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일본기업이 망한다” 대한한국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가 내놓은 놀라운 발언

2019-08-0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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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근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 중앙일보 인터뷰
“내년 2월이면 삼성전자도 SK하이닉스도 ‘탈일본’ 가능하다”
“한국에 수출 못하는 일본기업 ‘아베 파산’ 맞을 수도” 예측도

삼성전자
삼성전자
한국 반도체의 기술력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로부터 내년 2월이면 한국 반도체의 ‘탈일본’이 가능해지고 이로 인해 일본 업체가 결국 파산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박재근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6일자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이처럼 밝혔다. 박 회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생산라인 구축에 참여한 한국 최고의 반도체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을 규제하는 반도체 핵심 소재 3종은 고순도 불화수소(불산)와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다. 박 회장은 "시차는 있지만 두 회사(삼성2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이달 말쯤이면 (3종 소재에 대한) 테스트가 마무리된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세계 1등 반도체 국가가 된 건 지난 30여년간 숱한 위기를 극복한 결과다”면서 “소재 공급 중단은 물론 커다란 위기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위기도 모두 넘어왔다”고 말했다. 한국 반도체의 기술력이 알려진 것보다 만만치 않다는 언급인 셈이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은 기업들이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비해 훨씬 전부터 재고를 확보하고 해외 공급망 물색에 나선 게 효과를 내고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진작부터 공급선 다변화를 통해 위기 타개책을 마련해뒀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기자가 ‘고순도 불산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했는데’라고 묻자 박 회장은 “불산(액체)은 중국에서 무수불산이나 저순도의 불산을 들여와 국내서 정제했다. 불산 가스(에칭 가스·고순도 불화수소)도 비슷한 방식으로 확보했다. D램이나 낸드플래시는 완제품 생산에 60~90일이 걸린다. 그래서 국내 업체는 시간 단축을 위해 단계별로 투입하는 방식의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불산이 들어가는 공정이 10번이라면 1~8번째는 일본서 들여온 재고분을, 10번째와 9번째는 새로 구한 불산을 투입하는 식이다. 이런 방식으로 이미 5~6단계까지 투입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도 국산화가 진행 중인가’란 물음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EUV용 포톨레지스트는 삼성전자의 7nm급 파운드리 사업이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칩 생산에 꼭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연구 단계다. 두 곳 모두 생산라인에서 아직 많이 쓰진 않는다. 두 회사 모두 수개월 치의 충분한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그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어떤가‘란 질문엔 "반도체와는 직접 관련은 없고 갤럭시 폴드를 만들 때 필요하다. 일단 사용량이 많지 않고 국내 대체가 가능해졌다"고 답했다.

기자가 ‘그렇다면 3종의 소재를 일본에 더 의존하지 않아도 되나’라고 묻자 박 회장은 “반도체 생산 라인이 한두 번 더 돌아가는 내년 2월쯤부터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일본 소재를 안 써도 된다. 일본 업체는 일본 정부 때문에 이번에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상실했다”면서 “앞으로 일본 업체는 글로벌 공급 체인에서 소외되고 최대 수요처를 잃게 돼 경영난에 봉착해 이른바 '아베(로 인한) 파산'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불산이나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기술 난이도가 높아 완전한 국산화까지는 1년 이상 소요된다. 자만할 때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 회장은 화이트 리스트 배제 문제까지 불거진 데 대해선 "반도체 쪽은 반도체 장비와 마스크 기판, 실리콘 웨이퍼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특히 일본서 거의 전량을 수입하는 마스크 기판이 문제다“라면서도 ”기업들은 일본 외에 싱가포르 등에서 공급받는 방안, 고 단결정 유리를 만드는 국내 업체나 미국 코닝과 협력 방안 등을 모색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결과를 낙관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