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준희에 막말 쏟아낸 악플러들…그들의 소름 끼치는 정체

2019-12-03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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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일) 연예 기사에 막말 쓴 악플러들의 정체를 살펴봤다
“그들의 심리는 자기만족” 악플러들의 이중적인 모습

고준희 인스타그램
고준희 인스타그램

댓글은 쓰는 사람만 쓴다. 이들 중 악플러가 상당수다. 댓글을 안 다는 사람은 안 단다.

3일 각종 언론 매체에서 고준희 인터뷰 기사를 보도했다. 주 내용은 '승리 루머'에 대한 해명이었다. 그러나 이 기사는 악플러들의 놀이터가 됐다. 악플러들은 고준희에게 막말을 쏟아냈다. 이보다 더욱 충격적인 건, 이들에게서 이중적인 모습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 선플러, 알고 보면 악플러.

이하 네이트 뉴스
이하 네이트 뉴스

먼저 이 기사에 달린 악플들을 살펴봤다. 악플러들은 "직업이 단발이신 분", "아직 안 돌았네", "루머가 사실로 드러나는 경우가 대부분", "오해라고 생각지 않는다", "원래 이미지가 썩 좋은 게 아니라", "걸려서 돌았나?" 등 댓글을 남겼다.

악플러들의 행적도 추적해봤다. 이 포털 사이트에 적게는 2000건에서 많게는 1만 5000건의 댓글을 남겼다. 대댓글도 2000건이 넘었다. 악플러 A씨는 기사 추천 수가 200만 건, 반대 수가 30만 건에 달하기도 했다. 댓글 수는 1만 5000건, 베플 선정 횟수는 3400건이었다. 악플러 B씨는 3600건의 댓글과 530건의 대댓글을 남겼다.

악플러 A씨가 다른 기사에 남긴 댓글을 눌러봤다. 유독 전 체조선수 손연재 씨에 예민했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 새 헤어와 사뭇 달라진 분위기]라는 기사에 "와 많이 삭긴 했네"라며 외모 지적을 했다. 또 [손연재, 뉴욕의 힙스터 꿈나무 "이렇게 하는 건가?"]라는 기사에는 "뒷조사해봐라. 빽 있을 거야"라며 루머도 생성했다.

이중적인 모습도 있었다. [한혜진, 낭만주의자 남자친구 연애에 "내 스타일”]이라는 기사에는 "설리를 죽인 기자가 이제 한혜진을 죽이려 하는구나"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이어 [선미, '혼자 먹으니까 맛있어?' (공항패션)]에는 "와 자기 돋보이게 미모 차이 나는 매니저 일부러 잡은 거 아니지?"라는 악의적인 댓글을 썼다.

악플러 B씨도 찾아봤다. B씨는 [마마무 화사 '추위와 맞서는 패션']이라는 기사에 악플 폭격을 가했다. 여기에 "살덩이 보여주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구만. 저의가 뭔지", "저런 패션 추해 보인다", "속옷은 왜 보이게 입니", "왜 그러고 다니니" 등 4개 이상 댓글을 남겼다. 또 ['슈퍼맨' 장윤정♥도경완 출연 예고, 도플갱어 아들 연우+딸 또꼼이까지]에는 "장윤정이 가난한 여자였다면 결혼했을까 싶더라"고 적었다.

B씨 역시 이중적이었다. [카라 박규리, 故 구하라 추모 "못다 한 얘기 많아…미안하고 사랑해”]라는 기사에는 "마음으로 추모, 애도하는 게 진짜라는 걸 알았으면"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故 설리 관련 기사에는 "악플러들 정신 차려라", "너희들이 죽인 거다" 등 정의로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앞서 故 설리 사망 기사에는 "설리가 셜리 맞나요? 맞다면 노브라 예찬한 그 사람인가요?"라는 저속한 댓글을 썼었다.

악플러들 중 상당수는 ‘댓글을 쓰는 부류’에 속했다. 연예 기사부터 정치, 사회, 스포츠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막말을 쏟아냈다. 또 애써 특정 유명인 기사를 찾아다니며 지속적인 악플을 남기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연예인에게 모진 말을 쏟아내다가 악플러들로 시선이 향하면 선플을 다는 행태도 보였다. 심지어 자신이 악플러가 아닌 척 “악플러들 그만 해라”는 댓글을 쓰기도 했다.

● 악플러, 그들의 심리.

도대체 왜 이런 짓을 벌이는 걸까. 지난 5월 배상훈 전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관은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악플러들은 논란을 만드는 것을 즐기고 논란이 일어났다는 사실 자체로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들에게는 논란이 된다면 내용은 뭐가 됐든 상관이 없다. 이게 기본적인 악플러의 의식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는 "SNS상에서의 자기 표현으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오프라인에서 확인하기 어려운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과정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지만 악플러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덧붙였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자신의 처지에 대한 불안이 많다 보니 상대를 비난하는 것을 통해 안정감과 소속감을 가지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 고준희가 말하는 악플러들.

고준희는 악플러들에게 '말의 무게'를 강조했다. 그는 "물론 대중을 상대하는 직업인 배우를 업으로 하고 있고 공인이라는 위치에 있기에 평가를 당하는 것에 익숙하다. 그러나 대중들도 본인의 글이나 언행이 얼만큼의 무게를 가지는지 알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나도 대중들이 얼마나 똑똑하고 수준이 높은지 알고 있다. 우리에게 멀티를 원하는 시대이기에 모든 걸 다 소화하기를 바라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만큼 대중들도 우리를 같이 존중해줬으면 한다. 본인의 언행의 무게감도 알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사건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인지해야 할 것 같다. 지금도 내게 '뭔가 찔리니까 저러겠지', '그런게 있겠지'라고 근거 없는 이야기를 계속 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분들을 보면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툭 한 마디 던지고 가는 경우더라"고 말했다.

home 구하나 기자 hn9@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