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좀 믿어주세요” 경찰 말 안 듣고 사기범 말 듣는 할머니 (영상)

2019-10-2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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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북구 한 은행에서 보이스피싱 당한 할머니가 출금 시도
경찰관 말 듣지 않고 경찰 사칭한 '보이스피싱 사기범' 말만 믿는 할머니

할머니 저희 좀 믿어주세요!

할머니 저희 좀 믿어주세요!!!

게시: 서울경찰 (Seoul Police) 2019년 10월 13일 일요일

서울 경찰이 지난 13일 올린 영상이 SNS에서 화제이다.

영상은 한 할머니가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은행에서 급하게 돈을 찾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할머니는 누군가와 계속 통화를 하며 2000만 원을 출금해 가려 한다. 뭔가 이상한 것을 느낀 은행원이 "할머니 뭔가 문제가 있으신가요?"라고 물어봤지만, 할머니는 그저 "빨리 출금해주세요. 내 계좌에 문제가 생겨서 그래요"라고만 말했다.

아무 문제가 없는 계좌인 것을 확인한 은행원은 이를 이상하게 여겨, 인근 지구대에 할머니가 보이스피싱 사기 전화를 받은 것 같다며 경찰을 불러왔다.

이하 서울경찰 페이스북
이하 서울경찰 페이스북

하지만 할머니는 "조용히 해요"라며 출동한 경찰관들을 경계했다. 할머니와 통화한 사람이 "계좌에 문제가 생겨 당장 인출해야 한다. 은행원과 '가짜 경찰'을 믿지 말라. 다음 연락을 줄 때까지 기다려라"라며 경찰을 사칭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공공기관은 이체하라는 요구는 절대 하지 않는다. 그 사람 경찰관 아니에요"라고 할머니를 안심시키고 설득했지만 절대 믿지 않았다.

계속해서 할머니를 설득했음에도 할머니는 돈을 전달하려 했고, 보다 못한 경찰이 할머니 핸드폰을 잡고 "예. 제가 아들인데요"라며 아들인 척을 했다. 그러자 전화가 갑자기 끊겼고, 그제야 할머니는 사기 전화임을 깨달았다. 드디어 "이 사람은 경찰관을 사칭한 사기범이다"라는 '진짜 경찰'의 말을 믿게 된 것이다.

혹시나 돈을 진짜로 전달할까 봐 사복을 입고 은행밖에서 대기한 형사들이 은행에 들어오자 할머니, 은행원, 경찰관, 형사 모두 웃었다. 할머니는 "미안합니다"라고 했고, 경찰과 형사는 "경찰이나 공공기관은 절대 금전을 요구하지 않는다"며 나갔다.

home 윤성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