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스타’ 여동생 명예살인한 파키스탄 남성, 무죄로 풀려나

2019-08-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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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여동생을 집에서 목 졸라 숨지게 해
부모, 아들을 용서했기 때문에 석방해 줄 것을 요청

여동생을 명예살인으로 살해한 친오빠가 부모의 용서 덕분에 감옥에서 풀려났다.

‘파키스탄의 킴 카다시안’으로 불리던 소셜미디어 스타 ‘콴딜 발로흐(26)’는 지난 2016년 펀자브주(州) 물탄에 있는 자택에서 친오빠에 의해 ‘명예살인’으로 희생당했다. 카다시안은 노출 사진을 수시로 올려 주목받는 미국의 연예인이다.

명예살인은 일부 이슬람권 국가에서 집안의 명예를 더럽혔다는 이유로 가족 구성원이 여성을 살해하는 관습이다.

21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파키스탄 유명 여성 모델 콴딜 발로흐를 살해한 친오빠 무함마드 와심 발로흐가 법원에서 자유롭게 걸어 나왔다고 전했다.

와심 발로흐의 부모는 법정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법원이 이 사건을 기각하고 아들을 용서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파키스탄 의회가 콴딜 발로흐가 살해된 지 수개월 후에 명예살인을 25년 이상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명예살인 처벌 강화법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서는 이 법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파카스탄 의회는 2016년 10월 가족에 의한 명예살인을 처벌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전까지 파키스탄에서는 명예살인은 살인죄로 처벌받을 수 있지만, 피해자 가족이 용서할 경우 무죄로 풀려났다.

결국 법원은 와심 발로흐에게 무죄를 선고했으며 그는 부모의 손을 잡고 풀려났다.

2016년 당시 여동생을 목 졸라 살해하고 이튿날 검거된 와심 발로흐는 경찰에서 “동생이 SNS에 노출 사진을 올리는 등 우리 가족의 명예를 더럽혔다”며 “내가 한 행동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콴딜 발로흐는 노출이 심한 사진을 SNS에 올리거나 “크리킷 국가대표팀이 세계대회에서 우승하면 스트립쇼를 하겠다”, “파키스탄에 좋은 건 하나도 없다” 등의 글을 쓰는 등 파격적인 언행으로 화제가 된 인물이다. “나는 평등을 믿는다. 특정한 여성 역할을 강요당할 이유가 없다”고 하는 등 여성 인권이 열악한 파키스탄 사회에 저항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히기도 했다.

당시 그는 유명 성직자인 머피 콰비와 찍은 사진을 SNS에 올려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는 사진과 함께 ‘콰비와 탄산음료, 담배를 즐겼다’는 설명을 달았다. 문제는 그들이 먹고 즐긴 시기가 라마단이었다는 것이다. 이슬람 교인들은 라마단 기간인 한 달 동안 일출에서 일몰까지 매일 의무적으로 단식한다.

home 장원수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