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서 미치겠다...” 분통 터뜨리며 세월호 유가족이 호소한 말 (전문)

2019-11-01 15:35

add remove print link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입장문
지난달 31일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관련 조사내용 중간발표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 이하 뉴스1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 이하 뉴스1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 분통을 참지 못했다.

지난달 31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는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세월호 참사 구조수색 적정성 관련 조사내용 중간발표'가 있었다. 발표 이후 장훈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유가족 입장을 표명했다.

같은날 '민중의소리'는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이 자리에서 울분을 토해낸 모습을 담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입장발표를 끝내고 방청석에 돌아온 장 위원장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책상을 내리쳤다. 다른 유가족들도 소리 없이 울었다.

단원고등학교 학생 한 어머니는 "분해서 미치겠네... 250명 아이들 다 구할 수 있는 시간에 죽여놓고. 몇 년 동안 우리가 얘기했을 때 촬영만 하고, 우리가 쳐다보면 얘기는 듣지도 않고, 돈 얘기만 하고. 우리 가족들 보험금 많이 받으려고 돈 더 받으려 했다는.. 왜 우리를 나쁘게 만들었냐고. 자식 잃은 사람들인데"라며 취재진을 향해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참사 당일 해경 등에게 제공받은 영상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단원고 학생 A군이 맥박이 있었음에도 헬기로 이송되지 못한 채 배를 타고 4시간 41분 동안 병원에 가다가 사망했다. 헬기로는 20분 거리였다.

이와 관련 장 위원장은 "아이가 처음 발견됐을 때 살아있었는데 적절한 응급조치가 실지되지 않아 희생됐다. 이는 명백한 살인"이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입장 전문이다.

사단법인 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 단원고 2학년 8반 장준형아빠 장훈입니다.

심장이 떨리고 피가 거꾸로 솟는 마음입니다.

분하고 억울해서 눈물도 나오지 않고 말도 나오지 않습니다.

오늘 사참위 발표 내용은 한마디로, 우리 아이가 처음 발견되었을 때는 살아있었는데, 적절한 응급조치가 실시되지 않아 희생되었다는 겁니다.

사고당일 5시 24분 발견 직후 원격진료한 의사의 지시대로 즉각 헬기에 태워 수송했다면, 우리 아이는 살아서 집으로 돌아올 수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경은 살수도 있는 생명을 고의로 죽였습니다.

당시 3009함에는 헬기가 있었습니다. 당연히 우리 아이를, 응급한 아이를 수송했어야 할 그 헬기에 김수현 서해청장이, 김석균 해경청장이 타고 간 겁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응급한 생명을 살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대체 무엇입니까?

생명이 위독한 아이를 몇번이나 이배 저배로 옮겨 태워가며 무려 4시간이 넘도록 시간을 끌다 병원에 도착하게 했습니다.

헬기는 엉뚱한 지휘부가 차지했습니다.

이건 명백히 살인입니다.

국민의 생명을 고의로 살인한 겁니다.

꽉 막힌 도로 위에서도 엠브란스가 지나가면 모두가 길을 비켜줍니다. 그런데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를 이송했어야할 헬기를 앞에 두고 왜? 무엇 때문에? 누구의 지시로 이런 짓을 한 겁니까?

당신들이 인간입니까?

김석균, 김수현, 김문홍 그리고 당시 현장 관계자들 당신들은 모두 살인범들입니다.

살릴 수 있었던 국민을, 우리 아이를 당신들이 죽였습니다.

당신들 중 누구라도 우리 아이의 생사를 신경이나 쓴 사람이 있습니까?

당신들에게는 물에서 건진 한명의 아이였지만 우리에겐 단 하나 남은 희망이었습니다.

당신들은 우리의 희망을 죽였습니다.

우리에게 남은 단 한 조각의 촛불을 꺼버린 겁니다.

대한민국 정부에 엄중히 요구합니다.

검찰에 강력히 요구합니다.

오늘 사참위가 발표한 이 사실을 즉각 수사해주십시오.

철저히 수사하고 기소하고 관련자 모두를 살인죄로 처벌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을 다하십시오.

우리의 마지막 희망을 앗아간 저 살인범들을 반드시 처벌 해 주십시오.

언론에 요구합니다.

제발 오늘 이 발표내용 그대로 보도해 주십시오. 우리 유가족들의 절규를 있는 그대로 보도해 주십시오.

저 살인자들은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우리 아이를 잔인하게 죽였습니다.

기억하십니까? 2014년 4월 16일 그날 그 시간! 우리 부모들은 진도 팽목항에서 내 자식 이름을 부르며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제발 내 새끼 살아 돌아오게 해달라고 미친 듯이 소리치고 애원하고 빌었습니다.

그때 저들은 우리에게 모든 세력을 다 동원해 구조하고 있다 했습니다.

그런데 진실은 어땠습니까?

박근혜 정부와 해경은 304분의 국민을 산채로 배 안에 가두고 탈출을 막아 살인했습니다.

더 나아가 현장에서 발견된 생존자마저 응급이송을 지연시켜 살인한 겁니다.

그때 언론인 당신들은 정부의 발표만을 충실이 전달하는 대변인이었습니다. 오늘은 제발 언론인의 양심에 맞게 이 끔찍하고 잔인한 저들의 범죄사실을 전부 제대로 보도해 주십시오.

국민의 생명을 함부로 여긴 세월호 참사 살인자들은 똑바로 들으십시오.

당신들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반드시 당신들 모두 법에 따라 처벌 받도록 만들 겁니다.

죽는 날까지 아니 죽어서도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끝까지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도대체 왜 우리 250명 아이들을 304분 국민을 죽였는지 모두 다 밝혀내고 책임자 전원 다 처벌할 겁니다. 그때까지 우리 세월호 유가족들은 목숨을 걸고 싸울 겁니다.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립니다.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을 위한 전면재수사를 촉구하는 국민고소고발인 대회가 11월 2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립니다.

우리 세월호 유가족들과 함께 이 잔악무도한 세월호참사 책임자들을 모두 전면 재수사하고 처벌하라고 한 목소리로 외쳐주시길 바랍니다.

- (사)4.16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피해자 가족협의회

home 한제윤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