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볼 만한 전시” 국내 최초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이 열린다

2017-11-21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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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21일부터 내년 4월 15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포스터 / 코바나컨텐츠 제공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 포스터 / 코바나컨텐츠 제공

'현대 조각의 거장'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1901~1966) 작품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들어온다. 마크 로스코 이후 오랜만에 볼 만한 수준 높은 전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관사 코바나컨텐츠는 알베르토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이 다음달 21일부터 내년 4월 15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 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이번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은 중국 상해 유즈 미술관, 영국 런던 테이트 모던, 일본 도쿄 국립신미술관에 이어 한국에 찾아온 대규모 전시다. 각국에서 최다 관람객을 모았기에 한국특별전도 국내 유수 예술가들 사이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코메티는 스위스 태생 조각가이자 화가다. 인간의 고독과 실존을 주제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현대 조형 미술사상 전무후무한 예술가로 꼽힌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의 제자 앙투안 부르델 밑에서 조각을 배웠다. 1962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조각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자코메티는 파블로 피카소, 장 폴 사르트르, 사무엘 베케트 등 동시대 저명한 예술가들과 자주 교류했다. 1922년부터 1934년까지 청년 시절에는 당대 유행하던 후기 인상파와 초현실주의를 따랐지만 결별한 이후에는 실존주의 철학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야나이하라 흉상을 작업하는 알베르토 자코메티 / 알베르토 자코메티 재단 제공
야나이하라 흉상을 작업하는 알베르토 자코메티 / 알베르토 자코메티 재단 제공

이번 한국특별전에서는 자코메티의 대표작 '걸어가는 사람'과 '서 있는 아네트', '디에고 흉상' 등을 포함해 조각, 회화, 드로잉, 판화 등 작품 120점을 선보인다.

모두 국가 공인된 알베르토 자코메티 파리 재단이 소장하고 있던 작품들이다. 작품 평가액만 190억 달러(약 2조 1000억 원)에 이른다.

대표작 '걸어가는 사람'(Walking Man Ⅰ) 석고 원본. 180cm가 넘는 압도적인 크기와 가느다란 신체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여백을 채우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2010년 런던 소더비 경매 당시 피카소의 작품 '파이프를 든 소년'을 제치고 낙찰 최고가 약 1억 430만 달러를 기록했다 / 알베르토 자코메티 재단 제공
대표작 '걸어가는 사람'(Walking Man Ⅰ) 석고 원본. 180cm가 넘는 압도적인 크기와 가느다란 신체에서 나오는 아우라가 여백을 채우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2010년 런던 소더비 경매 당시 피카소의 작품 '파이프를 든 소년'을 제치고 낙찰 최고가 약 1억 430만 달러를 기록했다 / 알베르토 자코메티 재단 제공

특히 자코메티가 직접 손으로 본을 떴던 오리지널 원본 석고상 15점이 함께 온다.

오리지널 원본 석고상은 청동상 작품을 만들기 전 작가의 손길과 예술혼이 마지막으로 담긴 작품이라는 점에서 '에디션 0번'이라고도 불린다.

청동상은 틀만 있으면 여러 번 재생산할 수 있는 데 반해 원본 석고상은 유일무이한 작품으로 그 가치를 헤아리기 어렵다.

이번 자코메티 한국특별전은 '쉽게 설명해주는 미술관'으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현대 미술을 어려워하는 일반 관람객에게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간다.

중세 이전부터 시작된 종교화부터, 절대 왕정 시대의 초상화와 기록화, 인상주의와 입체파를 거쳐 현대 추상미술까지 서양 미술사가 흘러온 과정을 한 번에 보여준다. 뒤샹의 '샘' 등 작품 사례를 들고 그 속에 어떤 아이디어와 관점이 들어있는지 설명하며 이해를 돕는다.

전시 한편에 마련된 '명상 체험 특별관'과 '피카소 특별전'에서는 색다른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명상 체험 특별관은 관람객 개개인이 큰 방 안에서 자코메티의 '걸어가는 사람' 원본을 조용히 감상하고 명상할 수 있도록 마련한 곳이다. 인간 내면의 고독과 상처를 마주하며 살아가고자 한 자코메티 인생 철학을 느낄 수 있다.

피카소 특별전에서는 절친한 사이이자 앙숙이었던 피카소와 자코메티의 관계를 들여다볼 수 있다. 내성적인 자코메티와 괴팍하고 변덕스러운 피카소는 오랜 기간 우정을 쌓은 사이였지만 예술관과 작품을 대하는 방식의 차이가 극명했다. 피카소 특별전에서 보다 자세한 두 사람의 스토리를 엿볼 수 있다.

home 박혜연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