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 햄버거’의 위생 문제, 알고 보니 이렇게나 심각했습니다

2020-09-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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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짱’이라더니… 위생은 ‘꽝’
3년간 식품위생법 위반 압도적 1위

맘스터치 햄버거와 맘스터치 로고. / 맘스터치 제공
맘스터치 햄버거와 맘스터치 로고. / 맘스터치 제공
맘스터치가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 중에서 위생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점 수가 비슷한 롯데리아보다 식품위생법을 훨씬 더 많이 위반했다.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보다 구조적으로 위생에 취악한 상황에서 마구잡이로 가맹점을 늘리는 확장 전략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6월까지 3년 동안 햄버거 프랜차이즈 가맹업체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례는 총 391건이다.

맘스터치가 163건으로 가장 많고, 롯데리아가 116건, 맥도날드가 75건, KFC가 23건, 버거킹이 14건이다.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와 비교할 때 맘스터치의 위생불량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맘스터치의 국내 매장 수는 1262개로 롯데리아(1335개)와 비슷하다. 하지만 식품위생법 위반 건수가 50% 이상 많다.

이렇게 단순 비교해서는 맘스터치의 위생불량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체감하기 힘들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맘스터치 매장 크기는 다른 프랜차이즈 가맹점과 비교하면 중소형에 가까울 정도로 작다. 자그마한 매장에서 훨씬 더 많은 위생불량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이해하면 맘스터치 위생불량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업계는 맘스터치의 위생불량 문제가 구조적인 이유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맘스터치는 다른 어떤 브랜드보다 가맹점을 내기 쉽다. 다른 프랜차이즈가 역세권이나 1층에 매장을 내는 데 반해 맘스터치는 주택가, 골목상권에도 쉽게 가맹점을 내준다. 다른 브랜드와 달리 1층에 가맹점이 위치한 경우도 흔하다. 매장 크기도 대부분 크지 않다. 20평대 중반 크기의 매장이 허다하다. 매장마다 통일된 인테리어로 꾸민 다른 브랜드와 달리 기존 가게의 인테리어를 그대로 활용하는 가맹점도 있다.

이 같은 전략 덕분에 맘스터치는 업계 1위인 롯데리아를 넘볼 정도로 가맹점 수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전략을 통해 맘스터치는 특유의 ‘가성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최근 맘스터치는 ‘국민 엄마’ 김혜자를 내세워 TV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맘스터치는 ‘국민 엄마’ 김혜자를 내세워 TV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

문제는 맘스터치 햄버거는 다른 브랜드 햄버거보다 만드는 시간이 올래 걸린다는 점이다. 주문을 받은 뒤 패티를 튀기기 시작하는 시스템 때문이다. 같은 규모라면 롯데리아를 비롯한 프랜차이즈보다 오히려 직원 수가 더 많아야 하지만 소자본 창업자가 대부분이다보니 인력 투입이 여의치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문제가 위생 불량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맘스터치의 위생불량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 보름간 전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 147곳의 위상상태를 조사한 바 있다. 당시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매장은 총 19곳이었다. 이 가운데 맘스터치 매장이 6곳이었다. 7개 매장이 적발된 업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당시 맘스터치 관계자는 위키트리와의 통화에서 “식약처로부터 6곳이 적발됐다는 얘기만 전달받았을 뿐 가맹점 몇 곳을 조사했는지 아직 파악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어떤 가맹점에서 문제가 발생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주먹구구식 운영 때문인지 ‘지난 3년간 가장 많은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햄버거 브랜드’라는 불명예를 작성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1월엔 한 맘스터치 가맹점에서 덜 익은 닭고기 패티로 만든 햄버거를 먹은 소비자가 복통을 호소하며 3일간 병원 신세를 지는 사고가 벌어졌다. 또 다른 가맹점에선 창고 냅킨에서 귀뚜라미가 나오기도 했다. 이 가맹점의 직원은 위생 장갑과 모자를 착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햄버거를 만들어 소비자들을 놀라게 했다.

문제는 맘스터치 분위기가 어수선한 까닭에 위생불량 문제 해결이 난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정현식 전 해마로푸드 회장은 지난해 11월 보유 지분 62.71% 중 57.85%를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에 넘겼다. 이에 반발한 임직원이 노조를 설립하며 단체 행동에 나서자 노사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았다. 회사 분위기가 이처럼 심난한 까닭에 본사의 가맹점 관리가 소홀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다.

한편 맘스터치는 특유의 ‘가성비’가 빛을 잃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싸이버거 단품이 3400원에서 3800원으로, 싸이버거 세트가 5600원에서 5800원으로, 언빌리버블 버거 세트가 7000원에서 7100원으로 올랐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