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이어 애플까지... 삼성전자에서 오늘(7일) 엄청난 소식 전해졌다
2025-08-07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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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전반에 부는 훈풍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애플의 차세대 칩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반도체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애플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애플은 삼성과 협력해 세계 최초로 사용되는 새로운 칩 제조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이 기술은 아이폰을 포함한 애플 제품의 전력 효율성과 성능을 최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업계에선 이 칩이 이미지센서(CIS)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미지센서는 카메라의 ‘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으로, 품질에 따라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좌우된다. 삼성전자는 자사 이미지센서 브랜드인 ‘아이소셀(ISOCELL)’을 통해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경쟁해 왔다. 이번 애플 수주는 삼성 아이소셀이 소니 외에 처음으로 아이폰에 진입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애플은 지금까지 이미지센서를 전량 일본 소니에 의존해왔다.
애플이 삼성전자를 파트너로 택한 배경에는 미국 내 생산이라는 ‘현지화’ 전략과 공급망 다변화, 그리고 삼성전자의 초고화소 이미지센서 기술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아이소셀은 최초로 2억 화소 이미지센서를 출시한 바 있으며, 최근에는 나노 프리즘 기술을 적용한 새로운 센서도 선보였다.
애플은 연간 2억 대 이상의 아이폰을 전 세계에 판매하고 있다. 이번 계약이 현실화하면 삼성은 세계 1위 이미지센서 제조사인 소니와의 점유율 격차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기준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은 소니가 51.6%로 압도적 1위, 삼성전자는 15.4%로 2위다. 삼성전자 뒤를 이어 중국 옴니비전이 11.9%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아이소셀 센서를 설계하고 파운드리 사업부가 이를 위탁 생산하는 구조다. 두 사업부 모두 최근 몇 년간 수익성 악화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시스템LSI는 ‘엑시노스’ AP 채택률 저조와 이미지센서 점유율 정체로, 파운드리는 수율 저하와 수주 감소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2분기 기준 이들 부문에서 2조 원 후반대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미국 전기차 기업 테슬라와 약 165억 달러(한화 약 23조 원)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삼성전자 창사 이래 단일 고객사 대상 최대 수주다.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를 위한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주요 공급 품목으로 거론되고 있다.
테슬라와의 대규모 계약 이후 삼성전자는 곧이어 애플의 차세대 칩 생산 파트너로 낙점되며 글로벌 IT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이처럼 테슬라와 애플을 연이어 고객사로 확보한 것은 수년간 적자가 누적돼온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 부문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직접 글로벌 무대에서 공격적인 영업 활동을 벌여 이번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회장은 최근 사법 리스크를 정리한 뒤 글로벌 경제인 네트워크인 '선 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했으며, 지난달 말엔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기업들과 비즈니스 협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2019년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분야에 133조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번 테슬라와 애플의 동시 수주는 해당 비전의 실현 가능성을 높인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애플 외에도 갤럭시 스마트폰, 샤오미, 비보, 모토로라 등에 이미지센서를 공급해왔다. 이번에 애플까지 확보함으로써 기술 신뢰성과 공급망 확장 측면에서 ‘인증 마크’를 받은 셈이다. 이로 인해 향후 다른 글로벌 제조사들과의 협력 가능성도 확대될 수 있다.
업계에선 이미지센서 시장이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CMOS 이미지센서 시장은 2023년 208억 달러에서 2029년 265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오스틴 공장은 이번 애플 칩 수주의 핵심 거점이다. 1998년 가동을 시작한 이 공장은 미국 내 대표적인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기지로, 미국 내 생산 확대를 원하는 애플의 니즈와도 맞아떨어졌다. 오스틴 공장에서 생산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미지센서는 웨이퍼 두 장을 접착하는 방식으로 구성되며, 첨단 공정을 적용해 전력 효율성과 고화소 성능을 동시에 구현한다는 특징이 있다.
업계에선 이번 수주 성과를 계기로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부문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파운드리가 본격적인 흑자 전환의 계기를 맞이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고객사와의 계약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으나 이재용 회장의 미국 출장과 맞물린 시점에서 테슬라, 애플 수주가 연이어 발표된 점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전략적인 수주 드라이브와 기술력, 공급망 안정성, 경영진의 적극적 대응이 모두 맞물리며 삼성전자가 다시금 반도체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