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 회항·두산 명퇴' 블라인드앱 관련 7가지 사실

2015-12-1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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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페이스북 페이지 직장인들이 회사 동료나 동종업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소셜네트

블라인드 페이스북 페이지

직장인들이 회사 동료나 동종업계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라인드'가 연일 화제다.

최근 두산이 신입사원들에게 희망 퇴직를 권고했던 '20대 명퇴 사태'이 블라인드 앱으로 처음 알려졌기 때문이다. 블라인드는 지난해 12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비행기를 돌린 '땅콩 회항' 사건 관련 글이 처음 올라왔던 곳이기도 하다.

2015년 우리 사회 핵심적인 사건과 맞닿아 있었던 '블라인드'에 관한 7가지 사실을 정리해봤다.

1. 직장인들의 '대나무숲' 역할을 한다.

2013년 12월 같은 회사 직원들 간 소통을 위해 출시된 '폐쇄형 SNS'(온라인상 무제한의 인맥 관계가 아닌 소규모로 인원을 제한해 교류하는 SNS)다.

회사 내 인트라넷 익명 게시판도 있지만, 회사에 대한 불만 사항이나 크고 작은 사건 등에 대해 솔직하게 쓸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직장인들이 블라인드 앱을 사용하고 있다.

해당 회사 직원이 맞는지 이메일 검증을 거친 후 사용할 수 있다. 블라인드는 앱 재방문율이 한달 내 80%에 달할 정도로 실행률이 높다.

이하 giphy

2. 주로 올라오는 글은 업무 스트레스, 상사 성격 등이다.

블라인드 앱은 직장인들의 소속감을 활용한 대화 공간으로 각 회사별로 업무 스트레스나 상사 이야기를 나누거나 업무 관련 커뮤니케이션도 활발하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이다.

직장인들이 사내에서 할 수 없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하고, 이것이 사회적으로 파장을 몰고 오고 있는 만큼 일부 기업 인사팀에서는 블라인드 앱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있다.

3. '땅콩 회항 사건'으로 대중에게 알려지다.

일부 대기업 직장인 사이에서 유명하던 블라인드 앱이 대중들에게 알려진 건 '땅콩 회항 사건'이다.

지난해 12월 5일 미국 공항에서 대한항공 KE 086편의 이륙을 지연시킨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관련한 글이 올라온 곳도 블라인드 앱이다. 블라인드 앱에 적힌 글이 공개되면서 조현아 전 부사장은 '항로변경죄' 혐의를 받아 5개월가량 구치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다.

뉴스1

팀블라인드 공동대표인 정영준, 문성욱 씨는 지난 9월 경제지 포춘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대한항공 이슈는 분명 블라인드의 성장에 중요한 기폭제가 됐다"며 "하지만 업계와 기업 간 소통을 추구해왔던 블라인드가 어느 순간부터 기업 내 민감한 이슈를 찾아내려는 익명 게시판으로 불리게 됐다"고 말했다.

4. '스타벅스코리아' 블라인드로 곤욕을 치르다.

스타벅스코리아 역시 블라인드 앱으로 곤욕을 치렀다. 일부 직원이 스타벅스 마니아 행동을 비하하는 내용을 블라인드 앱에 써 논란이 된 것이다.
지난 3월 MBN은 블라인드 앱 내에 새벽부터 일어나서 텀블러를 사기위해 줄을 서있었다는 게시글을 캡쳐해 비난하고, 별 포인트를 위해 음료를 여러 번에 나눠 계산하는 고객에게 '별거지'라고 지칭하는 글이 올라왔다고 보도했다.
스타벅스, 블라인드 앱에서 고객들 '별거지' 취급
이에 대해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는 "이번 일로 대다수 파트너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생기지 않길 바라며 파트너 교육 등 추후 재발 방지에 대한 여러 대책을 내부 회의를 통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wikipedia

5. '두산 20대 신입사원 명퇴 사태' 사회적 이슈가 되다.

두산인프라코어가 희망퇴직에 신입사원을 포함하자 젊은 직원들은 이에 대한 불만을 블라인드 앱에 표출했다. 직원들이 직접 올린 내용은 그대로 캡처돼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지게 됐고 사회적 이슈가 됐다.

뉴스1(온라인 커뮤니티)

'화장실 못 가' 28세 퇴직대상자가 밝힌 두산상황
이에 16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서울 남대문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두산인프라코어 신입사원 희망 퇴직과 관련해) 신입사원에 대한 보호조치를 계열사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두산 2013년 '사람이 미래다' CF

6. '블라인드', 동종업계 종사자 소통 공간이 되다.

블라인드는 개별 회사 공간 외에도 동종업계 종사자끼리 소통할 수 있는 '라운지'라는 업계 공간을 운영해 왔다.

'라운지'는 전문분야의 정보 공유와 인적 교류가 일어나는 공간으로 서로의 업무 강도, 연봉, 사내 분위기 등 지인이 없으면 알기 어려운 핵심 정보를 공유한다. 현재 IT, 은행, 자동차, 유통, 건설-중공업, 항공, 게임 등에 이어 58번째 라운지로 '언론사 라운지'가 개설됐다.

하루 평균 2회 이상 '블라인드' 앱에 접속한다는 IT업계 종사자는 "IT 서비스 라운지에서 동종 업종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주 본다"며 "회사 복지, 진로, 고충 상담, 타 사의 급여 수준 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 블라인드 페이스북 페이지

또한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웜홀 라운지'는 블라인드가 오픈된 전체 회사 920곳의 직장인이 모두 접속할 수 있는 공동공간이다.

지난 8월 온라인 매체 플래텀은 팀블라인드가 만우절과 근로자의 날 '웜홀'을 오픈해 총 14시간 동안 2813개의 게시글과 26129건의 댓글이 달리는 등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전했다.

7. 블라인드 '직장인 문화'를 만들다.

블라인드 유저가 자발적으로 만든 '블라인드 듀오'는 가입자 간 소개팅 서비스다. 공감대 형성을 통해 지역, 연령대별 문화가 형성되며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블라인드 가입자들이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 모여 봉사활동을 하는 '블라인드 봉사단' 역시 블라인드가 파생시킨 새로운 문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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