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크로아티아 A매치가 관중 없이 열리는 이유?

2018-10-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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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EFA가 2016년 크로아티아에게 내린 징계
당시 유로 2016 경기에서 그라운드에 나치 문양을 새긴 관중

이하 AFP=연합뉴스
이하 AF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축구 종가 잉글랜드와 2018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팀인 크로아티아가 오는 13일(한국시간) 크로아티아 리예카에서 맞붙는다.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인 양 팀의 대결은 이번 A매치 기간 전 세계에서 펼쳐지는 경기 중 손꼽히는 빅매치지만 관중석은 텅 빌 예정이다.

크로아티아에 대한 UEFA의 징계 때문에 무관중 경기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크로아티아가 징계를 받은 것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크로아티아와 이탈리아의 유로 2016 예선경기가 열린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스타디움에 팬들이 경기 전 그라운드를 훼손해 나치 문양을 새겼다. 그대로 경기를 치른 크로아티아는 UEFA로부터 승점 1점 삭감과 홈 2경기 무관중 중징계를 받았다.

크로아티아는 그해 10월 불가리아와의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렀고, 이후 3년간은 홈에서 UEFA 주관 경기가 안 열려 이번 잉글랜드전에서 두 번째 무관중 경기를 하게 된 것이다.

크로아티아전 준비하는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크로아티아전 준비하는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으로 축구 열기가 한껏 높아진 크로아티아는 월드컵 후 처음 열리는 홈 A매치를 무관중으로 치르는 굴욕을 감수해야 한다.

모처럼 안방에서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고 싶었던 크로아티아 축구 팬은 물론 축구 열기가 뜨거운 잉글랜드 팬들에게도 안타까운 소식이다.

경기장까지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수백 명의 잉글랜드 팬들은 여전히 크로아티아 원정 응원을 준비하고 있다.

영국 BBC에 따르면 최대 500명의 잉글랜드 팬이 경기를 앞두고 크로아티아로 떠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UEFA 징계가 이 경기에도 적용된다는 사실이 지난 1월 네이션스리그 대진이 결정된 이후에 발표된 탓에 이미 많은 잉글랜드 팬들이 크로아티아행을 예약한 후였기 때문이다.

잉글랜드 입장에서는 988번째 A매치인 이날 경기가 무관중으로 치러질 첫 A매치이기도 하다.

2011년 이후 잉글랜드 A매치를 단 한 경기도 놓치지 않았다는 팬 제임스 멍크스(25)는 크로아티아 자그레브까지 비행기를 타고 간 후 165㎞ 떨어진 리예카까지 친구 3명과 함께 175파운드(약 26만원)를 내고 택시를 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BBC에 "그라운드 안에서든 밖에서든 경기를 볼 수 있는 방법을 한번 찾아보고 싶다"며 "운이 좋으면 볼 수도 있다. 최선을 다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일반 관중은 입장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개미 한 마리 없는 곳에서 치러지는 것은 아니다.

이날 경기장엔 취재진 150명과 중계인력 50명, 양 팀 관계자와 UEFA 관계자, 보안요원, 자원봉사자 등까지 500명가량이 있을 예정이라고 BBC는 전했다.

9월 크로아티아와 스페인의 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
9월 크로아티아와 스페인의 UEFA 네이션스리그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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