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 일본이 이렇게 나올 줄 예상했던 한국인… 김어준이 감탄을 금치 못했다

2019-08-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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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한일 FTA 반대한 이유 공개
“일본이 한국 경제 쥐고 한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반대했다”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 뉴스1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 뉴스1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노무현정부 때 일본과 FTA(Free Trade Agreement: 자유 무역 협정)을 맺지 않은 이유를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현재 청와대에서 북핵 문제와 한일 갈등 등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는 김 2차장은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통상 전문가로 꼽힌다.

김 2차장은 2003년 세계무역기구(WTO) 수석변호사로서 노무현 대통령 당선인에게 세계 통상현안에 관해 브리핑을 한 것을 계기로 노무현정부에 발탁됐다. 노무현정부에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주UN 대한민국대표부 특명전권대사를 역임하며 미국 캐나다 인도 멕시코 등 여러 국가나 국가연합과 FTA 협상을 진행했다. 한마디로 FTA 전문가인 셈이다. 그런데 그는 한일 FTA를 반대했다고 자신이 쓴 책에서 밝힌 바 있다.

김 2차장은 ‘김현종, 한미 FTA를 말하다’란 책에서 15년 전 다들 하자고 하는 일본과의 FTA를 결사 반대해서 막았다고 말했다. 대체 그는 왜 일본과의 FTA를 반대한 것일까.

김 2차장은 tbs라디오 12일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노무현정부 당시 WTO 한국 측 수석대표로서 일본과의 FTA를 깼다고 말했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가 ‘15년 전 다른 사람이 하자는 일본과의 FTA를 굳이 깬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묻자 김 2차장은 일본이 한국 경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는 놀라운 대답을 내놨다.

그는 “검토했더니 부품·소재 분야에서, 그리고 핵심 장비 분야에서 일본에 비교했을 때 우리가 너무 약하더라. 예를 들어 그 당시에 휴대폰을 하나 만들 때 부품 중 약 50%가 넘게 일본산 부품이 들어갔다”면서 지금 일본이 한국 경제를 반도체 소재로 흔들려고 하는 것처럼 얼마든지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2차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고 (노 전 대통령 전에)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부품·소재 특별법을 만들어서 투자를 많이 했다. 물론 우리 경쟁력이 많이 강화됐지만 아직도 갈 길이 좀 멀다. 15년 전에는 두말할 것도 없었었다. 그래서 ‘이런 상황에서 한일 FTA를 했을 경우 이건 완전히 제2의 한일 강제 병합이 될 것 같다’고 노 전 대통령께 보고를 드렸다.”

김 2차장의 말을 들은 김 총수는 “선견지명이다. 이야…”라고 말하며 놀라워했다.

아울러 김 2차장은 일본 특유의 ‘비관세 무역장벽’이 존재한다는 점을 들어 일본과의 FTA를 반대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활어차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건 굉장히 쉽다. 그런데 우리 활어차가 일본에 가려면 열 개 이상의 까다로운 통관 절차가 있고 서류도 수십 장을 제출해야 한다”면서 법으로 규정돼 있진 않은데 눈에 보이지 않는 장벽이 굉장히 높은 까닭에 일본과 FTA를 맺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밖에 김 2차장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요시다 쇼인을 추종한다는 점도 일본과 FTA를 맺지 않은 이유였다고 밝혔다. 요시다 쇼인은 정한론을 내세우며 미국을 목표로 조선이나 중국, 동남아를 다 일본으로 만들어 일본이 아시아 리더가 돼야 한다는 사상을 펼친 인물이다. 일본 극우주의자들이 신처럼 떠받드는 인물이 바로 요시다 쇼인이다.

김 총수는 “이야…. 모두 지금 나오는 이야기다. 이야…. 당시 (김 2차장이) 우려했던 바가 15년 후에 갑작스러운 (한국에 대한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나온 것이다”라고 말하며 김 2차장의 선견지명에 감탄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