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징계받은 선수가 홍콩 지지할 때 숨었던 해설자들의 진실

2019-10-1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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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라 논란 피하기 위해 숨었다고 알려졌던 해설자들
블리자드 해설자들, 홍콩 발언 지지하며 자리 만들어주기도 한 사실 알려져

최근 블리자드가 홍콩 게이머 징계로 논란이 된 가운데, 당시 사건 정황이 추가로 공개돼 눈길을 끈다.

1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 6일 열렸던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 대회 관련 일화가 공개됐다. 이날 홍콩 게이머 응 와이 청(블리즈청)은 경기에 승리한 뒤 홍콩 시위를 상징하는 마스크를 쓰고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고 외쳐 논란을 일으켰다.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 대회에서 블리츠청의 모습
'하스스톤' 그랜드마스터 대회에서 블리츠청의 모습

사건이 처음 알려진 당시 일부 인터넷 이용자들은 갑자기 고개를 숙인 해설자 2명을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해설자가 전혀 다른 의미로 고개를 숙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해설자 2명은 블리즈청 발언을 무시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지했다.

해설자들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블리즈청에게 "딱 8글자를 말씀하신 다음에 인터뷰를 끝내겠다. 인터뷰가 금방 끝날 것"이라고 운을 띄웠다. 블리즈청이 "알겠다"고 답하자, 왼쪽 해설자는 "명확하게 말해야 한다. 다른 건 말할 필요 없다"라며 다른 한 명에게 고개를 숙이자고 제안했다.

블리즈청이 "광복홍콩 시대혁명"을 외친 뒤 해설자들은 인터뷰를 종료하며 손뼉을 쳤다. 이들은 "이 정도면 충분하다. 선수가 힘들게 싸웠으니 우린 해설로서 선수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해줘야 한다"라며 "선수를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컴퓨터 모니터 뒤로 고개를 숙인 이유는 홍콩 시위의 상징이 '얼굴을 가리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두 해설자는 대만 국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설자 중 한 명은 "아나운서는 바꿔도 해설은 못 바꾼다"라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지만, 블리자드는 블리즈청에 대해 대회 상금과 1년간 대회 출전 권한을 박탈하면서 해설자들 모두를 함께 해고했다. 블리자드가 보인 행보에 게이머들은 타이틀을 불태우기도 하며 분노를 표현했다.

home 김유성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