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주간-자문위원 전원 사퇴" 현대문학 입장

2013-12-18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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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현대문학 홈페이지 캡처] 유신시대를 언급, 묘사한 연재소설의


[이미지=현대문학 홈페이지 캡처]



유신시대를 언급, 묘사한 연재소설의 게재 거부로 비판을 받아온 월간 문예지 '현대문학'이 17일 오후 공식 입장을 밝혔다.


현대문학은 '드리는 말씀'에서 "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편집주간과 편집자문위원의 전원 사퇴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최근 현대문학은 비난과 오해의 여지가 있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특히 이 일과 직접 관련된 문인들이 받았을 고통에 대해서는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또 "현대문학은 지금까지 어떤 정치세력의 특혜를 받은 적도 없으며 또 기대조차 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며 "앞으로도 현대문학은 상업주의와 정치주의에 물들지 않고 격조 있고 품위 있는 문예지로서 그 공적 사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삼가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현대문학은 작가 이제하 씨가 내년 1월호부터 연재하기로 돼 있던 장편소설 '일어나라, 삼손'을 연재 거부해 논란이 일으켰다.


이 씨는 지난 2일 페이스북으로 현대문학이 자신의 소설을 거부한 이유를 소설 배경에서 '박정희 유신'과 '87년 6월 항쟁' 등을 언급한 게 문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앞서 '현대문학'은 지난 9월호에 이태동 서강대 명예교수의 글 '바른 것이 지혜이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의 에세이 대부분은 우리들의 삶에 등불이 되는 아포리즘들이 가득한,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진주와도 같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수필을 찬양한 이 교수의 해당 글을 두고 문단에서 반발이 일기도 했다.


현대문학이 홈페이지로 전한 공식 입장 '드리는 말씀' 전문이다.


현대문학은 창간 이래 59년 동안 단 한호의 결간도 없이 지령 708호를 발간한 세계적으로 오래된 문예지입니다.

격동의 긴 세월을 견딘 것은 문인과 독자의 사랑 덕분이었고 정파와 상업주의로부터 문학의 자존을 지키려는 창간의 초심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최근 현대문학은 비난과 오해의 여지가 있는 잘못을 저질렀으며 이것이 몰고 온 파장은 문인들에게 큰 심려를 끼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 일과 직접 관련된 문인들이 받았을 고통에 대해서는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9월호에 실린 수필과 그에 대한 평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서 현대문학은 많은 분들의 애정 어린 우려와 질책과 충고를 들은 바 있습니다.

이를 계기로 현대문학은 창간 취지를 되새기며 더욱 정치로부터 문학을 보호하고자 했지만, 그 방법과 지향이 더 큰 정치적 파장과 문학적 비판을 받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문학은 다시 한번 큰 사과를 드리는 바입니다.

현대문학은 지금까지 어떤 정치세력의 특혜를 받은 적도 없으며 또 기대조차 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현대문학은 상업주의와 정치주의에 물들지 않고 격조 있고 품위 있는 문예지로서 그 공적 사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삼가 약속드리는 바입니다.

마지막으로 현대문학의 주간은 심각한 책임과 그동안 현대문학에 보내주신 애정 어린 질책에 통감하며 주간 직을 사퇴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현대문학 편집자문위원들도 함께 사퇴하고자 합니다.

부디 한결같은 애정과 관심으로 현대문학의 새 모습을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현대문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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