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그녀' 포크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인터뷰
2016-02-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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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월 씨 / 이하 위키트리 포크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씨는 최근 가장 뜨거운 가수 중 하나

포크 싱어송라이터 김사월 씨는 최근 가장 뜨거운 가수 중 하나다. 지난 2014년 김사월 씨는 싱어송라이터 김해원 씨와 함께 ‘김사월X김해원’으로 활동했다. 두 사람이 함께 낸 EP앨범 ‘비밀’은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에서 5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이들은 신인상·최우수 포크 음반상을 수상했다.
김사월 씨는 지난해 10월 첫 솔로 앨범 ‘수잔’을 발표했다. ‘수잔’은 김 씨가 20대 초반 느꼈던 아름답지만, 불안했던 감정을 응축한 앨범이다. 모든 곡은 김 씨가 작사·작곡했다.
20대 여성 마음을 대변하는 ‘수잔’ 앨범에 많은 호평이 이어졌다. 모호하면서 매력적인 김 씨 목소리를 좋아하는 팬이 특히 많았다. 그 결과, 지난달 28일 ‘수잔’ 앨범은 2016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반·올해의 노래 등 4개 부문 후보로 선정됐다. 그룹 ‘빅뱅’도 4개 부문 후보로 올랐다. (☞바로가기)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한 커피 전문점에서 김 씨를 만났다. 김 씨는 작은 목소리로 수줍게 인사했다. 와인 빛을 띠는 자주색 코트와 귀걸이가 인상적이었다.
최근 한국대중음악상 후보로 오른 것에 대해 김 씨는 “친구들과 만든 앨범이 후보로 올라 기쁘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지만 덜 알려진 곡 이야기를 하자 활짝 웃었다. 김 씨는 가수로 데뷔하기 전, 다른 20대처럼 인턴과 직장생활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독자들에게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저는 싱어송라이터 김사월입니다. 지난해 앨범 ‘수잔’을 내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 김해원과 듀오로 활동했던 EP 앨범 ‘비밀’로 2015년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 최우수 포크 앨범 상을 수상했다. 올해에는 한국대중음악상 4개 부문에 오르셨다.
조금 놀랐다. 한국대중음악상 후보 종합부문에 올랐다는 사실을 당일에야 알 수 있었다. 너무 감사하고 기뻤다.

- 김해원과 함께 활동했던 2014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비밀’ 앨범을 냈던 시기에는 너무 큰 변화가 있었다. 그전에는 생업이 있었다. ‘비밀’을 만들면서 너무 규모가 커져 이 일만 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
- 언제부터 음악을 시작했는지 궁금하다.
예전부터 조금씩 관심이 있었지만, 취미 수준이었다. 중·고등학교 때 기타도 치고, 밴드 활동도 좀 했다.
2012년부터 기타 치면서 노래하기 시작했다. 당시 휴학생이었다. 학교로 돌아가기 전에 하고 싶었던 음악을 제대로 하고 싶었다. 이때쯤 공연을 시작했다. 프리마켓이나, 클럽 ‘빵’ 정기공원에서 불러주면 갔다. 나름대로 공연도 많이 했다. 그때 아니면 못할 것 같아서다. 휴학생이라서 취업에 대한 압박도 약간 없었다.
당시에는 인턴 생활을 하면서 틈틈이 공연했다. 음악에 관심이 있었지만, 그렇게 용기가 있지는 않았다. 직장도 약간 다녀봤다. 그래서 (음악으로) 어떻게 먹고 살 수 있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금 상태로도 살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말이다.
- 미발매 곡을 다른 앨범에 수록하실 계획이 있는가? ‘세상에서’ 같은 곡이라던가.
‘세상에게’는 어디서 알았나?(웃음) 원래 제목은 ‘세상에서’가 아니라 ‘세상에게’다. 유튜브에 제목이 잘못 올라와 있다. 앨범없이 활동할 때 불렀던 노래다.
발표 안 한 곡이 꽤 있다. 우선 그 곡들은 ‘수잔’이라는 앨범 주제 안에 들어가기 어려워 보였다. 이 곡들은 저도 잘 모르겠다. 나중에 앨범을 낼 때 필요하면 쓸 수 있고, 못 쓸 수도 있다.
- 앨범 ‘수잔’에 수록된 노래 ‘젊은 여자’에서 여성 아이돌을 언급하는 가사가 있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궁금하다.
전 아이돌을 정말 좋아한다. 연예인으로서 좋아하는 것도 있고, 춤추는 것도 좋다. 여성 아이돌을 어떤 가치에서는 비판할 수도 있지만, 나는 잡식성이고 얕게 듣는 리스너다.
좋아하는 아이돌을 공식적으로 답변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 김사월X김해원 때는 세르주 갱스부르(Serge Gainsbourg)같은 프렌치 팝 영향을 받은 게 맞나?
당시 레퍼런스라고 모았던 노래들이 너무 다양하다. 그 안에 프렌치 팝이 속해 있던 것은 맞다. 세르주 갱스부르도 굉장히 좋아한다.
세르주 갱스부르는 1928년에 태어난 프랑스 가수이자 시인 겸 배우다. 그는 배우 제인 버킨(Jane Birkin) 남편이었고, 배우 브리짓 바르도(Brigitte Bardot) 연인이었다. 한국에는 버킨과 함께 부른 곡 ‘쥬뗌 므아 농 플리’(Je t'aime, Moi non plus)가 유명하다.
- 요즘 듣는 음악은 무엇인가?
최근에는 어떤 음악이 나왔는지 확인하는 수준이다. 약간 팠던 가수가 있다면, 갈 코스타(Gal Costa)라는 브라질 가수가 있다. 최근 좋아서 많이 들었다. 추운데 브라질 음악이라서 따뜻하게 듣고 있다.
- 주로 20대 여성에게 인기가 많은 것 같다.
제가 인기 있다고 생각한 적은 없다. 공연장에서 만나는 분들은 문화에 깨어있는 20대 여성이 주로 많다.
강지혜 씨 (김사월 매니저): 예전에 포크 음악을 많이 들으셨던 50대 팬들도 있다. 김사월 씨가 김해원 씨와 함께 2015년 서울 레코드 페어에서 ‘비밀’ LP 앨범을 낸 적이 있다. 당시 50대 이상 수집가분들이 많이 오시기도 했다.

- 아티스트를 꿈꾸는 10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아직 제가 어떤 사람으로서 그분들에게 할 말이 없을 것 같다.
- 패션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
제가 어떤 스타일으로 공연을 하면 좋을지 회의를 많이 한다. 친구들한테 많이 묻는다. 제가 옷을 잘 입는 타입은 아니지만, 저한테 맞게 입으려고 노력한다.
옛날 바지나 모자같은 것을 많이 입는다. 코트도 좋아한다.

- 음악가로서 목표가 궁금하다.
음악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마지막 날까지 열심히 좋은 작품을 만드는 거다. 그런 날이 없다면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재미가 제일 중요하냐는 질문에) 꼭 그런 것은 아니다. 단순히 즐거움이라고 말하기에는 공연, 앨범 만드는 과정, 앨범에 대한 반응 등 다양한 것들이 있다. 모든 사람이 모든 것을 행복하게 할 수는 없다.
*전성규 기자와 공동 취재했습니다. (사진 = 전성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