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오는 태풍과 미국 가는 허리케인, 뭐가 어떻게 다를까?

2019-09-14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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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 위치 따라 이름 다를 뿐 성질 같은 열대저기압
드넓은 북서 태평양 누비는 태풍이 열대저기압 중 가장 많고 강해

태풍 '링링'으로 쓰러진 나무 / 연합뉴스
태풍 '링링'으로 쓰러진 나무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한국이 이달 초 태풍 '링링'으로 잔뜩 긴장해 있을 때 미국은 허리케인 '도리안' 공포에 떨고 있었다.

엄청난 강풍과 폭우를 동반한다는 공통점이 있는 태풍과 허리케인은 뭐가 다를까.

14일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과 허리케인은 성질이 근본적으로 같은 열대저기압이다. 수온이 높은 바다에서 발생한 열대저기압은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17m를 넘으면 태풍 또는 허리케인 등으로 분류된다.

열대저기압은 발생한 위치에 따라 이름이 달라진다.

괌 주변과 같은 북서 태평양에서 발생하면 태풍, 북미 대륙 동쪽인 북대서양과 서쪽인 북동 태평양은 허리케인, 인도양과 호주 주변 남태평양은 사이클론이다.

강남영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에서 1984∼2012년 연평균 발생한 열대저기압은 85.2개로, 이 가운데 북서 태평양에서 발생한 태풍이 25.7개로 가장 많다.

허리케인은 발생 위치에 따라 다시 북동 태평양 16.1개, 북대서양 13.1개로 나뉘는데, 일반적으로 북대서양에서 발생해 미국 동남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허리케인이라고 일컫는다.

여러 열대저기압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은 태풍이다. 태풍 중심의 최대 풍속은 평균 초속 42m로, 다른 열대저기압을 압도한다.

강 교수는 "열대저기압 수와 강도는 바다 넓이와 관계있다"며 "북서 태평양이 가장 넓기 때문에 열대저기압이 제일 많이 발생하고, 이 열대저기압이 드넓은 바다를 오랫동안 이동하면서 세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다만, 허리케인으로 인한 미국 피해가 태풍으로 인한 한국 피해보다 큰 것은 분명하다.

강 교수는 "태풍이 (위도가 높은) 한반도에 도달할 때는 강도가 최성기보다 약해진 상태"라며 "허리케인은 강한 상태에서 (위도가 낮은) 미국 플로리다 등을 강타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태풍은 국토 면적이 좁은 한국을 피해갈 때가 많지만, 허리케인은 미국 어디든 상륙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와 국민을 공포에 몰아넣을 때가 많다.

트럼프가 들어 보인 '도리안' 예상 경로 지도 /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트럼프가 들어 보인 '도리안' 예상 경로 지도 /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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