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최고의 우주 영화 8편을 꼽아보자"
2015-10-13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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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화 '마션'이 개봉했다. 벌써 100만 관객이 넘었다며 화제다. 그러고보면 최근 매
최근 영화 '마션'이 개봉했다. 벌써 100만 관객이 넘었다며 화제다. 그러고보면 최근 매 해 꽤 주목받은 우주 영화들이 있었다.
누군가는 SF가 정신 없고, 비현실적이고 애들 장난 같다며 싫어하겠지만 이 장르에 푹 빠진 우주 영화 팬들도 많다. 지구 너머, 끝없는 우주까지 카메라를 밀어 붙인 영화들을 떠올려보자.
여러 이유들 때문에 누구나 하나쯤, 마음에 품고 있는 우주 영화가 있을 것이다. '그래비티'부터 추억의 우주 영화 '로스트 인 스페이스'까지 8개 영화를 꼽아 봤다. 순서는 정확하진 않지만 애정도와 무관하지 않다.
1. 그래비티(2013)
알폰소 쿠아론 감독 작품 그리고 산드라 블록이 열연한 영화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은 "이 영화는 미쳤다"고 말할 만큼 훌륭한 우주 영화다. 제 86회 아카데미 시상식 감독상, 촬영상, 편집상, 음향효과상, 시각효과상, 음악상 등 그 해 가장 주목받은 작품이었다.
그래비티는 화려한 볼거리, 엄청난 상상력을 보는 영화가 아니다. 관객이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의 전형이다. 좀 노골적인 면도 없지 않다. 개봉 당시 나의 주변인들은 "그래서, 우리는 왜 굳이 살아야 하지?"라는 질문으로 이 영화에 대한 감상평을 나누곤 했다.
2.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014)

제임스 건 감독 작품이다. 마블 세계관이 담긴 '마블 패밀리' 영화지만 마블 팬이 아니어도 재밌게 볼 수 있다. 개봉 당시 국내외 평론가는 물론 영화팬들에게 호평 받았다.
다른 마블 시리즈에 비하면 B급 정서가 강한 편이다. 말하는 너구리, 한없이 착하게 웃는 나무 괴물, 어릴 적 엄마를 잃은 남주인공 스타로드 등 캐릭터도 어딘가 허술하다. 하지만 이 모자란 애들이 모여 은하수를 지키는 가디언즈로 거듭나는 이야기는 꽤 울림이 있다. 영화 평론가 롭 워커(Rob Walker)는 "말하는 너구리가 우는 것에 사람이 감동을 받을 수 있다니. 이 영화 정말 대단하다"고 평했다.
3. 인터스텔라(2014)

유난히 한국에서 흥행했던 우주 영화다. 감독은 크리스토퍼 놀란, 음악은 한스 짐머다. 인터스텔라는 영화 음악이 좋기로 유명하니 특별히 덧붙였다.
'우린 답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라는 카피부터 심상치 않은 영화였다. 아이맥스로 보는 게 전혀 돈 아깝지 않은 영화였다. 많은 우주 영화가 그렇듯 인터스텔라 역시 더 이상 인간이 살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진 지구가 배경이다. 그러나 영화는 디스토피아를 향해 나아가지 않는다. 왜? '우린 답을 찾을 것이므로. 늘 그랬듯이'.
4.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

스탠리 큐브릭 감독 작품이다. 미국 영화 연구소(The American Film Institute)가 꼽은 역대 최고의 SF 영화다. SF 영화의 바이블이라 불리기도 한다. 또 하나 말해줄까. 존 레논이 "24시간 내내 이 영화를 봐도 될 만큼 명작"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렇듯 추앙받는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는 아서 C. 클라크 단편소설 '파수병'에 기초하고 있다. 소설에 기초를 둔 영화라면 심오하고 어려울 것 같지만 이 영화는 일단 눈이 즐겁다. 60년대에 만들어졌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 아름다운 영상미는 지금 봐도 놀랍다.
5. 마션(2015)

지난 8일 개봉한 리들리 스콧 감독의 새 영화다. 개봉 후 첫 주말 이미 국내 관객 100만을 넘기는 등 흥행몰이 중이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도 꽤 있다.
마션은 원래 소설이었다. 아마추어 소설가가 취미로 쓰던 소설이 대박난 것이다. 영화에선 덜 다뤄졌지만 소설은 무척 덕후스런 과학 지식이 꽉 차 있다고 한다. 영화는 '거장' 감독이 꽤 힘을 빼고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의미심장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고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라기보단 보여주는 영화다. 무엇을? 우주에서 감자를 심어야만 하는 한 남성과 그를 구하려 애쓰는 지구인을!
6.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2005)

영국 작가 더글러스 애덤스 소설이 원작이다. 여기 소개된 영화 가운데 가장 독특하다. 정신을 쏙 빼놓는 영상에, 평범하지 않은 전개, 밑도 끝도 없이 훅 들어오는 철학적 질문까지 4차원 매력을 가진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영화는 가스 제닝스가 감독했다. 소설에 비해 이해하기 쉽다는 평이 있다. 하지만 나는 소설을 안 봤으므로 "영화가 쉽다"고 말하지는 못하겠다. 하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어, 뭐지?'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봐야겠다!'며 리모콘 뒤돌리기 버튼을 누르게 되는 영화다.
7. 스타 트렉: 더 비기닝(2009)

J.J. 에이브럼스 감독 작품이다. 이번 목록에선 빠졌지만 인기 우주 시리즈 '스타워즈'와 더불어 TV 시리즈가 영화화된 사례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자면, 지도자 운명을 타고난 청년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전형적인 소년 성장기가 그렇듯 그의 주변엔 흥미로운 친구들이 있고, 그들이 싸워야 할 적이 있다.
하지만 스타 트렉을 그저 그런 뻔한 영화로 오해해선 곤란하다. 끝 없는 우주를 탐험하는 동안 주인공이 만나는 세계, 그들 사이에 벌어지는 갈등과 모순은 삶에 대한 꽤 심오한 질문과 연결된다. "이 외계 생물을 죽여도 되는가", "우리보다 열등한 것 같은데, 지배해도 되나" 등이 다뤄진다. 영화는 TV 시리즈에 비해 완결성이 떨어진다는 혹평도 물론 많았다.
8. 로스트 인 스페이스(1998)

'프레데터2', '나이트메어5' 등 공포 영화를 감독했던 스티븐 홉킨스 작품이다. '타이타닉'과 맞붙어 개봉했지만 밀리지 않았다.
로스트 인 스페이스는 시간 여행과 우주 여행이 섞여 있다. 미래형 로보트도 등장한다. 캐릭터들이 잘 살아 있고 감성적인 부분도 있다. 말하자면 약간 말랑말랑한 그러나 상상력은 뒤지지 않는 SF 종합 선물세트 같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