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아들 이름을 '베드로'라고 짓겠답니다”

2020-03-14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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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신자인 남편과 기독교인 아내의 기막힌 사연
“도무지 싸움이 끝나지 않아 아내랑 상의 하에 글을 쓴다”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 있는 성 베드로 동상 / 이하 셔터스톡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에 있는 성 베드로 동상 / 이하 셔터스톡

아들 이름을 '베드로'라고 짓겠다는 아내와 다툰 불교인 남편 사연이 온라인 커뮤니티서 주목받았다.

지난해 네이트판에 올라온 "아내가 아들 이름을 베드로라고 짓겠답니다"라는 글에서 글쓴이는 출산 예정인 아들 이름을 놓고 아내와 다툰 사연을 털어놨다. 글쓴이는 "도무지 싸움이 끝나지 않아 아내랑 상의 하에 아내 아이디로 글을 쓴다"며 네이트판 이용자들 의견을 물었다.

글쓴이가 전한 사정은 이렇다. 글쓴이는 불교 신자 집안, 아내는 기독교 신자 집안이다. 한달에 한 번 절에 가서 만 원 정도 소액을 시주하는 글쓴이 집안과 달리 아내 집안은 매우 독실하다.

결혼 전에는 각자 종교를 터치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결혼 후 이야기가 달라졌다. 처가에서 교회 강요는 물론이고, 생활비 일부를 십일조로 내라는 요구도 했다. 글쓴이는 아내와 다퉜지만 아내 월급에서만 내는 것으로 합의했다.

그러나 글쓴이가 양보할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였다. 문제는 아내가 출산하면서 생겼다. 아내가 11월 출산 예정인 아이 이름을 기독교 성인 이름을 본따 '베드로'라고 짓겠다고 한 것이다.

글쓴이 부모님이 작명소에서 이름을 받아오겠다고 했지만 아내는 반대했다. "내가 낳은 아이인데 시부모가 짓는 게 싫다. 기독교인 거 알면서 미신 따라 이름 짓냐"는 이유였다.

글쓴이는 직접 작명소를 가거나 평범한 이름으로 짓자고 제안했지만 아내는 그것도 거부했다.

글쓴이는 "베드로라는 이름은 놀림감이 되기 쉽다. 제 성은 박 씨이다. 박베드로, 이상하지 않냐?"고 물었다. 그는 "주변에 성찬, 은찬, 은총 ,찬미, 요한 등 이름은 봤어도 베드로는 본 적이 없다"며 "이 이름 중 하나로 지으면 생각해볼 만 하겠지만 베드로는 싫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건 다 양보해도 아들 이름만큼은 양보 못 하겠다"며 "여러분들 생각은 어떻냐"고 물었다.

사연을 접한 네이트 이용자들은 댓글에서 "그럼 님은 박관세음으로 짓겠다고 해보라", "교회식 이름도 예쁜 거 많은데 베드로는 아닌 거 같다", "학교 가면 100% 놀림 받는 이름이다" 등 의견을 남겼다.

기사와 관계없는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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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