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딩인 줄 알았던 '못난이 감자' 때문에 속앓이하는 사람들이 있다

2019-12-15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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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과 신세계 정용진 협력으로 이뤄진 '못난이 감자' 판매
일부 감자 농가선 정상품 감자 가격에 영향 줄 수 있다는 우려 나와

이마트 제공
이마트 제공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백종원 더본코리아대표 부탁을 받아 이마트에서 판매한 '못난이 감자'가 완판되며 주목받았다. 그러나 감자 농민 사이에선 못난이 감자가 오히려 정상품 가격까지 떨어뜨릴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못난이 감자'는 생김새 때문에 상품가치가 떨어지는 감자를 말한다. 강원도 한 농장에서 출하되지 못하고 방치되던 감자를 이마트가 사들여 지난 13일부터 판매했다.

SBS '맛남의 광장'
SBS '맛남의 광장'

이번 '못난이 감자' 특판은 SBS '맛남의 광장' 방송을 계기로 이뤄졌다. 백종원 대표는 지난 12일 방송에서 정용진 부회장에게 전화로 30t 감자를 매입해달라고 부탁했고, 정용진 대표는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

가격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감자 농가들을 돕는다는 취지였다. 올해 감자 농가들은 과잉생산으로 인한 감자 가격 폭락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감자 도매가는 kg당 1120원으로 지난해 같은 시기 2366원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그러나 '못난이 감자'가 저렴하게 시장에 나오면 상품 감자들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상품성이 좋은 감자들도 가격이 오를 때를 기다리며 출하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저렴한 '못난이 감자'가 이번처럼 시장에 지속적으로 풀리면 상품 감자는 더욱 제값을 받기 힘들어 질 수도 있단 것이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자신을 감자 농민이라고 밝힌 한 시청자가 '맛남의 광장'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이러한 우려를 전하기도 했다. 이 시청자는 “하나라도 더 상품으로 만들려고 남들보다 밭을 더 갈고 퇴비도 신경 쓰고 온도도, 수분도 신경써왔다. 이런 과정은 감자의 모양을 고르게 만들고 표면의 갈라짐을 방지한다”며 “그만큼 생산비용을 남들보다 더 들여 농가는 부지런하게 상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못난이 감자가 대형마트에 풀리면 농산물시장에서 상품은 자연스레 경매가격이 떨어진다"고 고 적었다.

home 권택경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