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계속 먹는 간식들, 파킨슨병 원인
2025-06-1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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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식품, 당신의 뇌건강을 위협한다
장내세균 관리로 파킨슨병 예방하기
과자, 인스턴트 식품, 가공육 등 초가공식품을 자주 먹는 식습관이 파킨슨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들 식품에 들어 있는 각종 첨가물이 장내 유익균을 무너뜨리고 뇌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의 연구팀은 파킨슨병 환자 88명을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 구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환자들은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유익균은 적고 유해균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미생물 불균형이 파킨슨병의 증상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연구를 이끈 프레더릭 클라센 박사는 “유해한 세균이 파킨슨병의 인지 기능 저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지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면서도 “첨가물이 장내 환경을 악화시키고, 이로 인해 신경세포가 손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연구진이 진행한 별도의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 섭취 빈도가 파킨슨병 초기 증상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하루에 11회 이상 초가공식품을 먹는 사람은 파킨슨병 전 단계 증상이 나타날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5배 높았다.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에 포함된 유화제나 인공감미료 같은 첨가물이 장내 유익균을 죽이고, 이로 인해 유해균이 번식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미생물의 변화가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이 염증이 혈류를 타고 뇌로 전달돼 결국 도파민 생성 세포를 공격한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은 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신경세포가 점차 파괴되며 발생하는 퇴행성 신경질환이다. 도파민은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수치가 줄어들면 손떨림, 경직, 느린 동작 같은 운동 장애가 생긴다. 진행되면 인지 기능 저하, 우울감, 치매 증상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파킨슨병이 단순히 노화 때문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고령화와 함께 환경오염, 독성물질 노출, 생활 습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발병률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파킨슨병을 예방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습관이다. 전문가들은 초가공식품을 줄이고 신선한 채소, 과일, 견과류, 생선 등 다양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특히 발효식품이나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은 장내 유익균을 늘려 장 건강은 물론 뇌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장-뇌 축’이라는 개념이 주목받고 있는데, 장내 환경이 뇌 기능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과학적 근거가 점차 늘고 있다.
인스턴트 식품이나 가공식품은 바쁜 일상에서 손쉽게 먹을 수 있어 많은 사람이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 한 끼라도 신선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먹는 노력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장내 환경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한다. 몇 주간 식단을 개선하기만 해도 장내세균 조성이 바뀌고, 이는 곧 염증 수치와 면역 기능, 심지어 기분 변화까지도 좌우할 수 있다.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무시하지 말고, 식탁에서부터 변화를 시작하는 것이 파킨슨병을 비롯한 각종 신경질환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