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도 화장”, “속눈썹은 자연스럽게”...여성 승무원에게만 엄격한 용모 규정

2019-10-03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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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SRT,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여성 승무원에게 과도한 용모 규정 강제
제주항공, 여성 승무원 용모 규정 '20개' VS 남성 승무원 용모 규정 '3개'

국내 철도, 항공사가 여성 승무원에게 과도한 용모 규정을 강제한다고 지난 1일 한겨레가 보도했다.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같은 날 국토교통부에서 받은 ‘한국철도공사, 수서고속철도(SRT), 국내 항공사별 승무원 업무 매뉴얼’은 아이섀도 색깔, 네일 색깔과 디자인 등 매우 자세한 용모 규정을 포함한다.

코레일 브로슈어
코레일 브로슈어

한국철도공사(KORAIL)의 ‘전동열차 승무원 업무 매뉴얼’은 “여성은 반드시 메이크업을 하고 야간 및 새벽 근무시간에도 립스틱, 눈썹 등 기본 메이크업을 해야 한다”고 제한한다. 특히, “립글로스는 지워지므로 반드시 립스틱을 사용한다”면서 메이크업 상태를 유지할 것을 강조한다. 볼 터치를 반드시 해야 하고 살구색 계열의 매니큐어를 발라야 한다는 규정도 있었다.

SRT 브로슈어
SRT 브로슈어

수서고속철도(SRT)는 ‘2-3. 얼굴 및 화장’이란 제목으로 여성 승무원 대상의 메이크업 규정을 정해놓았다. “핑크, 코랄 빛 계열의 눈 화장과 입술 화장을 해야 하고, 화장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투명이나 핑크, 코랄 빛 계열로 풀네일, 프렌치, 그라데이션 한 네일을 유지해야 한다” 등 화장은 물론 손톱에 내한 내용까지 있었다.

제주항공 인스타그램
제주항공 인스타그램

제주항공도 마찬가지이다. “반드시 아이라이너를 사용하여 눈매를 선명히 보이도록 해야 하고 속눈썹 연장 시 너무 띄엄띄엄 있지 않도록 한다”와 같이 매우 세세한 규정이 있다. 피부질환이나 안질환으로 인해 메이크업이 불가할 경우 팀장과 사전면담을 해야 한다.

제주항공의 여성 승무원 용모 규정은 20개가 넘는 것에 비해, 남성 승무원 용모 규정은 겨우 3개이다.

티웨이 항공 페이스북
티웨이 항공 페이스북

티웨이항공은 국외 체류 시 민낯을 금지한다.

이 의원은 “새벽이나 밤에도 여성 승무원에게만 메이크업하도록 강제하는 것은 문제”라며 “과도한 메이크업 의무와 업무 효율은 아무 관계가 없고, 오히려 성차별이나 성 상품화라는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home 윤성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