. 때를 맞춰 가야 하는 것도 아니라서 좀 천천히 갔습니다. 기름도 아끼고 길삯도 아끼려고 말입니다. 다른 때는 빠른 길로 바로 가면 가지 않는 길로 가는데 눈에 띄는 가게 이름이 있었습니다.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가 얼마 동안 내리막을 걷던 당구장이 요즘은 또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이름도 ''''''''공때리네''''''''로 눈에 확 들어오지 가게가 있는 곳도 시청 옆 네거리에 있어서 손님이 많이 오지 싶었습니다.

처음 이 글을 올리면서 제가 그린 것은 온나라 구석구석에 있는 토박이말 이름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보실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글을 올릴 때마다 저 혼자 좀 외롭답니다. 되재잘 해주시는 분들, 좋아요를 눌러 주시는 분들 참 고맙습니다. 하지만 님들이 계신 곳에 있는 좋은 이름들 함께 나눌 수 있으면 더 고맙겠습니다. 길게 쓰시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어디에 이런 이름도 있더라 적어 주셔도 됩니다. 앞으로 많은 분들이 함께 하는 글이 되길 바라고 바라옵니다.

4344. 9. 22. ㅂㄷㅁㅈㄱ

45. 알딸딸

시골 갔다가 와서 장을 보러 가는 길에 옆에 있던 아내가 "술집이름이 알딸딸이네?"라고 말하였습니다. 그 말을 듣고 괜찮다 싶어서 집에 와서 찾아 보니 제가 사는 곳에는 그런 이름을 가진 술집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강원도, 전주, 광주, 익산, 순천, 여러 곳에 이 이름을 걸고 술을 파는 곳이 많은 걸 알았습니다. 남다른 이름을 가진 것 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 기억될 수 있다는 걸 아는 분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누구나 말합니다. 술은 지나치게 많이 마시는 게 좋지 않다고, 알딸딸하게 기분 좋을 만큼 마시고 집으로 가는 분들만 이 술집에 가지 않을까요? 장사 잘 되길 빕니다.

4344. 9. 26. ㅂㄷㅁㅈㄱ

46. 뜰아래채

함께 배우는 배움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스무 사람이 같이 먹을 수 있는 곳을 미리 잡아 두었었습니다. 여러 가지 반찬과 돌솥밥이 먹음직스럽게 차려져 있어서 맛있게 먹었지요. 맛난 점심을 먹을 수 있게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듣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먹거리를 만들어 여러 사람의 입을 즐겁게 해 주는 곳의 이름이 ''''''''뜰아래채''''''''입니다. ''''''''뜰아래채''''''''는 ''''''''몸채에 딸려있는 다른 집채''''''''를 뜻하는 말이지만 우리 먹거리집(한정식집) 이름으로 많이 쓰이는 것은 소릿결이 예뻐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서울 3, 부산 2, 대구, 강원, 경기, 경남에 아홉 곳이 이 이름으로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나시다 이런 이름을 한 곳을 보시면 들어가서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이름만큼 좋은 먹거리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4344. 9. 28. ㅂㄷㅁㅈㄱ

47. 꿀꿀해봐

무슨 가게 이름일까요? 얼른 떠오르시죠? 창원 들머리에 있는 돼지 고기집 이름입니다. 어딜 갔다가 집으로 돌아 오는 길에 보곤 했는데 이제야 알려드리게 되었습니다. 마치 돼지에게 말을 거는 듯한 것이 재미가 있습니다. 언제 고기 맛도 보고 어떻게 이름을 지었는지 물어 보러 가야겠습니다. 알게 되면 바로 여러분들께도 알려드릴게요.

4344. 9. 29. ㅂㄷㅁㅈㄱ

48. 온배움터

경남 함양군 백전면 469에 있으며 2003해에 문을 연 우리나라에서 꽃등 만든 대안 대학인 녹색대학이 2008해 고친 이름이 ''''''''온배움터''''''''입니다. 온누리와 사람을 섬김과 모심의 마음으로 배움터를 열었다고 합니다. 그런 마음이 오롯이 드러나지 않습니까? 이름처럼 절로 그러함(자연)에 가까운 배움이 가득하다고 합니다. 마음이 가시는 분들은 누리집(http://www.green.ac.kr)에 들러 보시는 것도 괜찮을 듯 합니다. 온배움터처럼 다른 배움터 이름들도 새롭게 고치는 날이 머지 않아 오겠죠?

4344. 10.3. ㅂㄷㅁㅈㄱ

49. 새까만 꿀꿀이

''''''''한우''''''''와 짝을 이룬다고 ''''''''한돈''''''''이란 이름을 지어 쓰는 것을 보았을 것입니다. 그런 이름과 견주어 봤을 때 ''''''''새까만 꿀꿀이''''''''는 어떻습니까? ''''''''흑돼지''''''''라는 말이 익어서 그렇게 많이 부르고 쓰지만 ''''''''새까만 돼지'''''''', ''''''''검정 돼지'''''''', ''''''''까망 돼지''''''''라고 부르는 사람도 많습니다. 진주시 인사동에 있는 ''''''''새까만 꿀꿀이''''''''는 맛집으로 널리 알려져 있네요. 제 눈에만 이런 가게가 보이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여러분들 둘레 좋은 이름 알려 주세요~ 한글날을 맞아서 여러 곳에서 ''''''''아름다운 가게 이름''''''''을 찾아 추어 올리는 일이 많을 것입니다. 함께 하셔서 그런 좋은 이름을 널리 알려 주시고 좋은 이름을 지어 쓰시는 분들 추어 올릴 수 있게 되길 빕니다.

4344. 10.6. ㅂㄷㅁㅈㄱ

50. 들꽃 뫼꽃 피는 절

시골 가서 가을걷이를 한 것을 집 안에 들여다 놓고 오는 길. 늘 다니는 빠른 길을 두고 돈 안 주고 달릴 수 있는 길로 들어섰다. 아직 살랑살랑 뽐을 내는 살살이꽃도 보고 가을걷이에 바쁜 가을 들녘 구경도 하면서 왔다. 오는 길가 쓰레기통 둘레에 온갖 쓰레기가 늘려 있는 것을 보면서, ''''''''쓰레기통을 두고자 했으면 그것을 비우는 데도 마음을 써야지 저렇게 두면 쓰레기통이 없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지나는 데 제 눈길을 끈 알림판이 있었습니다. 바로 ''''''''들꽃 뫼꽃 피는 절''''''''이라는 나무빛깔의 크지 않은 알림판이었습니다. 틀림없이 더 큰 알림판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둘레를 봤지만 보이지 않았습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문수사''''''''라는 절인데 ''''''''꽃''''''''으로 널리 알려진 절이더라구요. ''''''''00사, 00암''''''''이 아니고 그렇게 절을 알리는 곳을 본 적이 있으신지요? 다시 오는 봄에는 살붙이들과 꼭 가서 꽃구경 실컷 해 보고 싶습니다.

4344. 10.10. ㅂㄷㅁㅈㄱ

51. 아이뜰 어린이집

진주로 가려고 나선 길. 집앞 길에서 어린이집 수레를 봤습니다. ''''''''아이뜰 어린이집''''''''이란 이름을 붙이고 앞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반가워서 찰칵 찍어 볼까 생각도 했지만 수레를 몰고 있어서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와서 누리그물로 찾아보니 같은 이름을 쓰는 어린이집이 예순 곳이 넘네요. 좋은 이름이기때문에 여러 곳에서 같이 쓰는 것이라고 봐도 되겠죠? ''''''''아이들이 뛰노는 뜰''''''''이 있는 어린이집이 그려집니다.

4344. 10.13. ㅂㄷㅁㅈㄱ

52. 열린글터

경북큰배움터에서 있었던 갈모임에 갔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배움터를 한 바퀴 걷는데 눈에 들어온 이름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열린글터''''''''였습니다. 위에 작은 글씨로 ''''''''생활 도서관''''''''이라고 써 놓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이름이었습니다. 누리그물을 찾아보니 강원도 정선에 책가게 이름이 ''''''''열린글터''''''''가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그런데 다른 누리집에서 아무나 마음껏 글을 쓸 수 있는 곳도 ''''''''열린글터''''''''라고 하니 사람들이 좀 헷갈리기도 하겠다 싶습니다.

4344. 10.17. ㅂㄷㅁㅈㄱ

53. 하늘 아래 첫단감

아침에 소리통에서 들리는 기별들 가운데 제가 사는 곳에서 단감 잔치를 한다고 하더라구요. 이 이레끝(22-23날)에 열린다고 합니다. 알고 있었는데 아침에 기별을 듣고서야 우리 고장에서 나는 단감의 이름이 ''''''''하늘 아래 첫단감''''''''이라는 것이 생각났습니다. 누가 지었는지 모르지만 하늘 아래서 처음으로 따는 단감이란 뜻도 담을 수 있고, 그 단맛이 첫(으뜸)째라는 뜻도 담을 수 있어 좋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단감 사러 가셔서 ''''''''하늘 아래 첫단감''''''''을 보시거든 이 글을 떠올려 보셔도 좋겠습니다. 여러분 고장에서 나는 먹거리 이름들 가운데도 토박이말로 된 것이 많을 것입니다. 좀 알려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344. 10.21. ㅂㄷㅁㅈㄱ

54. 작은 손 큰 그림

어제 서울에 갔었습니다. 오가면서 이것저것 할 게 많습니다. 잠이 오면 잠을 자기도 하지요. 서울에 닿을 무렵 밖을 보고 있었습니다. 참 많은 이름들이 보였습니다. 그 가운데 제 눈에 쏙 들어온 이름이 ''''''''작은 손 큰 그림''''''''이었습니다. 무슨 가게인지는 바로 알 수 있었고,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고사리같은 작은 손으로 그린 그림이지만 그 값어치는 어른들이 그린 그림 못지 않게 크다는 뜻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아이들의 늘품을 생각한 좋은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4344. 10.24. ㅂㄷㅁㅈㄱ

55. 빨간여우(손톱 이야기)

어제 큰 아이 침을 맞히러 장유에 갔었습니다. 돌아오는 길, 늘 지나던 길이지만 수레를 타고 휙 지나가서 못 봤었는데 어제는 수레들이 많이 밀려서 어쩔 수 없이 수레를 멈춘 곳에 빨간 바탕에 하얀 글씨로 된 ''''''''빨간여우''''''''라는 가게가 보였습니다. 옷가겐가 하고 보니 손톱을 다듬고 예쁘게 해 주는 곳이더라구요. 그 옆에 작게 쓴 ''''''''손톱 이야기''''''''가 무엇을 하는 가게인지를 알려 주더군요. 먼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빛깔과 말이 좋고, 그 아래 무슨 가게인지를 풀어주는 것도 좋았습니다. 왜 여자를 여우에 빗대는지 잘 모르지만 ''''''''빨간여우'''''''' 여자분들과 아랑곳한 곳이라는 느낌이 오시죠?

4344. 10.29. ㅂㄷㅁㅈㄱ

56. 배 흙

오늘 일터에서 만난 반가운 이름입니다. 옆사람 책상에 앉아 이야기를 하다가 보게 된 이름종이(명함)에 적힌 이름이 ''''''''배흙''''''''입니다. 저는 아직 만난 적이 없지만 제가 잘 아는 분이 꾸려 가시는 일터에서 같이 일하는 일꾼이더라구요.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하시는 일이 ''''''''흙''''''''과는 좀 멀지만 뿌린만큼 흘린 땀만큼 고스란히 돌려주는 흙처럼 살아가라는 뜻을 담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일터에 찾아가 이름에 담긴 뜻을 물어 봐야겠습니다. 좋은 이름을 가진 분들 참 부럽습니다.

4344. 10.31. ㅂㄷㅁㅈㄱ

57. 한누리

진주에 갈 일이 많아서 자주 갑니다. 시골 집에 갈 때도 자주 지나가는 길가에서 본 이름입니다. ''''''''문화공간''''''''이라는 말이 작게 붙은 걸로 봐서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한=크다'''''''', ''''''''누리=세상''''''''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을 것이고 ''''''''한=하나''''''''라는 뜻으로도 볼 수 있는 말이지 싶습니다. 누리그물을 찾아보니 진주에서 여러 해 앞부터 어린이와 푸름이(청소년)들의 마당을 여러 차례 열어 주는 일을 하고 있네요. 푸름이들의 새로운 얼움보람(문화)을 만드는 데 큰 힘이 되길 바랍니다.

4344. 11.09. ㅂㄷㅁㅈㄱ

58. 밥 한 그릇 뚝딱

아이들과 함께 가게에 갔습니다. 여느 가게와 다르게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을 적게 써서 녀름지은 것들을 파는 가게였지요. 몸에 좋은 걸 먹이자는 생각에서 자주 가는 곳이긴 합니다. 저는 무엇을 파는가 하는 것보다 그 가게에서 파는 것들 이름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 잘 지은 이름들이 보였습니다. 그 가운데 눈에 번쩍 들어 온 것이 ‘밥 한 그릇 뚝딱’입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아침 반찬이 마땅하지 않아서 가끔 먹인 적이 있는 것이기도 한데 다시 보니 참 이름이 좋다 싶었습니다. 이것을 넣고 스윽 비빈 밥 맛이 그런대로 먹을 만한 걸 넘어 맛있게 뚝딱 먹어 치울 수 있을 만큼 맛있다는 걸 이름으로 말해 주는 것 같아서 좋았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저도 오늘 아침은 이것으로 비빈 밥을 뚝딱 먹었답니다.

4344. 11.14. ㅂㄷㅁㅈㄱ

59. 한창클때

위에 알려 드린 것과 같은 가게에서 본 것입니다. 무슨 먹거리 이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를 닮아서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우리 아이들에게 먹였으면 하는 것이었습니다. 둘다 그렇게 안 먹지는 않는데 타고 나기를 그렇게 타고 나서 그런지 작긴 작습니다. 머리 하나만큼 작은 걸 보면 안타깝지요. 그런 어버이 마음을 파고드는 이름 ''''''''한창 클 때'''''''' 먹이면 좋은 것이라는 거겠죠? 지금 다른 걸 먹이고 있는데 다 먹고 나면 먹여 보고 싶을 만큼 이름 잘 지었다 싶은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4344. 11.18. ㅂㄷㅁㅈㄱ

60. 밤엔김

저는 김을 참 즐겨 먹습니다. 그러다 보니 저희 집에서 김이 떨어질 날이 거의 없지요. 무엇보다 옛날 아궁이에 불을 땔 때 숯불을 꺼내서 살짝 구운 김을 장에 찍어 먹는 게 가장 맛이 있지만, 요즘 그렇게 김을 구워 먹을 수가 없지요. 그래서 요즘 구워서 기름을 바른 김을 사 먹는 때가 많지요. 저희 집에서 자주 사 먹는 김이 바로 ''''''''밥엔김''''''''입니다. ''''''''밥에는 김''''''''을 줄인 말이지요. 이름도 좋지만 이름 앞에 붙인 "밥맛이 그리울 때"라는 말이 눈을 끌기도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김을 좋아하세요?

4344. 11.25. ㅂㄷㅁㅈㄱ

61. 한올 우리옷

늘 지나는 길에 있었는데도 보이지 않았던 가게가 오늘 보였습니다. 바로 ''''''''한올 우리옷''''''''입니다. 무슨 가게 이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우리옷''''''''이 있으니 우리옷 가게겠지요? ''''''''한올''''''''은 ''''''''실이나 줄의 가닥을 셀 때 쓰는 말'''''''' ''''''''올''''''''이 ''''''''하나''''''''라는 뜻이지 싶습니다. ''''''''한 올 한 올 마음을 써 지은 옷''''''''이라는 뜻을 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날줄 한 올 한 올을 잘 골라 베틀에 걸어야만 좋은 비단을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한 올에 담긴 뜻이 무엇인지는 미루어 알 수 있지 않습니까? 제가 본 가게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32-1에 있습니다. 이곳 말고도 부산과 제주에도 같은 이름의 가게가 있고, ''''''''한올''''''''이 들어가는 곳은 참으로 많습니다.

4344. 11.30. ㅂㄷㅁㅈㄱ

62. 나아진 도시락/한솥 도시락

요즘 도시락을 싸 다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사 먹는 밥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 먹는 밥에는 몸에 좋지 않은 것들이 많이 들었다는 생각도 한 몫을 한다고 합니다. 여럿이 나들이를 갈 때 손수 도시락을 챙겨가는 사람도 있지만 손쉽게 도시락집에 시켜 가는 사람도 많습니다. 제가 알게 된 도시락집 이름입니다. 어떤 숨은 뜻이 있는지 모르지만(임자의 이름이 나 아 진?) 다른 도시락집들보다 나아진(발전한) 도시락이란 뜻이 드러나서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360-3에 있다고 합니다. 저는 지나가는 수레를 보았습니다.

이것 말고도 나라 곳곳에 사슬가게를 낸 ''''''''한솥 도시락''''''''도 널리 알려졌으면서도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같은 솥에 밥을 먹는 사람''''''''을 ''''''''한솥밥을 먹는다''''''''고 하지요? 이렇게 가깝고 살붙이 같은 도시락이란 뜻도 담을 수 있고, 솥에 가득하게 한 솥 담아 주는 넉넉한 도시락이란 뜻도 담을 수 있어 좋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다른 도시락 이름은 더 없을까요?

4344. 12.12. ㅂㄷㅁㅈㄱ

63. 못된 고양이

아이들과 함께 한 나들이 많이 힘도 들었지만 보람도 많이 있었습니다. 가보지 못 했던 곳을 가기도 했고 갔던 곳이 좋아 다시 가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큰아이가 꼭 가보고 싶다고 해서 간 수원 화성은 참 오래 잊혀지지 않을 것입니다. 성을 한 바퀴 다 돌아 본 것도 좋았고 두 아이가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도 추운 날씨에 끝까지 참고 견딘 것이 대견했습니다. 딱 한 곳 이어지지 않고 끝어진 곳을 돌아 건너다 본 것이 ''''''''못된 고양이''''''''였습니다. 꾸미개(장신구)를 파는 가게였는데 왜 ''''''''못된 고양이''''''''라고 했을까 궁금하기도 했습니다. ''''''''못된 고양이 부뚜막에 먼저 올라간다''''''''는 옛말을 두고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귀신처럼 따뜻한 곳을 찾아 앉는 고양이의 남다름 됨됨이''''''''와 ''''''''남들보다 꾸미는 것에 마음을 쓰고 좋은 꾸미개가 어디에 있는지를 귀신처럼 잘 아는 사람들이 찾는 가게''''''''라는 뜻도 담을 수 있겠다 싶은 생각도 했습니다. 수원에만 있는 가게가 아니라 온나라에 사슬가게가 있는 곳이더군요. 저만 잘 몰랐나 봅니다.

4345. 1.2. ㅂㄷㅁㅈㄱ.

64. 뽕잎사랑

집을 떠나 멀리 평택까지 배우러 왔습니다. 점심은 함께 먹을 수 있지만 저녁은 저마다 따로 알아서 챙겨 먹어야 합니다. 그래서 아내와 함께 맛있는 집을 찾다가 본 곳이 ''''''''뽕잎사랑''''''''입니다. 가게 안에는 사람들로 꽉 차 있어서 가게를 처음 볼 때는 들어가지 못했고 오늘 다시 찾았습니다. 밖에 크게 보이는 것은 ''''''''칼국수''''''''라는 말이라서 칼국수집인가 생각했었는데 들어가 보니, 소고기, 보쌈, 만두에 바다 먹거리까지 같이 먹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뽕잎이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 알려주는 글도 있고 맛도 좋았습니다. 이 가게도 사슬가게라서 평택에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곳에 있는 가게더군요.

4345. 1.4. ㅂㄷㅁㅈㄱ.

65. 맑은샘

어제와 다른 저녁 밥집을 찾아 수레를 몰고 갔습니다. 어둡기도 하고 길도 새로 내고 있는 곳이 많아 골목을 찾아 들어가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평택대학교 길을 건너 높무리집이 많은 곳을 돌아 가니 그 앞에 크게 보이는 이름이 하나 있었습니다. ''''''''맑은샘''''''''. 아 괜찮은 이름인데 뭐하는 곳일까 생각을 하며 가까이 가니 찜질을 하고 몸을 씻는 집 이름이었습니다. 그제서야 아하 ''''''''맑은 샘물 같은 깨끗한 물''''''''로 씻을 수 있는 곳이라는 걸 자랑하는 이름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00탕 보다는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4345. 1.6.ㅂㄷㅁㅈㄱ.

66. 오고 가듯이

동무들 모임이 하동 화개에서 있었습니다. 먼저 모인 동무들과 칠불암도 구경하고 가까이 있는 쌍계사도 구경했습니다. 구경을 마치고 수레마당에 와서 보니 화장실 앞에 눈에 띠는 글이 보였습니다. ''''''''오고 가듯이'''''''' 화장실 이름으로 남다를 뿐만 아니라 절 앞에 있어서 더 깊은 뜻을 담고 있는 듯하여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음 쓰지 않으면 잘 모르고 지나칠 수도 있지만 ''''''''오고 가듯이 오래 머물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냥 쉽게 지나쳐서 잊어버리지는 말자''''''''. 는 뜻이 담긴 듯하고, ''''''''깨끗이 쓰자''''''''는 말보다 더 센 힘이 느껴지는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다른 곳에도 이렇게 남다른 이름을 붙인 화장실이 있을 듯합니다. 알고 계신 이름들 좀 알려주세요~

4345. 1.9.ㅂㄷㅁㅈㄱ

67. 안아파 한의원

대구에 일이 있어 갔었습니다. 여러 선생님들 앞에 이야기를 할 자리가 있어서 갔는데 처음 가는 곳이라 길만 보고 가다보니 많고 많은 가게들 이름을 잘 볼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가고자 하는 곳에 거의 다 왔다 싶어 마음이 놓이니까 둘레 가게 이름이 보였습니다. 그 가운데 눈에 띠는 가게 이름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안아파 한의원''''''''이었습니다. 뒤에 ''''''''한의원''''''''이란 말이 토박이말은 아니지만 그게 있어야 뭐 하는 곳인지를 알 수도 있고 앞에 있는 말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이렇게 알려드립니다. ''''''''안아파''''''''는 것은 침이나 치료를 할 때 안 아프게 한다는 뜻도 담을 수 있고, 그곳에 다녀가면 얼른 나아서 안 아프게 된다는 뜻도 담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 어떤 곳인지 가 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4345. 1.11.ㅂㄷㅁㅈㄱ

68. 둘러앉은밥상 - www.doolbob.co.kr

모두가 둘러앉아 밥상을 대했던 날. 언제이신가요?

청년 등 사회적기업 둘러앉은밥상

농촌기반 사회적기업을 준비중인 둘러앉은밥상은,

먹을거리 문제를 고민하는 청년들이모여

농가 그리고 소비자와 함께 작물의 생산에서부터 밥상에 오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고민하고, 믿을 수 있는 먹을거리, 보이는 먹을거리 그리고 이야기가 있는 먹을거리를 통해 우리의 밥상 문화을 지키고, 건강한 식탁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69. 엄마품 어린이집

아우와 저녁을 먹기로 한 곳으로 수레를 몰고 가는 길에 본 어린이집입니다. 자주 지나는 곳이었는데 높무리집 안에 있다보니 잘 보이지 않았나 봅니다. 다른 사람 손에 아이를 맡겨 본 어버이라면 해 봤을 거라 생각합니다. 우리 아이를 엄마품처럼 잘 보살피고 돌봐줬으면 하는 바람 말입니다. 그래서 이름을 잘 짓는 것이 참 종요로운 일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엄마품 어린이집'''''''' 가까이 있는 사람들은 이 어린이집 이름에 이끌려 오게 된 사람들이 적지 않을 거란 생각도 해 봤습니다.

4345. 1. 13. ㅂㄷㅁㅈㄱ

70. 고마나루 돌쌈밥

동무들과 모임을 청양에서 하고 공주로 와서 몇 곳을 둘러 보기로 했습니다. 가장 널리 알려졌다는 공산성을 둘러 보고 나오는데 보니 ''''''''고마나루''''''''라는 말이 많이 보였습니다. 그리고 멀리 앞에 보이는 밥집이 있었으니 그 이름이 ''''''''고마나루 돌쌈밥''''''''이었습니다. ''''''''고마나루''''''''는 ''''''''고마'''''''' 곰의 옛꼴인데 ''''''''곰나루''''''''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가서 먹어 보지는 못했는데 와서 누리그물을 찾아보니 아주 널리 알려진 집이더군요. ''''''''돌쌈''''''''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만든 것으로 잘 알려졌답니다. ''''''''고마나루''''''''라는 말도 좋고 ''''''''돌쌈밥''''''''도 새로운 이름으로 참 좋다 싶었습니다.

4345. 1. 18. ㅂㄷㅁㅈㄱ

71. 해를 품은 달

텔레비전을 잘 보지 않습니다만 둘레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도 들리고, 누리그물 기별에 보면 많은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그 가운데 풀그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을 자주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누가 나오고 이야기 줄거리가 어떻게 되는지 알게 되기도 합니다. 요즘 많은 사람들이 즐겨 보는 풀그림 가운데 하나가 ''''''''해를 품은 달''''''''이라고 합니다. 보지 않아 잘 모르지만 아주 재미있다고들 하니 재미가 있겠지요. 저는 재미보다 이름이 좋아서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방송 일을 하는 님들이 이렇게 좋은 이름을 많이 짓는 데 이름을 써 준다면 우리말 토박이말을 사랑하는 님들이 많이 늘어날 거라 믿습니다. 얼마 앞서 끝난 ''''''''뿌리 깊은 나무''''''''도 좋은 이름이었습니다.

4345. 2. 2. ㅂㄷㅁㅈㄱ

72. 도담도담

어제 토박이말 맛보기에서 맛보여 드린 말이 ''''''''도담도담''''''''이었는데 그걸 본 일터 사람이 같은 이름의 누리집을 본 적이 있다고 해서 찾아 보았더니 참말로 그런 누리집이 있었습니다. 누리집 첫쪽에 ''''''''한글''''''''이 아닌 영어로 되어 있어 아쉽기는 했습니다. 아이들 입거리와 꾸미개 따위를 파는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래 쪽을 보니 같은 이름이 붙은 장난감 빌려 주는 곳, 어린이집과 같이 어린이들과 아랑곳한 곳이 일흔 곳이 넘게 있었습니다. 알고 있던 말일 수도 있고 품을 팔아 찾은 말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예쁘고 좋은 우리말 이름을 짓는데 마음을 쓰는 사람이 있어 좋습니다.

4345. 2. 8. ㅂㄷㅁㅈㄱ

73. 길들여지기

오랜만에 서울나들이. 놀러 온 것은 아니지만 아침 일찍 가벼운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자주 올 수 없는 먼 길이라 뵙고 싶었던 두 분을 만나고 기별나무 일터 구경을 왔습니다. 처음 오는 길이라 두 차례 물어서 찾아오는 길에 본 가게 이름이 ''''''''길들여지기''''''''네요. 무엇에 길들여진다는 것일까 생각을 해 봤는데 누리집에 들어가 보니, ''''''''천천 먹거리''''''''를 파는 가게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우리에게 천천히 만들어 천천히 먹을 수 있는 것을 만들어 팔면서 천천히에 길들여지다는 뜻이라니 참 잘 지은 이름이다 싶습니다. 이렇게 둘러보면 좋은 이름들이 많아 좋습니다.

4345. 2.10. ㅂㄷㅁㅈㄱ

74. 반짇고리

이게 무엇인지 모르는 분들도 아마 있을 것입니다. ''''''''반짇고리''''''''는 ''''''''바느질 할 때 쓰는 연장들을 담아 두는 그릇''''''''을 이르는 말입니다. ''''''''바느질+고리''''''''의 꼴로 이루어진 말이지요. ''''''''고리''''''''가 ''''''''키버들 가지나 대오리 따위로 엮어 만든 상자같이 만든 것''''''''을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떤 곳에서는 ''''''''바느질그릇''''''''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네요.

어떤 가게의 이름으로 알맞을까요? 네 옷을 고쳐 주는 가게 이름이나 옷을 지어 파는 가게 이름으로 알맞을 것입니다. 제가 본 ''''''''반짇고리''''''''는 진주시 망경동에 있는데 마을 안 아담한 크기로 옷도 팔고 옷도 고쳐 주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4345. 2. 16. ㅂㄷㅁㅈㄱ

75. 국수쟁이

아는 아우랑 점심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마땅히 먹을 것이 없어서 상남시장 둘레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그러다가 본 가게가 ''''''''국수쟁이''''''''입니다. ''''''''국수를 좋아하는 사람'''''''', ''''''''국수를 즐겨 먹는 사람'''''''', 그런 ''''''''국수''''''''만 파는 가게''''''''라는 뜻을 담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든 이런 이름을 생각하고 가게 이름을 붙이신 분도 좋은 분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국수쟁이들이 찾아 돈을 많이 버시면 좋겠습니다. 창원에 계신 분들은 ''''''''국수쟁이'''''''' 국수 맛을 보러 가 보시는 것도 좋을 듯`

4345. 2. 17. ㅂㄷㅁㅈㄱ

76. 아름다운집

아이들 한의원 가는 길. 바쁘게 달려가는 데 늘 다니던 길에서 본 이름이 ''''''''아름다운집''''''''입니다. 집을 아름답게 꾸미는 일을 하는 가게였습니다. 굳이 풀어서 말하지 않아도 무슨 일을 하는 곳이고 그리고 어떤 마음으로 가게를 하는지도 잘 드러나는 그런 이름이다 싶습니다. 이런 집에 일을 맡기면 우리집도 아름답게 바뀔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생기고 말이죠. 제가 본 가게는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에 있습니다. 집을 아름답게 바꾸고 싶은 분들 눈여겨 봐 두세요~

4345. 2. 20. ㅂㄷㅁㅈㄱ

77. 술 마시고 싶은 날 생각나는 집

하루 내내 하늘이 참 낮습니다. 비나 눈이 내리지는 않으면서 서늘하고 어둑한 날씨가 술 좋아하는 분들 술 생각나게 하지 않나 싶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 가운데 날씨가 흐리면 흐려서, 맑으면 맑아서 술 생각이 난다는 분이 있는데 아마도 그 사람 오늘 술과 함께 하지 않을까 싶네요. 창원에서 진주에 있는 가시집(처가)에 가는 길에서 본 ''''''''술마시고 싶은 날 생각나는 집''''''''이라는 가게가 있습니다. 좀 길긴 하지만 술을 마시고 싶은 데 딱히 떠오르는 술집 이름은 없고 그런 날 생각하고 갈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술집 이름도 없지 싶습니다. 여러분들 술마시고 싶은 날 생각나는 집은 어디인지요? 토박이말로 된 술집 이름 생각나시면 함께 나눠 보시죠?

4345. 2. 22. ㅂㄷㅁㅈㄱ

78. 일꾼들

머리가 나쁘면 손발이 고생을 한다는 말이 있지요? 오늘 제가 좀 그랬습니다. 일터에 뭘 놓고 집에까지 와서 보니 없어서는 안 될 거라서 다시 갔다왔습니다. 오가는 길에 드는 기름과 때새가 아깝다는 생각을 하며 갔는데 오다가 본 가게 이름이 ''''''''일꾼들''''''''입니다. 그래서 하나도 아깝지가 않았답니다. 무얼 하는 가게 이름일 거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보고 바로 알 수가 있었습니다. 그 가게 앞에 크게 ''''''''인부''''''''라고 써 놓지 않았더라도 알 수 있는 이름이었지요. 저는 이런 이름이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꾼이 있어야 하는 분들 기별하시면 좋은 분들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창원시 성산구 가음정동 소라아파트 들머리에 있답니다.

4345. 2. 23. ㅂㄷㅁㅈㄱ

79. 물레야 놀자

이레끝 가시집에 갔었습니다. 가시아우 딸이 태어난지 온 날(백일) 되었다고 잔치를 한다고 해서 갔었지요. 잔치라고는 했지만 떡과 밥, 나물, 과일을 차린 상 위에 앉아 찰칵이 찍는 게 다였습니다. 손뼉을 쳐 주고 튼튼하게 자라기를 빌어 주고 왔습니다. 가시집 가까이에는 배움터(학교)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배움집(학원)도 그 둘레에 많지요. 그 많은 배움집 이름 가운데 제가 본 것이 ''''''''물레야 놀자''''''''입니다. 무엇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인지 알 수 있겠죠? 흙으로 그릇 따위를 빚어 굽는 걸 배우는 곳, 그릇을 빚는 솜씨를 배우는 것보다 흙을 만지면서 느낌을 살리고 배우는 것이 더 많다고 하지요. 물레는 흙덩이를 올려 그릇 모양을 만들 때 쓰는 틀로 빙글빙글 돌게 만들어 놓았지요. 그 ''''''''물레를 갖고 노는 곳''''''''이란 뜻을 담은 참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남 진주시 평거동 신진초등학교 앞에 있답니다. 4345. 2. 28. ㅂㄷㅁㅈㄱ

80. 주전부리

엄청나게 쏟아져 나오는 책들을 보면 잠을 안 자고 읽어도 모자랄 판입니다. 아이들에게 사 줄 책을 보러 책방에 갔습니다. 이것저것 보다가 눈에 띄는 책이 하나 있었으니 그게 바로 ''''''''주전부리''''''''입니다. 자랄 때 참 많이 듣기도 했고 썼던 말이지만 요즘 쓰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말이지요. "주전부리 많이 하면 밥맛 없다."는 어머니 말씀을 제가 아이들에게 자주 하곤 하는 말입니다. 몸을 생각하고 챙기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을 읽은 책이 아닌가 합니다. ''''''''간식'''''''', ''''''''군것질''''''''이란 말과 함께 알아두고 자주 쓰면 좋을 말 아닌가요?

4345. 3. 5. ㅂㄷㅁㅈㄱ

81, 그 섬에 가고 싶다

같은 가게에 두 차례 왔다갔다 할 일이 있었습니다. 살 것을 적어서 가지 않는 바람에 깜빡 잊고 안 사온 것이 있어 가야했습니다. 탓을 한들 쓸데도 없을 것이고 좋은 마음으로 다시 갔다가 오는 길에 못 보던 가게를 볼 수 있었습니다. 창원 상남동에 있는 바다 먹거리들을 만들어 파는 가게 인데 이름이 ''''''''그 섬에 가고 싶다''''''''였습니다. 섬에서 갖고 온 싱싱한 감들로 만든 먹거리 군침이 돌 더군요. 어디 좋은 토박이말 보시면 함께 나누어 보시죠?

4345. 3. 25. ㅂㄷㅁㅈㄱ


82. 늘 푸른 가게

발수레를 타고 일터에서 돌아오는 길 소리개(라디오)를 들으며 왔습니다. 풀그림에서 어떤 가게를 알려주었는데 그 이름이 ''''''''늘 푸른 가게''''''''였습니다. 배움터 밥집에서 그냥 흘려 버리는 쌀뜨물을 모아 비누를 만들어 나누는 일에서 싹을 틔운 가게라는데 몸에 좋고 둘레도 깨끗이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 것만 파는 가게라고 합니다. 우리 누리를 늘 푸르게 가꿀 가게라는 뜻을 담았겠지요? 집에 와서 누리그물을 찾아 보니 같은 이름의 가게 가 더 있네요. 이런 가게들을 착한 가게라고 한다는데 착한 가게들이 더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그런 가게에 가는 사람들은 볼 것도 없이 착한 사람들이 아닐까요?

4345. 3. 26. ㅂㄷㅁㅈㄱ

83. 꽃물들인

진해에서 벚꽃잔치가 있다고 하니 아이들이 구경을 가자며 졸랐습니다. 이레끝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찾을 거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 한데 나서기도 그렇고 그냥 집에 있기도 그래서 가까이 있는 벚꽃 구경을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그곳도 피어 있는 벚꽃만큼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수레는 수레대로 길에 늘어 서 있고 수레를 댈 만한 마당도 없어서 그냥 수레 안에서 구경하다 돌아 왔지요. 돌아오는 길에 본 가게 이름이 ''''''''꽃물들인''''''''입니다. 우리옷 가게였는데 옷빛깔이 참 곱다는 걸 드러내려고 그런 이름을 짓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을 들였는데 ''''''''꽃물''''''''을 들였으니 얼마나 예쁘겠습니까? 이름도 예쁘지만 많은 사람들이 찾는 가게라고 합니다.

4345. 4.8. ㅂㄷㅁㅈㄱ

84. 만나고

모자란 잠을 자느라 늦은 아침을 먹고 한나절 집가심을 하고 아이들과 늦은 점심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남양동 성원아파트 2차 상가에 새로운 가게가 문을 열었는지 못 보던 이름이 보였습니다. ''''''''만나고'''''''' 막걸리와 찌짐을 파는 술집이었는데 이름을 잘 붙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가운 사람을 만나고라는 뜻도 담을 수 있고 ''''''''맛나고[만나고]''''''''라는 뜻도 담을 수 있다 싶었기 때문입니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 꼭 가 보고 싶네요.

4345. 4.23. ㅂㄷㅁㅈㄱ

85. 나들가게

아이 머리도 깎고 장볼 것도 있고 해서 아이들과 같이 아랫마을에 갔습니다. 그곳에 새로운 이름을 단 가게가 보였습니다. 가게 이름은 따로 있고 그 옆에 ''''''''나들가게''''''''라는 말이 같이 있더군요. 궁금해서 찾아 봤더니 중소기업청에서 기업형 큰가게(수퍼마켓)과 겨룰 수 있도록 여러 가지로 도움을 줘서 열게 된 작은 가게에 붙인 이름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들 풀이에 따르면 "정이 있어 내집 같이 편하고, 나들이하고 싶은 마음으로 가고 싶은 가게”라는 뜻이랍니다. 그렇게 깊은 뜻을 담았는지는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나고드는 장사 잘 되는 우리 동네 가게''''''''라는 느낌을 갖도록 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많은 나들가게들이 장사가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4345. 4.29. ㅂㄷㅁㅈㄱ

86. 도토리 열매

아침에 밀려 있는 길을 돌아 일터로 오는 길에 본 가게 이름입니다. 못 보던 가게인데 아마도 새로 연 가게라고 생각했습니다. 밥집으로 보였는데 도토리로 먹거리를 만들어 파는 가게겠지요? 도토리묵, 도토리묵밥, 도토리전 같은 것을 파는 곳일 겁니다. 옛날부터 도토리는 따뜻해서 설사를 멎게도 하고 기름(지방을) 몸에서 빼주는 구실을 해서 몸에 좋은 먹거리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니까 가서 맛을 보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좋은 토박이말 가게 이름 하나 더 알게 된 것도 좋지만 맛까지 좋으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습니다.

4345. 5.4. ㅂㄷㅁㅈㄱ

87. 그림마당

발수레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본 이름입니다. 동산초등학교 둘레를 지나가는데 가게 앞에 걸린 이름이 ''''''''그림마당''''''''입니다. 그림을 가르치고 배우는 곳이라는 걸 바로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하는 일을 잘 알릴 수 있는 이름이 좋은 이름이 아닐까요? 그림마당에서 그림을 배우는 아이들은 즐겁게 잘 배울 수 있을 듯합니다.

4345. 5.7. ㅂㄷㅁㅈㄱ

88. 큰옷사람들

창원 상남시장을 지나는데 가게이름판들이 깔끔하게 바뀌어 있었습니다. 어지러워 가게 이름들이 한 눈에 쏙 들어 오지 않았던 지난 것과 달리 가게 이름들이 눈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참 잘 바꿨다 생각하며 지나는데 ''''''''큰옷사람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말로만 듣던 큰 옷을 입는 사람들에게 있어야 할 가게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름도 참 잘지었다 싶었습니다. 큰 옷을 찾는 분들 상남시장으로 가 보세요~

4345. 5.10. ㅂㄷㅁㅈㄱ

89. 맛뜨락

모임이 있어 가 본 대암초등학교(창원시 대방동) 급식소 이름입니다. 아이들이 배움터에서 가장 기다리는 일이 밥 먹는 거라는 우스개도 있지만, 참일 먹고 살자고 배우는 거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면 가장 기다릴 일이기도 합니다. 그런 일을 하는 곳 이름이 ''''''''맛뜨락''''''''이니 절로 맛이 더 나지 않을까요? 이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그래도 좋습니다. 그리고 부럽습니다. 맛뜨락에서 날마다 밥을 먹는 사람들이 말입니다.

4345. 5.15. ㅂㄷㅁㅈㄱ

90. 꽃마을

엊그제 김해에서 사람을 만나기로 해서 가는 길에 본 가게 이름입니다. 이제는 어딜가도 가게 이름 보는 게 버릇이 되었습니다. 토박이말로 된 좋은 이름을 찾는 게 버릇이 되었다고 할까요? 꽃집이 모여 있는 곳이었는데 눈에 쏙 들어온 이름이 ''''''''꽃마을''''''''이었습니다. ''''''''꽃들이 사는 마을''''''''이란 뜻을 담지 않았을까 생각을 하면서 지나쳤지만 이제까지 잊어버리지 않은 걸 봐도 이름이 좋아서가 아닐까요?

4345. 5.20. ㅂㄷㅁㅈㄱ

91. 여기가좋겠네

제가 이런 일을 하다 보니 둘레 분들 가운데 지나다가 좋은 이름을 보시고 기별을 주셨습니다. 울산 울주 어디를 가다가 봤는데 이름이 좋아서 안 잊어버리고 말해준다면서 알려준 이름이 ''''''''여기가좋겠네''''''''였습니다. 지나며 본 거라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도 모른다기에 제가 찾아봤더니, 울산 울주에만 있는 게 아니더군요. 쉼터 가운데도 있고, 벌써 누리집까지 만들고 사슬가게까지 연 횟집도 있더라니까요. 좋은 이름은 많은 사람이 찾기 마련이죠. 여러분도 어디선가 본 좋은 이름 좀 알려주세요~

4345. 5.22. ㅂㄷㅁㅈㄱ

92. 해냄

책꽂이에 있는 책들을 보다가 책을 낸 곳이 ''''''''해냄''''''''이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널리 알려진 이름이라 아시는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좋은 이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찾아 보니 ''''''''학원, 독서실, 법인, 공동체, 항공사 같은 곳에서 쓰고 있습니다. ''''''''해내다''''''''의 이름씨꼴로 1)맞수를 깔끔하게 이겨 내다는 뜻도 있고 2)맡은 일이나 닥친 일을 거뜬히 치르거나 마무리 짓다''''''''는 뜻이 있습니다. 이렇게 좋은 뜻을 담은 이름을 가진 일터나 가게 잘 되지 않겠습니까?

4345. 5.24. ㅂㄷㅁㅈㄱ

93. 따뜻한사람들

날씨가 더워져서 따뜻한 것보다 시원한 걸 찾는 분들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따뜻한 걸 좋아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겨울에는 두 말할 나위가 없겠지요. 창원 팔용동 가구거리에 있는 가게입니다. 큰길가에서 바로 보이는 곳에 있었는데 왜 못 봤는지 모르겠습니다. 엊그제 진주 갔다 오는 길에 보았습니다. 돌잠자리, 흙잠자리를 파는 가게였는데 ''''''''따뜻함''''''''이 느껴지는 이름이 좋았습니다.

4345. 5.29. ㅂㄷㅁㅈㄱ

94. 착한고기

다른 볼 일이 있어 나갔다가 본 가게입니다. ''''''''착한'''''''' 고기? 왜 고기를 착하다고 하지? 사람들이 궁금하게 여기도록 일부러 낯설게 붙인 이름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어쨓든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이름입니다. 사람의 됨됨이를 말할 때 쓰는 ''''''''착하다''''''''를 ''''''''고기''''''''에 붙여 ''''''''좋은'''''''' 고기라는 뜻을 세게 나타내고 싶었던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벌써 온 나라에 여러 사슬가게를 차린 이름난 가게네요. "착한 사람들만 먹을 수 있는 고기. 나쁜 사람들이 먹으면 착해지는 고기"라는 말로 널리 알리는 글로 삼고 있습니다.

4345. 5.31. ㅂㄷㅁㅈㄱ

95. 꽃길

대방동에서 사람을 만나기로 하고 늦을까봐 발수레를 타고 내려갔는데 생각보다 일찍 가서 많이 기다렸습니다. 지겹기도 하고 둘레 좋은 가게 이름이 없나 고개를 돌려보니 바로 눈앞에 꽃집이 보였습니다. 그 이름이 ''''''''꽃길''''''''입니다. 하늘길, 바닷길, 숲길, 오솔길 처럼 많은 길이 있지만 무엇보다 아름답고 예쁜 길은 ''''''''꽃길''''''''이 아니겠습니까? 그곳에 꽃집이 있어 그 길이 ''''''''꽃길''''''''이 될 수도 있을 테구요. 아무튼 이래저래 좋은 이름이다 싶어서 여러분께 알려드립니다.

4345. 6.4. ㅂㄷㅁㅈㄱ

96. 민물나라

제 둘레에만 이런 가게가 많은 것은 아닐테지요? 여러분들 둘레에도 좋은 토박이말 이름을 단 가게가 많지요? 오늘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아내가 장을 좀 봐달라기에 지나다가 본 가게입니다. 무엇을 파는 가게인지 얼른 아시겠는지요? 민물에서 자라는 물고기를 몸에 좋은 걸 더 넣어 달여 먹기 좋도록 해 주는 곳입니다. 가물치, 붕어 다 좋다는데 뭐 드시고 싶은 거 없으세요? 같은 이름을 달고 있는 가게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4345. 6.5. ㅂㄷㅁㅈㄱ

97. 다누비

어제 갔던 태종대 안에서 본 줄수레 이름이 ''''''''다누비''''''''였습니다. 태종대 안을 한바퀴 빙 돌면서 구석구석 안 가는 곳 없이 ''''''''다 누빈다''''''''는 뜻을 담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구경온 그 많은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수레 이름으로 딱 어울린다 싶었습니다. 누가 이름을 지었는지 그 분도 추어올려 드리고 싶습니다.

4345. 6.7. ㅂㄷㅁㅈㄱ

98. 오늘은 닭이랑

지난 나라사랑날 아이들과 태종대 나들이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김해에서 본 가게입니다. 붉은 벼슬을 한 귀여운 닭이 그려진 가게에 걸린 ''''''''오늘은 닭이랑''''''''이라는 이름은 뭐를 먹을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툭 던지는 듯한 말, 아니면 먹을 걸 생각한 사람이 속으로 하는 말인 듯해서 참 좋았습니다. 크지 않지만 좋은 이름만큼 손님들도 많이 갔으면 좋겠습니다.

4345. 6.11. ㅂㄷㅁㅈㄱ

99. 돼지꿈

오랜만에 찾아 온 동무와 저녁을 먹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가게가 문을 여는 게 보입니다. 붉은빛을 띤 가게에 ''''''''돼지꿈''''''''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었지요. 무엇을 파는 가게일까요? 이름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는 게 좋은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맛있는 돼지고기를 팔고 많은 사람들의 입을 즐겁게 해 주고 돈도 많이 버는 꿈이라도 꾼 게 아닐까 싶네요. 꿈 풀이를 하는 분들이 돼지꿈을 좋은 꿈이라고도 하니 돼지꿈을 꾸고 가게를 차렸는지도 모르지요. 오늘도 좋은 이름 하나 알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4345. 6.15. ㅂㄷㅁㅈㄱ

100. 사랑더하기

얼른 보고도 놀라워서 다시 본 가게 이름입니다. 진주시 이현동에서 본 꼬치구이집 이름입니다. 수레를 타고 오면서 봤기 때문에 무얼 파는 지 잘 알 수 없었고 술집처럼 보였는데 집에 와서 찾아보니 사슬가게(체인점)라서 여러 곳에 있었습니다. 끝이 났지만 아침마당에서 꼭지 이름으로 썼던 이름이기도 하더라구요. 어쨓든 누구와의 사랑인지 모르지만 사랑을 더해주는 꼬치라면 자주 먹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4345. 6.19. ㅂㄷㅁㅈㄱ

101. 꼭두새벽

먼저 말씀드렸던 말꽃 나들이를 갔을 때 안동 시내를 지나다가 본 가게 이름입니다. 술집이었는데 ''''''''꼭두새벽''''''''이라 얼른 그 뜻을 알아차리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왜 그런 이름을 지었을까 생각을 해 보니 가게 임자의 마음이 담겨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야 많이 먹지 말고 일찍 집으로 돌아오길 바라지만 술집을 하는 사람은 제집에서 장만해 놓은 맛있는 먹거리, 술과 함께 이야기꽃을 피우면서 때새가 가는 줄도 몰라 꼭두새벽까지 마셔서 장사가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왜 없겠습니까? 그런 마음을 담지 않았을까요?

4345. 6.21. ㅂㄷㅁㅈㄱ

102. 오리둥지

어제는 점심을 먹으러 밖에 나갈 일이 있어 나갔습니다. 불빛이 반짝이는 밤과 낮이 참 많이 다르게 보였습니다. 못 보던 가게도 적지 않게 보였습니다. 오리가 몸에 좋다는 말 때문인지 오리를 파는 가게가 새로 열었더군요. 오리가 둥지를 짓고 사는지 모르지만 가게 이름은 ''''''''오리 둥지''''''''였습니다. 오리 둥지처럼 포근하고 따뜻한 마음을 담은 이름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문을 닫는 가게가 많다는 요즘 상남동에 새로운 맛집으로 둥지를 틀어 오래오래 장사가 잘 되는 가게가 되기를 빌어봅니다.

4345. 6. 26. ㅂㄷㅁㅈㄱ.

103. 타슈

서울 갔다가 오는 길, 긴수레 안에 있는 책에서 알게 된 멋진 이름입니다. 이렇게 좋은 이름을 가진 게 뭐라고 생각하세요? 바로 한밭(대전) 분들이 두루 타시는 발수레 이름이라고 합니다. 앞서 창원의 두루 발수레 이름이 ''''''''누비자''''''''라는 걸 알려 드렸는데 그에 못지 않은 이름입니다. ''''''''타슈''''''''는 한밭 사람들이 하는 말로 ''''''''타세요''''''''라는 뜻을 가진 말이니 참 살가운 말 아닌가요? 누가 지었는지 추어올려 드리고 싶습니다.

4345. 7. 3. ㅂㄷㅁㅈㄱ.

104. 따스한 채움터

지난 이레끝에 서울 갔다가 본 이름입니다. 서울역에서 제가 가고자 하는 곳까지가 멀지 않다는 것을 알고 걸어 가기로 마음 먹고 걸었습니다. 비를 머금은 하늘에서는 곧 비가 떨어질 듯하고 물쿠는 날씨에 땀이 났지만 걸어 가면서 좋은 가게 이름을 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하고 걸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얼마 가지 않아서 볼 수 있었던 이름이 ''''''''따스한 채움터''''''''였습니다. 여러 가지 까닭 때문에 끼니 걱정을 하며 사는 분들에게 그저 밥을 주는 곳이었습니다. 이름처럼 참 따스한 마음이 느껴지고 ''''''''급식소''''''''라는 말보다는 한 끼 배를 채우는 곳이라는 ''''''''채움터''''''''가 잘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도 더 좋은 이름들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예쁜 이름입니다.

4345. 7. 5. ㅂㄷㅁㅈㄱ

105. 사람과 먹거리

흐린 하늘로 연 하루, 낮엔 해와 함께한 더위, 저녁엔 시원한 바람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썩 좋지 않은 기분으로 집으로 오는 길 제 눈을 뜨게 한 이름입니다. 작은 수레에 뚜렷하게 적은 ''''''''사람과 먹거리'''''''' 무얼 하는 곳일까 찬찬히 보니 먹거리를 만드는 감을 밥집이나 일터 안 밥집에 갖다주는 것이더군요. 창원시 대방동에 있으며 누리집에 들어가 보니 많은 곳에 먹감을 넣고 있었습니다. 바르고 곧은 사람들이 바르고 곧은 먹거리를 내세우고 있으니 절로 믿음이 가지 않으신지요?

4345. 7. 9. ㅂㄷㅁㅈㄱ

106. 맘에 드는 나무

제가 토박이말로 된 이름을 찾고 알리는 일을 하는 걸 잘 알다보니 아내도 어딜 가면 절로 눈이 가나 봅니다. 지난 이레끝 김해 언니 집에 가는 길 저는 수레를 몰고 아내는 옆에 앉아 갔는데 서김해 나들목을 지나는데 "여보 저거 어때 맘에 드는 나무"하는 것이었습니다. "어디?"하고 물으니 지나왔다면서 나중에 가면서 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볼 일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오다가 보니 있었습니다. 나무를 길러 파는 곳이었습니다. ''''''''맘(마음의 준말)에 드는 나무''''''''를 찾는 사람들이 가고 싶은 이름이다 싶었습니다. 여러분도 맘에 드는 나무를 찾으신다면 가 보시길~

4345. 7. 12. ㅂㄷㅁㅈㄱ

107. 길 발걸음을 멈추고

간절곶 구경을 가서 알게 된 우리말 가게 이름들입니다. 바닷가에 차를 마실 수 있는 가게가 많았는데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가게이름이었습니다. 간절곶 구경을 사람들의 구경길에 발걸음을 멈추고 쉴 수 있는 그런 가게라는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아직 문을 열지 않아서 들어가 차를 마시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가면 꼭 들러 보고 싶은 가게입니다. 여러분도 간절곶에 가시거든 들러보시길~

4345. 7. 16. ㅂㄷㅁㅈㄱ

108. 꽃뜨락

길을 가다가 ''''''''맛뜨락''''''''이란 밥집을 봤습니다. 먼저 배움터 안에서 밥을 먹는 곳 이름이라고 알려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을 보니 어디선가 비슷한 이름을 봤다는 생각이 얼른 들었습니다. 그렇게 자주 가지는 않지만 서울역에 보면 꽃을 파는 가게 이름이 ''''''''꽃뜨락''''''''입니다. 제 머리에 간직하고 있는 게 틀리지 않았나 싶어 찾아보니 같은 이름의 꽃집이 많습니다. 많은 사람이 좋다고 붙인 이름이면 좋은 거 맞지요?

4345. 7. 18. ㅂㄷㅁㅈㄱ

109. 이리오너라

밤을 새운 무거운 몸을 이끌고 시골 집에 다녀왔습니다. 겨끔내기로 아버지를 뵈러 가는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늘 들어갈 때는 그래 이 가게 이름도 여러분들께 알려드려야지 하는데 나올 때는 잘 보이지 않아서 자꾸 잊어버렸던 가게 이름입니다. 차를 파는 가게인데 밥도 팝니다. 손님이 왕이라는 말도 있듯이 마치 왕처럼 들어가면서 "이리 오너라"라고 부르는 듯한 이름 아닌가요? 여러분도 산청군 단성면 길리 마을 앞에 있는 이 가게에 가셔서 큰 소리로 불러 보시지요. "이리 오너라"라고 말입니다.

4345. 7. 23. ㅂㄷㅁㅈㄱ

110. (살랑살랑) 들꽃내음

아내와 함께 장을 보러 큰가게에 갔습니다. 사야 할 것들을 이것저것 사고 아내가 빨래틀에 쓸 비누를 고른다고 옆에 서서 이것저것 보는데 예쁘고 남다른 비누 그릇이 있는가 하면 뺄랫감에 새물내를 나게 하는 것 이름이 ''''''''들꽃내음''''''''이었습니다. 빨래를 하고 난 옷에서 들꽃내음의 새물내가 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이름까지 그러니 더 좋겠다 싶었습니다. 나란히 놓인 다른 것 이름과 견주어 보니 더 좋게 보였답니다. 여러분도 살랑살랑 들꽃내음 나는 옷을 입어 보고 싶지 않으세요?

4345. 8. 13. ㅂㄷㅁㅈㄱ

111. 흙처럼 집살림

지난 이레 밀양에서 동무들 모임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치즈, 피자 만들기를 하고 어른들은 만어사 구경을 갔습니다. 우리나라도 다녀보지 못한 좋은 곳이 많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막 모임을 하는 곳에 거의 닿을 무렵 눈에 띈 이름이 ''''''''흙처럼 집살림''''''''이었습니다. 보자마자 흙으로 집을 지어 집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일을 한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흙으로 지은 집이 얼마나 좋은 지는 다들 잘 아실 것입니다. 흙집 지으실 분들은 눈길 줄만한 이름 아닌가요?

4345. 8. 21. ㅂㄷㅁㅈㄱ

112. 나날살이

제가 일하는 일터에서 보는 기별종이(신문) 가운데 ''''''''경남도민일보''''''''가 있습니다. 우리 고장의 이모저모와 여러 가지 기별들을 모아 날마다 알려주는 반가운 기별종이지요. 겨를이 많지 않아 오래 보지는 못 하지만 가끔씩 아는 사람들도 나오고 둘레 이야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요. 그런데 늘 보면서도 보지 못했던 새로운 이름이 ''''''''나날살이''''''''입니다. 여느 기별종이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따위로 이름을 붙여 비슷한 기별을 담는데 ''''''''경남도민일보''''''''는 ''''''''나날살이''''''''란 이름을 붙이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하나씩 바꾸어 쓸 수 있는 것들 바꾸어 쓰는 모습이 참 보기 좋고 반가웠습니다. 여러분이 보시는 기별종이에도 토박이말을 살린 이름들이 있는지 살펴보시는 것도 좋겠지요?

4345. 8. 23. ㅂㄷㅁㅈㄱ

113. 해 뜨는 집

이레끝 스승님과 함께 저녁을 먹고 바람도 쐴 겸 진양호에 갔습니다. 몇 해 앞에 아이들 데리고 동물 구경하러 오고는 처음이었지요. 해가 진 뒤라 사람들은 많지 않았지만 동무들과 자주 놀러 오던 곳이라 느낌이 새로웠습니다. 집도 새로 꾸미고 가게 이름도 바꿨지만 옛날 동무들과 보았던 물과 섬 아닌 섬은 그대로였습니다. 제가 차를 마신 가게 이름이 ''''''''해 뜨는 집''''''''입니다. 앞이 탁 트인 곳이라 아침에 해를 뜨는 모습을 볼 수 있는지는 잘 모르만 가게 있는 자리와 이름이 잘 어울린다 싶었습니다. 여러분도 진양호에 가시거든 들러서 멋진 구경하시면서 차를 마셔 보기 바랍니다.

4345. 9.3. ㅂㄷㅁㅈㄱ

114. 착한 한 끼

딸아이가 사달라고 하는 게 있어 상남동에 있는 큰 배움몬 가게에 갔었습니다. 상남동에 갈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많은 가게가 문을 닫고 새로 연다는 것입니다. 수레를 몰고 가며 본 가게들 가운데 눈에 띈 가게 이름이 ''''''''착한 한 끼''''''''입니다. 고기를 착하다고 한 가게가 있어 알려드린 적이 있는데 날마다 어김 없이 먹는 세 끼 가운데 착하게 먹을 수 있는 한 끼라니 좋지 않습니까? 늘 밖에서 먹는 밥에는 좋지 않은 것들이 들었다고 꺼림칙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없지 않습니다. 이런 좋은 이름처럼 사람들에게 착한 한 끼를 먹을 수 있게 해 주는 밥집이 많아지길 빌어봅니다.

4345. 9.5. ㅂㄷㅁㅈㄱ

115. 찬샘이

이레끝 어머니 뫼 풀베기를 한다고 여느 때보다 일찍 집으로 갔습니다. 여러가지 일이 겹쳐서 바빴지만 제가 해야 할 일이었기 때문에 마음이 바빴지요. 늘 또 자주 지나면서 보는 이름인데 그냥 지나쳤던 이름입니다. 제 시골 집 앞에 물을 퍼올리는 곳이 두 곳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찬샘이''''''''입니다. 아주 옛날부터 그 골짜기에 찬물이 나와서 ''''''''찬샘이''''''''라고 불렀던 곳인데 물을 퍼올리는 일터를 만들고 이름을 그렇게 붙였지요. 있는 그대로 붙인 이름이면서도 소리결도 좋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4345. 9.10. ㅂㄷㅁㅈㄱ

116. 날마다 꿀갈비

고기 좋아하세요?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고기를 찾는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고기를 파는 가게가 얼마나 있는지 둘레를 보시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제 둘레에도 고깃집이 참 많습니다. 사람들의 눈길 발길을 끌려고 갖가지 이야기를 다하지 않습니까? 뭘 먹인 고기다, 어떻게 뭘 넣어 절인 고기다 따위로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지요. 그 가운데 제 눈길을 끈 가게 이름이 ''''''''날마다 꿀갈비''''''''입니다. 우리가 아주 맛있는 걸 두고 ''''''''꿀맛''''''''이라고 하지요. 갈비가 얼마나 맛있으면 ''''''''꿀갈비''''''''라고 했겠습니까? 그런 꿀갈비를 날마다 갖추고 있는 집이니 어떻겠습니까? 이름 잘 지었다 싶네요. 온나라 여러 곳이 있는 사슬가게니까 여러분 둘레에서도 찾아 보시기 바랍니다.

4345. 9.13. ㅂㄷㅁㅈㄱ

117. 조개잔치

여름 동안 물고기와 조개 먹기가 조심스러웠습니다. 둘레에 조개를 먹고 탈이나서 돌아가신 분이 있다는 기별을 듣고 나서는 더 꺼려졌습니다. 하지만 가을 바람이 불면 사람들이 회와 조개구이를 더 많이 자주 찾게 될 것입니다. 아내와 같이 볼 일이 있어 갔다가 본 가게 이름입니다. 갖가지 조개를 가지고 구이도하고 탕도 만들어 파는 가게였습니다. 술 좋아하는 분들이 앉아서 드시는 모습을 보고 입맛을 다시며 지나왔습니다. 조개로 잔치를 벌이는 가게라는 뜻이면 괜찮은 이름이다 싶습니다. 생각만 했는데도 군침이 돕니다.

4345. 9.19. ㅂㄷㅁㅈㄱ

118. 양다예/이루리

"함께 만들어 가요~"라는 글이름이 이제 더는 쓸모 없게 되었습니다. 낱낱이 말씀드리기는 그렇고 많이 아쉽습니다. 여러분들과 함께 토박이말을 잘 살려 쓴 이름들을 함께 나누고 싶었는데 이제 저 혼자 외롭게 외롭게 채워 가야겠습니다. 글을 같이 쓰지 못해도 아래 글을 남겨 주시기도 하고 둘레 다른 분들께 널리 알려 주시면 참 고맙겠습니다.

이참에는 함께 일하게 된 동무 갈친이 이름을 알려드립니다. ''''''''다예''''''''는 ''''''''(모두) 다 예쁘게 자라라''''''''는 뜻을 담아 지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름을 지으신 아버지의 딸사랑하는 마음이 담긴 예쁜 이름입니다. 함께 첫발을 내디딘 다른 동무 갈친이의 이름은 ''''''''이루리''''''''라고 합니다. 성과 이름이 어루러져 ''''''''뜻한 바를 이룰 것이라''''''''는 좋은 뜻을 담은 이름입니다. 같이 토박이말 모임에 들어와서 좋은 이름을 더욱 빛내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4345. 9.21. ㅂㄷㅁㅈㄱ

119. 바다 한입 가득

한가위를 쇠러 시골 가는 길 진주에 들러 인사를 드릴 곳은 인사를 드리고 살 것을 샀습니다. 그렇게 갔다가 수레가 덜 밀리는 곳을 찾아 둘러 갈 일이 있었는데 그렇게 둘러 가는 길에 본 횟집이름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서늘한 가을 바람에 회가 땡긴다는 아내가 옆에서 거들었습니다. "야 저집 이름처럼 회를 먹으면 바다를 한입 가득 먹는 듯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참 이름 좋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회를 먹으면서 바다를 먹는다 멋있고도 맛있게 빗댄 말 아닌가요? 가락글 지은이가 부럽지 않은 가락글같은 이름입니다.

4345. 10. 3. ㅂㄷㅁㅈㄱ

120. 너 없이도 즐거운 곳

이레끝에 다들 무엇을 하시는지요? 동무들을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고 계신가요? 혼자는 외롭습니다. 그래서 여럿이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옛날에 그렇게 어울려 노는 것을 좋아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혼자 놀 거리가 없었기 때문은 아닐까요? 너 없이도 즐거운 곳이 있답니다. 어디일까요? 여러분에게 그런 곳은 어디인가요? 진주시 이현동에 가면 그런 곳이 있답니다. 혼자서도 즐거운 곳 ''''''''슬기틀 놀이방(피시방)입니다. 참 이름 잘 짓지 않았나요? 너 없이도 즐거운 곳이 그곳만은 아니었음 합니다.

4345. 10. 12. ㅂㄷㅁㅈㄱ

121. 에나돼지국밥

이제 막 경상도에서 셀카(셀프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찾을 때 ''''''''내다''''''''를 치면 된다는 기별을 보고 사람들이 재미있어 한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그렇게 찾은 사진이 많은 걸 보면 맞는 말인 듯합니다. 다른 고장에서도 저마다 고장말을 살려 ''''''''지유'''''''', ''''''''나랑께'''''''' 같은 말을 쓰면 되겠다는 우스개도 달렸더군요. 이와 비슷하게 진주에 가면 ''''''''에나 돼지국밥''''''''이 있습니다. ''''''''에나''''''''는 진주 가까운 고장에서 두루 쓰는 말로 ''''''''참''''''''이란 뜻을 가진 말입니다. "에나로"하면 "참말로", "에나가?"는 "참말이냐?"는 뜻이지요. 고장말을 잘 살려 지은 이름입니다.

4345. 10. 15. ㅂㄷㅁㅈㄱ

122. 참벗고을

다른 배움터 가는 길. 바쁜 걸음을 치며 수레를 몰면서도 길가 가게 이름에 눈길을 돌리는 나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한 보람으로 알게 된 이름이 ''''''''참벗고을''''''''입니다. ''''''''참된 벗들과 어울려 맛있는 먹거리를 먹을 수 있는 고을 같은 가게''''''''라는 뜻일까요? 고을이 마을보다 크니까 아마도 가게가 너른 곳이지 싶습니다. 수레를 몰고 가면서 봤기 때문에 더는 모릅니다. 하지만 누리그물에 찾으니 보기 드문 맛집이라고 글을 남겨 뒀네요. 이렇게 좋은 이름 하나 건졌습니다.

4345. 10. 18. ㅂㄷㅁㅈㄱ

123. 꽃띠오리

쏟아지는 비를 헤치고 시골에 갔다왔습니다. 가을비 치고는 좀 많이 왔습니다. 작달비가 내릴 때 시골길을 달려 보신 적이 있는지요? 어둠 속 빗소리만 크게 들리고 지나가는 수레도 한 대 없는 길. 그런데 길 가에 비를 맞으며 서 있는 사람을 보면 왜 오싹하기까지 하던지요. 그 비를 뚫고 갔다와서 멀리서 온 동무를 만나러 가는 길에 본 오리집입니다. 진주시 이현동에 있습니다. 이름도 예쁘지만 가게 보람널(간판)도 예쁘더군요. 소릿결도 좋은 이름입니다.

4345. 10. 28. ㅂㄷㅁㅈㄱ

124. 먹을터

진주에 갈 일이 아무래도 많습니다. 갈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보면서 놀라고는 하지요. 어느 곳이나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군데군데 아는 사람만 알고 즐겨 찾는 밥집이 있지요? 가온장터(중앙시장)를 자주 다니지만 안에 먹자골목이란 곳에 가지 둘레 다른 밥집을 찾아 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이레 그곳에 가서 수레 세울 곳이 마땅치 않아서 걸어가던 길에 알게 된 밥집 이름이 ''''''''먹을터''''''''입니다. 임자되는 분을 만나 보지 못했지만 이름을 지을 때 큰 마음을 먹었지 싶습니다. 다음에 가서 밥맛도 보고 다시 알릴 일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둘레를 둘러보시고 좋은 이름 있으면 같이 나누어 주세요.

4345. 11. 8. ㅂㄷㅁㅈㄱ

125. 꿈을 빚는 사람들

지난 이레 수능을 보는 조카에게 힘이 되는 말과 함께 엿을 주러 누나 집에 갔었습니다. 일을 마치는 때라 수레가 많이 밀릴 것을 걱정해서 진해를 거쳐 부산 하단을 지나 영도로 가는 길을 잡고 갔습니다. 하단까지는 잘 갔는데 그곳 댓거리에 가니 수레가 많아 얼른 지나갈 수가 없었습니다. 절로 길가 가게들 이름에 눈이 갔지요. 그때 본 만두 가게 이름이 ''''''''꿈을 빚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가게 안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다들 젊은 사람들이었습니다. 더 큰 꿈을 갖고 만두를 빚고 있다는 뜻일까요? 젊은이들의 속은 안 물어 봤지만 그럴 듯한 풀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또 이렇게 토박이말 가게 이름 하나를 건졌습니다.

4345. 11. 12. ㅂㄷㅁㅈㄱ

126. 꽃각시

오늘날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은 거의 다 공장에서 만든 물감으로 물을 들인다는 것 다 아시죠? 그래서 푸나무에서 나온 물감으로 물을 들인 옷감으로 옷을 지어 만든 게 더 값어치 있는 걸로 여기잖아요? 사람 손이 가서 사람 냄새가 나는 옷이기 때문에 몸에 좋은 옷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이런 몸에 좋은 옷을 만들어 파는 가게 이름이 ''''''''꽃각시''''''''라고 합니다. 그렇게 몸에 좋은 옷을 입고 다니면 ''''''''꽃다운 각시''''''''로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곳에서 만든 옷을 선보이는 일도 ''''''''꽃각시 옷나들이''''''''라 이름 붙였으니 더 좋습니다.

"몸에 좋은 옷, 꽃각시 옷나들이"

참 좋습니다.

4345. 11. 15. ㅂㄷㅁㅈㄱ

127. 별이 빛나는 밤에

어제 일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아내가 장을 보러 큰가게 가자고 해서 같이 갔습니다. 얼른 나와 딸아이 마중을 가야해서 마음이 바빴지요. 가게 앞에 내려주고 수레마당으로 가는 길에 별로 꾸민 빛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는 것이 예뻐서 찰깍 찍어 동무들한테 보내면서 붙인 이름이 ''''''''별이 빛나는 밤''''''''입니다. 그렇게 적고 보니 자주 가는 노래방 이름도 ''''''''별이 빛나는 밤에''''''''고 요즘도 자주 듣는 라디오 풀그림도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지나치고 있는 좋은 이름들이 많습니다. 여러분도 생각나시거든 알려주세요~

4345. 11.21. ㅂㄷㅁㅈㄱ

128. 노래를 찾는 사람들

여러분들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괴로울 때 무엇을 하시는지요? 저는 잘은 못 하지만 노래를 부릅니다. 슬픈 노래를 부르면서 눈물도 흘려보고 신나는 노래를 부르며 소리를 질러 보기도 하지요. 우리네 삶에 노래처럼 좋은 것도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또 그 어느 겨레보다 노래를 좋아하는 우리 겨레 사람들에게는 더욱 남다른 뜻을 갖는 게 노래지 싶습니다. 이런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노래패 가운데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있었고 둘레 노래방 이름 가운데도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 있지요. 참 좋은 이름입니다.

4345. 11.22. ㅂㄷㅁㅈㄱ

129. 마셔마셔

지난 이레끝 집안 잔치가 있어서 거제 장승포에 다녀왔습니다. 잔치를 하고 바닷가에 와서 낚시를 안 하고 갈 수가 있겠나 싶어서 아침 일찍 일어나 찬바람을 맞으며 목 좋은 곳을 찾아 갔습니다. 다들 일어나지 않은 이른 아침 길을 달리며 가게 이름들을 봤습니다. 그렇게 가다가 본 가게 이름이 ''''''''마셔마셔''''''''입니다. 술집이었는데 술을 먹으며 자주 하는 말이라 참 좋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본 것이 ''''''''부어라 마셔라''''''''라는 이름입니다. 어디 있는지 모르겠지만 술집을 하고 싶은 분은 눈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4345. 11.27. ㅂㄷㅁㅈㄱ

130. 마음과 마음

오늘 함께 들었던 토박이말 노래를 부른 노래패 이름이 ''''''''마음과 마음''''''''입니다. 두 사람이 노래를 부르려면 두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잘 맞아야 된다는 것은 두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1985해 엠비씨 강변가요제에 나와 대상을 받은 노래패 이름입니다. 이렇게 좋은 이름들을 지어 불렀던 때가 있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이름들이 더욱 많아지면 참 좋겠습니다. 널리 알려주세요~

4345. 11.30. ㅂㄷㅁㅈㄱ

131. 나무사이

비가 내리는 차가운 날씨였지만 달림이들의 달리기를 멈출 수는 없었나 봅니다. 길을 막아 놓고 수 많은 사람들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바람에 저는 길을 돌아돌아서 시사를 모시는 곳으로 가야했구요. 그렇게 돌아가는 길 투덜거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 투덜거리며 다니지 않던 길을 갔습니다. 그렇게 가던 길에 만난 마실거리 파는 가게 이름이 ''''''''나무사이''''''''입니다. 나무로 판 가게 이름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지만 갈 길이 바빠서 깊은 뜻을 알아볼 수는 없었습니다. 뒤에 꼭 물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4345. 12.3. ㅂㄷㅁㅈㄱ

132. 들꽃 피는 언덕

지난 이레 눈썰매장 가서 만든 눈 구경을 많이 했다고 그러는지 온나라에 눈이 올거라고 했는데 제가 사는 곳에는 오지 않았습니다. 지난 이레 횡성까지 가서 만든 눈도 보고 썰매도 타고 왔습니다. 그곳에 들어 설 때 가장 먼저 띈 가게가 바로 ''''''''들꽃 피는 언덕''''''''입니다. 이름도 예뻤지만 들머리에 있는 가게라 사람들의 발길이 잦을 거란 생각을 했지요. 아니나다를까 이제 보니 벌서 여러 사람들에게 맛집으로 널리 알려진 가게였습니다. 썰매 타러 온 사람들이 잠도 자고 밥도 먹을 수 있는 가게인데 이름을 참 예쁘게 지었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가시거든 들러 보시면 좋겠습니다.

4345. 12.6. ㅂㄷㅁㅈㄱ

133. 아라 물회 횟집

그제는 딸이가 동무를 불러 논다고 하더니 어제는 아들 녀석이 잘 지내는 동무를 불렀더군요. 셋이서 영화를 보라고 하고 아내와 저는 가게 구경을 했습니다. 구경만 한 것은 아니고 제 옷도 샀지요. 그런 뒤 아이들과 함께 동네에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자주 가던 보쌈집이 횟집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름이 ''''''''아라 물회 횟집''''''''입니다. ''''''''아라''''''''는 잘 아시듯이 ''''''''바다''''''''를 뜻하는 옛말이고, ''''''''물회를 잘하는 횟집''''''''이라고 그렇게 이름을 붙인 모양이었습니다. 작은 글씨로 물회 맛이 좋다고 쓰놓은 걸 보면 말입니다. 저는 물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갈 일이 없을 듯하지만 이름이 좋아 이렇게 알려드립니다. 물회 좋아하시는 분들 가서 맛보시지요~

4345. 12.10. ㅂㄷㅁㅈㄱ

134. 바다내음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문에 붙어 있던 종이를 뗐습니다. 날마다 붙어 있거나 손잡이에 걸려 있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냥 보지도 않고 뗐지요. 여느때 같았으면 그렇게 종이 모으는 곳에 던져 넣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얼른 보이는 ''''''''내음''''''''이란 낱말에 이끌려 보았더니 ''''''''바다내음''''''''이라는 이름을 걸고 횟집을 차렸다는 걸 알리는 종이였습니다. ''''''''바다 내음'''''''' 가득한 횟집이면 회가 참 맛이 있지 않겠습니까? 제 일터와 가까운 상남동에 있다고 하니 가서 맛을 보아야겠습니다.

4345. 12.12. ㅂㄷㅁㅈㄱ

135. 구울래! 깔래?

서울 갈모임을 마치고 뵙고 싶은 좋은 분이 있어 평택으로 갔습니다. 쉬는 날인데도 일을 하시느라 바쁘시더군요. 늦은 밤까지 일을 하시고 때늦은 저녁을 먹으러 갔습니다. 하지만 다들 거리가 다 되어서 안 된다고 하거나 일찍 문을 닫은 뒤였습니다. 몇 곳을 다니다 찾아 간 조개집이었습니다. 구이도 되고 찜도 되는 집이었지요. 그런데 이름이 구울래! 깔래? 구이가 먹고 싶지만 불똥이 튀기도 하고 귀찮은 사람은 까먹는 찜이 생각날 수도 있는데 그 마음을 참 잘 담았다 싶었습니다. 이렇게 이름 잘 짓는 분이 하는 가게는 손님이 많았습니다. 맛도 있었죠.

4345. 12.17. ㅂㄷㅁㅈㄱ

136. 오!한밭

지난 이레끝 서울 가는 길 긴수레 안에서 보던 책에 실린 글로 알게 된 이름입니다. 한밭(대전)에 오래 되기도 하고 널리 이름난 빵집이 있는데 그 빵집에서 새로 만들어 파는 빵이름이 ''''''''오 한밭''''''''이라고 합니다. 본디 고장 이름이 ''''''''한밭''''''''이었는데 그 이름 말고 ''''''''대전''''''''이란 말을 널리 쓰다보니 잘 모르게 된 이름을 살려 썼다는 것이 좋습니다. 빵을 만드는 사람도 그렇지만 빵을 사는 사람도 마음껏 불러서 ''''''''한밭''''''''이라는 이름이 되살아났으면 좋겠습니다.

4345. 12.20. ㅂㄷㅁㅈㄱ

137. 마실

지난 참에 서울을 갔다 오면서 긴수레 안에서 보던 책에 실린 글에서 알게 된 이름 하나 더 알려드립니다. 천안에 맛집 가운데 ''''''''마실''''''''이란 밥집이 있답니다. ''''''''마실''''''''은 ''''''''마을''''''''을 뜻하는 옛말인 것은 여러분도 잘 알고 계시지요? ''''''''마실''''''''은 우리 먹거리를 맛있게 만들어 팔아서 여러 사람들한테 널리 알려진 곳이랍니다. 그래서 천안에 가실 일이 있으시면 들러서 맛을 보시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4345. 12.27. ㅂㄷㅁㅈㄱ

138. 조개야 조개야

날씨가 추워지면 걱정없이 조개를 마음껏 먹을 수 있어 좋다는 말을 하는 동무가 있습니다. 그 동무만큼은 아니지만 저도 바지락, 꼬막을 참 좋아합니다. 자주 먹지는 못하지만 뽀얀 국물이 우러난 바지락 국물 맛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제 아내와 장을 보러 갔다가 본 조개집입니다. 뭐하는 가게인지 바로 알 수도 있고, 되풀이되는 이름에서 가락을 느낄 수도 있어 참 좋았습니다. 가게 임자가 손님을 부르면서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고, 손님이 임자에게 할 수도 있는 말이라서 좋았습니다.

4345. 12.31. ㅂㄷㅁㅈㄱ

139. 찾고 있는 고기집

새해를 참고을(진주)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많은 가게들이 새로 문을 열고 닫는다는 곳이 이곳에도 있습니다. 여러 곳에다 가게를 알리다 보니 가시집 들머리에도 붙어 있더군요.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이름 그래서 벌써 알려 드렸을 것만 같던 이름입니다. ''''''''찾고 있는 고기집''''''''. 많고 많은 고기를 파는 집이 많고 많은데 찾고 있는 그 집이 어딘지 모를 때 중얼거려 봤을 듯한 말 아닌가요? "찾고 있는 고깃집이 여기 어딜 텐데." 그래서 이런 이름을 지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고깃집''''''''이 맞춤법에 맞는 말이란 것은 알려주고 싶네요.

4346. 1.3. ㅂㄷㅁㅈㄱ

140. 꿈이 있는 집

지난 이레 눈이 많이 오는 바람에 시골 집에 가는 게 이레 미뤄졌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집으로 가는 길에 못 보던 가게 이름이 보였습니다. 밤에 가는 때가 많아서 그랬는지 제가 눈여겨 보지 않아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못 보던 가게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과일을 팔기도 하고 나무로 물레방아도 만들어 놓고, 나무 발수레(자전거)도 만들어 놓고 하던 자리긴 했지요. 그렇게 솜씨 자랑을 하던 분이 나무집을 짓는 일을 한다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먼저 보여준 솜씨를 봐서는 집도 잘 짓겠다 싶었습니다. 이름도 ''''''''꿈이 있는 집''''''''이니 얼마나 좋습니까?

4346. 1.6. ㅂㄷㅁㅈㄱ

141. 두드림

슬기틀 앞에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지 눈도 아프고 어깨도 뻐근합니다. 이런 때 누군가 어깨를 주물러 주거나 두드려주면 참 시원하겠습니다. ''''''''00안마''''''''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이름들입니다. 그런데 진주시 평거동 축협 앞에 있는 집은 남다른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두드림'''''''' 입니다. 안마를 해 주는 곳으로서 참 잘 지은 이름이다 싶습니다. 두드리기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저 누구나 짓는 ''''''''00안마''''''''보다는 훨씬 나아 보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4346. 1.8. ㅂㄷㅁㅈㄱ

142. 눈 내리는 마을

엊그제 다녀온 눈썰매터 들머리에서 썰매와 썰매옷 따위를 빌려주는 가게 이름입니다. 참으로 많은 가게들이 있었지만 토박이말로 된 가게 이름은 찾아 보기 어려웠습니다. 그런 가게들 가운데 커다랗게 붙인 가게 이름이 어찌 제 눈에 띄지 않았겠습니까? 제가 썰매나 옷을 빌렸다면 그 가게에서 빌렸을 텐데 동무가 하는 바람에 들어 가 보지는 못했습니다. 다음에 가면 꼭 그 가게에 가서 빌려야겠습니다. 눈썰매터 이름도 ''''''''휘닉스 파크''''''''였습니다. 무슨 뜻으로 그런 이름을 지었는지 물어보지 않아 모르지만 좀 우리말다운 이름으로 지어서 무슨 뜻인지 알고 썰매를 탈 수 있게 되길 빌어봅니다.

4346. 1.14. ㅂㄷㅁㅈㄱ

143. 함박눈/띠앗머리/버섯돌이/

지난 이레 다녀온 눈썰매터 가까이서 본 멧나물밥집(산채정식) 이름이 ''''''''함박눈''''''''입니다. 눈이 많이 오는 곳이고 눈썰매터 가까이 있는 집이라서 그런지 눈이름으로 밥집 이름을 지어 새롭기도 하고 잘 지었다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이웃에 있는 이름들 몇 가지 더 알려드립니다. 썰매 빌려 주는 곳 가운데 ''''''''띠앗머리''''''''가 있었습니다. ''''''''띠앗''''''''을 조금 낮잡아 이르는 말입니다. ''''''''띠앗''''''''은 ''''''''우애''''''''와 비슷한 뜻을 가진 토박이말입니다.

그리고 본 가게가 ''''''''버섯돌이''''''''입니다. 아마도 ''''''''버섯''''''''으로 먹거리를 만들어 파는 집인가 봅니다.

세 집 다 가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가면 꼭 가보고 싶은 집입니다. 그쪽 가시면 들러 보시면 좋겠습니다.

4346. 1.18. ㅂㄷㅁㅈㄱ

144. 아침햇살

빗길을 달려 진주에 갔다왔습니다. 어찌나 안개가 짙은 지 수레를 모는 저한테는 비보다 더 걸림돌이었습니다. 그렇게 달려서 가시집(처가) 가까이 갔는데 고개를 살짝 넘는 곳에 다른 수레가 나오는 걸 보고 멈추개(브레이크)를 밟고 그 수레 쪽을 보는데 눈에 띄는 이름이 ''''''''아침햇살''''''''이었습니다. 네다섯켜(층) 남짓해 보이는 무리집(빌라)인데 들머리에 떡 그런 이름을 붙이고 있었습니다. 언덕 위에 있어서 그 둘레에서는 가장 높은 곳이니 아침에 해가 뜨면 햇살이 바로 드는 그런 집이라 이름을 그렇게 짓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00빌라보다는 훨씬 좋은 이름 아닌가요? 그러고 보니 쌀로 만든 마실거리 이름도 ''''''''아침 햇살''''''''이 있었는데 미처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참에 같이 추어올려 봅니다.

4346. 1.21. ㅂㄷㅁㅈㄱ

145. 뽐내기

진주에 자주 갑니다. 오늘도 아내가 진주 갈 일이 있어 진주에 갔다왔습니다. 가서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조금 늦게 나섰습니다. 오는 길 제 길동무는 소리통이랍니다. 문화방송에서 내보내는 풀그림 가운데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게 있습니다. 그 풀그림 안에 온나라 사람들의 노래 솜씨를 뽐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놓고 붙인 이름이 ''''''''별밤 뽐내기''''''''입니다. 요즘 갖가지 솜씨를 겨루는 풀그림 이름들과 견주면 참 좋은 이름인데 오늘에야 추어올립니다. 여러분도 겨를 나실 때 들어 보시면 좋을 것입니다.

4346. 1.26. ㅂㄷㅁㅈㄱ

146. 언덕마을

진주에 있는 가시집 둘레에는 무리집이 많습니다. 새로 짓고 있는 곳도 있고 지은 집에는 저마다 이름을 붙이고 있지요. 지난 참에 알려드린 집 이름도 좋지만 이참에 알려드리는 이름도 집이 있는 곳과 참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싶습니다. 언덕 위에 무리집들이 줄줄이 들어섰는데 그 이름이 ''''언덕마을''''입니다. 이런 이름들을 많이 보고 또 다른 분들도 이렇게 토박이말을 잘 살려서 이름을 짓는 누리가 되면 참 좋겠습니다.

4346. 1.31. ㅂㄷㅁㅈㄱ.

147. 복사꽃 그늘 아래서

아침에 씻으려는데 비누가 다 닳아서 새로 꺼내야겠다 마음을 먹고 비누를 넣어 두는 곳에 갔습니다. 몇 가지가 있었는데 얼른 손에 잡히는 것을 집어 왔습니다. 곽을 뜯으며 무심코 이름을 봤는데 반갑게도 토박이말로 된 이름이었습니다. ''복사꽃 그늘 아래서''라는 이름을 보고 참 좋다 생각하면서 봉지를 뜯어 냄새를 맡는데 어찌나 좋든지요. 복숭아꽃 냄새가 가득한 가운데 기분 좋게 씻고 나와 개운한 하루를 보냈답니다.

4346. 2.7. ㅂㄷㅁㅈㄱ.

148. 나우누리

어제 아침 소리통을 들으니 처음 슬기틀주받기(피씨통신)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던 일터 가운데 하나가 문을 닫게 되었는데 그걸 사서 슬기틀주받기를 이어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 일터 이름이 '나우누리'입니다. '나우'는 '낫다'의 어찌씨고 '누리'는 '세상'을 뜻하는 말이니까 '더 나은 세상'이란 뜻을 담은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좋은 이름이 사라지면 저로서는 많이 서운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걸 지키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반가웠습니다. 그 분들이 마음먹은 대로 일이 잘 되어서 그 이름을 두고두고 부르며 쓸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4346. 2.13. ㅂㄷㅁㅈㄱ.

149. 보금자리

이제 저도 진주 사람이 되었습니다. 모레 진주로 보금자리를 옮깁니다. 열 두해를 창원에서 살았는데 떠나려고 하니 마음이 좀 그렇긴 합니다. 집을 고치는 일로 진주에 자주 오가면서 진주에 있는 가게 이름들에 눈길을 자주 보내게 됩니다. 지난 이레 가시아우 집에 갔다가 오는 길에 본 부동산 중개소 이름입니다. 00부동산 이라는 이름을 볼 때가 많았는데 '보금자리'라는 말을 크게 가게 이름으로 걸어 두고 있어 참 반가웠습니다. 제가 보금자리를 옮기다 보니 더 눈에 잘 들어왔는지 모르겠습니다. 누리그물을 보니 온나라에 같은 이름을 걸고 있는 가게가 적지 않습니다. 둘레에서 '보금자리'를 보시거든 저처럼 반갑게 불러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4346. 2.19. ㅂㄷㅁㅈㄱ.

150. 아이와 나무

창원을 떠나와서 생각하니 옛날에 보고도 알려드리지 못한 가게 이름이 떠올랐습니다. 로데오가구거리에 있는 아이들이 쓰는 살림살이를 나무로 만들어 파는 가게입니다. 아이들이 쓸 것인데 나무로 만들었으니 '나무와 아이'라고 했겠지요? 이렇게 이름을 지어도 좋은 이름이 된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면 참 좋겠습니다.

4346. 3.2. ㅂㄷㅁㅈㄱ.

151. 딸기나무

새로 옮긴 보금자리 앞에 있는 가게입니다. 빨간 딸기와 함께 '딸기나무'라고 적힌 가게 이름판이 참 예쁜 가게였습니다. 가든한 먹거리를 만들어 파는 가게인데 배움터 앞에서 아이들 손님을 끌기에 좋은 이름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딸기나무에 주렁주렁 맛있는 딸기가 달리듯 손님이 줄을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지 않았나 싶습니다.

4346. 3. 8. ㅂㄷㅁㅈㄱ.

152-거무실, 박힘찬

제가 배움터를 옮긴 까닭이 토박이말을 더욱 널리 알리고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서였습니다. 오기 앞서 생각할 때 '금곡'의 옛이름이 남아 있을까 하는 게 궁금했고, 또 한 가지는 다른 선생님들이 토박이말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였습니다. 그런데 와서 보니 궁금했던 것들이 모두 눈 녹듯 풀렸습니다. '금곡'은 '거무실'이란 옛이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선생님들은 토박이말을 참 반갑게 받아들여 주셨습니다. 그래서 몸은 힘들지만 이렇게 좋은 기분으로 하루하루를 산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반가웠던 것은 토박이말 이름을 가진 아이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박힘찬'이라는 아이는 생김새도 힘차게 생겼지만 됨됨이도 참 힘차서 이름에 잘 어울리는 아이랍니다. 곧 토박이말 이름 갖기를 할 것인데 그 날이 기다려집니다.

4346. 3. 13. ㅂㄷㅁㅈㄱ

153-아이와 놀이터

제가 살고 있는 집 가까이에는 가게들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마실을 갈 때도 가게 이름들을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어제는 늦게까지 일을 하고 집에 들어갔습니다. 좀 늦은 듯 했지만 마실을 갔다 오는 게 좋겠다 싶어 아내와 함께 짧은 마실을 갔습니다. 바람이 좀 서늘하기는 했지만 걸으니 괜찮았습니다. 그렇게 나선 마실에서 본 가게 이름이 '아이와 놀이터'입니다. 젊은 어머니들이라면 어린 아이들 데리고 갈 곳이 마땅하지 않다는 생각을 해 보신 적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어머니와 아이들한테 딱 좋은 가게였습니다. 엄마들은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놀고 그런 곳이랍니다.

4346. 3. 20. ㅂㄷㅁㅈㄱ.

154. 배꼽달래기

배가 고플 때, 아니 속에 든 것이 없어 비었을 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납니다. 그럴 때 사람들은 배꼽 시계가 울린다고 하기도 합니다. 배가 고프니 뭔가 배를 좀 채워달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으로 여기는 것이죠. 이런 사람들 마음을 잘 읽고 지은 밥집 이름이 바로 '배꼽달래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진주교대 앞에 있는 가게입니다. 배꼽이 울 때 들러서 배꼽을 달래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재미있는 이름입니다.

4346.3.24. ㅂㄷㅁㅈㄱ.

155. 맛에 빠져 빠져

서울에 갈 일이 있어 갔다가 적어 두고도 거의 세이레가 지난 오늘에야 글을 올립니다. 가는 곳이 뻔하다 보니 새로운 가게 이름을 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서울대 앞에 갔다가 조금 일찍 가서 걸으며 본 가게 이름입니다. 생각 밖으로 토박이말로 된 이름이 여럿 보였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먼저 보인 이름이 '맛에 빠져 빠져'입니다. 옛날에 비슷한 노랫말이 있긴 했는데 언제 만든 이름인지 알 수 없지만 한 번 맛을 보면 그 맛에 빠진다는 뜻이겠지요? 가 보신 분이 있으면 그 맛도 좀 말씀해 주세요~

4346.4.12. ㅂㄷㅁㅈㄱ.

156-술 살래 밥 살래

배움이들과 함께 겪고배움을 다녀왔습니다. 광양, 여수, 순천을 둘러 왔지요. 다른 곳에 갈 때마다 눈을 부릅뜨고 보는 가게 이름들입니다. 여수에서 본 가게 이름입니다. 이름을 보아 하니 밥도 먹을 수 있고 술도 먹을 수 있는 가게인가 봅니다. 어른들이 자주 하는 말이라서 어른들은 탁 느낌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모르긴 해도 둘 다 하는 사람들이 많을 걸 생각하면 참 잘 지은 이름이라 생각합니다. 술도 먹고 밥도 먹을 수 있는 곳에서 맛있는 만남과 사귐이 이루어지지 않을까요?

4346. 4. 16. ㅂㄷㅁㅈㄱ

157. 한우물

봄비가 쉬지 않고 내립니다. 땅도 실컷 목을 축이고 있고, 푸나무들도 이 비를 먹고 쑥쑥 잎들을 키우겠지요?

아내와 마실을 나갔다가 본 이름입니다. '한우물'. 밥집인데 아마 한 가지 먹거리로 한우물을 파는 마음으로 장사를 하겠다는 마음을 담은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장사를 하면 잘 될거라는 생각도 들었구요. 집에 와서 누리그물을 뒤지니 같은 이름을 가진 다른 곳도 많더군요. 그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게 물맑틀(정수기) 회사였습니다. 맑은 물을 만들어 주는 회사 이름으로 딱 맞다 싶지 않으십니까? 좋은 이름을 가진 이런 곳들이 장사가 더 잘 되면 좋겠습니다.

4346. 4. 23. ㅂㄷㅁㅈㄱ

158- 버금자리

다들 으뜸이 되려고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누리에서 스스로 '버금'이라고?

이런 생각을 하며 놀라서 바라 본 가게 '버금자리'입니다. '꼼장어'를 파는 가게입니다. 진주 이현동에 있습니다. 어떤 뜻을 담았는지 물어보지 못했지만 남다른 가게이름인 건 틀림이 없습니다. '누리그물'을 찾으니 '버금자리'라 불리는 나물도 있네요.
4346. 4. 30. ㅂㄷㅁㅈㄱ

159-쉼마루

먼 길을 갔다오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수레를 몰고 가는 일은 자주 하지 않게 됩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수레를 몰고 갈 때는 자주 쉬어가며 가는 게 좋다고 합니다. 두 이레 앞 서울을 갔다 오는 길에 본 이름입니다. 00 휴게소, 00휴게실 이란 말을 많이 보다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옛날 집에서 볼 수 있는 마루가 떠오르고 '쉬어 가는 마루, 쉬는 마루'라는 뜻을 바로 알아차릴 수 있어 좋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왔다가 쉬어가는 곳의 이름으로 참 좋은 이름이다 싶었습니다.

4346.5.22. ㅂㄷㅁㅈㄱ.

160-아름다운 사람들

점심을 먹고 멀봄틀(텔레비전)을 보고 있는데 풀그림 이름이 '아름다운 사람들'이었습니다. 좋은 일을 하는 말그대로 아름다운 사람들을 알려 주었는데 알고 보니 이제는 새로 만들지 않고 지난 것을 다시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해서 많이 아쉬웠습니다. 궂은 일들을 들을 일이 많은 요즘 이런 좋은 기별을 들을 수 있는 풀그림이 더 안 만들어진다니 말입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을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되살렸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4346.6.2.ㅂㄷㅁㅈㄱ

161-참살이 김밥 일이 많아도 이렇게 많이 몰릴 수는 없을 듯 합니다. 쉴 겨를이 없이 일이 안쳤으니 말입니다. 하루 내 슬기클 앞에 앉았다가 아이와 머리를 깎으러 가는 길에 집앞에 새로 문을 연 김밥집이 보였습니다. '참살이 김밥' '웰빙'을 다듬은 '참살이'라는 말이 보여 반가웠습니다. 이름에 어울리게 몸에 좋은 감으로 맛있는 김밥을 만들어 줄 거라는 믿음이 갔습니다. '참살이 김밥'에서 만든 맛있는 김밥 맛보고 다시 기별 드리겠습니다.

4346. 6. 7. ㅂㄷㅁㅈㄱ.

162-이팝나무

토박이말 갈닦음 넷째 자리가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오신 이윤옥 선생님께서 좋은 말씀 많이 해 주셨습니다. 들으신 분들도 좋아하셔서 멀리서 오신 보람이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멀리서 오신 분께 뭘 사드리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진주비빔밥을 사드리기로 하고 그곳으로 갔습니다. 강주연못가 커다란 이팝나무들 옆에 자리한 그곳 이름이 '이팝나무'입니다. 하얗게 꽃이 핀 모습이 하얀 이밥(쌀밥)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밥도 있지만 마실거리도 같이 파는 곳이지요. 이름도 좋고 맛도 좋고 집도 좋습니다. 진주에 오실 걸음 있으시면 가 보시는 것도 좋을 겁니다. 조금 있으면 연꽃이 활짝 피면 더 멋있을 겁니다.

4346. 6. 13. ㅂㄷㅁㅈㄱ

163-뽀송

장마철을 앞두고 다들 장만하고 싶어하는 게 있다고 하더군요. 저는 더위하고 땀과 좋은 사이도 아니면서 생각하지 못했는데 말이죠. 지난 이레끝 아내를 따라 가서 '제습기'라는 걸 봤습니다. '뭘 이런 걸 다' 싶었지만 마다할 수도 없었지요. 여러 가지 많이 있었지만 아내가 봐 둔 것이 있다고 해서 바로 골랐습니다. 그런데 그 이름이 '뽀송'이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뽀송뽀송하다'고 하면 '잘 말라서 물기가 없고 보드랍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만들어 준다는 뜻으로 '뽀송'이라고 한 것이지요. 저는 이걸 보면서 아예 '제습기'를 '뽀송틀'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뽀송뽀송하게 해 주는 틀(기계)'라는 뜻으로 말이죠. '틀'이란 말이 딱딱하다 싶으면 '뽀송이'라 불러도 좋겠습니다. 축축한 집 안을 뽀송뽀송하게 해 줄 것 같지 않습니까?

4346. 6. 21. ㅂㄷㅁㅈㄱ.

164-풀결, 티끌모아, 한길횟집

어제 열린 토박이말 한마당 잔치에서 보람을 받은 가게 이름들입니다.

금곡면에 있는 가게들인데 토박이말을 잘 살렸지요.

'풀결'은 물도 들이고 옷도 만드는 가게입니다.

'티끌모아'는 버림치들을 모아 다시 쓸모있게 만드는 가게입니다.

'한길횟집'은 큰 길가에 있는 횟집입니다.

이런 좋은 이름을 가진 가게가 있는 줄도 모르고 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작은 움직임지만 이렇게 좋은 이름을 짓는 가게가 늘어나는 데 도움이 되면 참 좋겠습니다.

4346.7.23. ㅂㄷㅁㅈㄱ.

165-늘푸르네

제가 사는 마을에는 닷새마다 장이 열립니다. 수 많은 사람들이 갖가지 팔것들을 가지고 와 펼쳐 놓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그걸 사러 북적이는 그런 장터말입니다. 장을 보러 갔다가 새로 연 과일가게를 보았습니다. 풀빛깔로 깔끔하게 쓴 '늘푸르네'라는 이름을 걸고 있었지요. 싱싱한 과일을 싸게 파는 지 사람들이 붐비는 그런 가게였습니다. 좋은 이름을 가진 가게가 장사도 잘 되면 좋겠습니다.

4346. 8. 7. ㅂㄷㅁㅈㄱ.

166-맛있는 까닭

엊그제 아이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갔다가 본 가게입니다. 닭집이었는데 이름처럼 맛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고 참 재미있는 이름이란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이들도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왜 맛이 있는지 그 까닭을 알아보려면 가서 먹어 봐야겠지요?

4346. 8. 21. ㅂㄷㅁㅈㄱ.

167-그림숲

한가위 잇쉼(연휴) 때 거제에 가서 본 가게 이름입니다. 수레를 타고 가는 길 앞에 커다랗게 보이는 가게 이름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 미술학원이라고 따로 풀이를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이름이었지요. 애그림쟁이들이 그린 그림들이 숲을 이루는 곳. 그림숲. 참 좋은 이름입니다. 같은 이름을 가진 곳들이 적지 않을 거라 믿습니다. 좋은 이름이니까. 느낌 아니까^^

4346. 10. 1. ㅂㄷㅁㅈㄱ.

168-맛깔

567돌 한글날을 앞두고 한글학회 진주지회(회장 임규홍 경상대 국어국문과 교수)가 4346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을 뽑았다.

한 달여 간 진주시민의 추천을 받은 100여 곳의 가게 이름 가운데 으뜸으로 뽑힌 이름은 '맛깔'이다.

밥집인 맛깔은 '맛의 바탕, 성질'이라는 뜻을 가진 토박이말을 잘 살려서 ‘맛깔 있는 먹거리를 파는 곳’이란 뜻을 담을 수도 있는데 가게 임자는 ‘나고 끔한'이라는 뜻으로 남달리 풀이한 점을 높이 샀다고 한다.

천쉼터(직물카페,Fabric Cafe)인 '짬'은 '겨를'이라나는 뜻도 있지만, '옷을 짜다'할 때의 '짬'의 뜻을 잘 살려서 버금 이름으로 뽑혔다.

이밖에도 '쪽두리 머리방(미용실)', '알뜨랑 맛뜨랑(반찬집)', '뜰안채(한식당)', ‘하늘타리 꽃마을(꽃집)’, ‘잔칫날(한복집)’이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으로 뽑혔다.

한글날인 오는 9일 경상대 인문대학에서 으뜸 가게로 뽑힌 ‘맛깔’에 보람(패)를 주고, 좋은 이름을 뽑아 추천해 준 사람들에게는 모임에서 마련한 선물도 준다.

한글학회 진주지회는 많은 사람들에게 토박이말로 된 가게 이름을 널리 알리고, 우리 말글의 아름다움을 다시금 일깨워 토박이말로 가게 이름을 짓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는 뜻으로 지난 2001년부터 우리말 우리글 바로쓰기 운동의 하나로 아름다운 우리말 가게 이름 뽑기 행사를 열고 있다.

4346. 10.8. ㅂㄷㅁㅈㄱ.

169-웃는 아이 어린이집

지난 이레 평택에 좋은 분을 만나러 갔었습니다. 저녁을 먹으러 가서 수레를 댈 곳을 찾다가 본 어린이집입니다. 노랑 바탕 위에 큼직하게 쓰인 이름이 한 눈에 들어와 보기 좋았습니다. 아이들이 웃으며 다닐 수 있는 좋은 어린이집이란 뜻을 담지 않았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알고 보니 제가 살고 있는 참고을 진주에도 같은 이름의 어린이집이 있어 더 반갑습니다.
4347.5.20. ㅂㄷㅁㅈㄱ

170-배움샘

[배달말지기]

오늘 진주어린이책집(도서관) 배움자리 '사랑한다 우리말 우리글'에 이야기를 하러 갔었습니다. 똘망똘망한 눈망을 한 아이들 앞으로 보이는 배움방 이름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배움샘'이었습니다. '배움이 샘 솟는 곳'이란 뜻이지 않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이런 토박이말 이름이 더욱 많아질 거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4348.1.14. ㅂㄷㅁㅈㄱ
4347.5.20. ㅂㄷㅁㅈ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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