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잘나가는 초딩들이 인정받는 기준"

2016-05-0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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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 '잘 나간다'고 인정받는 기준은 뭘까? 스마트폰 사

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 '잘 나간다'고 인정받는 기준은 뭘까?

스마트폰 사용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초등학생도 너나 할 것 없이 SNS에 열중하는 시대다. 이들이 느끼는 고민은 성인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떻게 하면 '좋아요'가 더 많이 눌릴까?", "남들은 왜 이렇게 행복하고 멋있게 사는 걸까?" 등이다.

9일 동아일보가 취재한 초등학생들 발언을 종합하면 최근 초등학생 사이에서는 일종의 '기준'이 있다.

‘좋아요’ 적으면 하루종일 우울… 친구수 늘리려 ‘계모임’까지

매체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 최윤정 양은 "페친이 많으면 학교에서 잘나가는 애처럼 보여요. 페북에는 중학교 언니들이 많아서 페북에서 놀다 보면 어른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페친이 많다'의 기준은 뭘까? 전혜린 양(6학년)은 "페북은 300명, 인스타그램은 200명, 카스는 500명 정도 팔로어가 있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받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735명인 소위 '잘나가는' 초등학생이다.

김가희 양(6학년)은 "중학교 언니 오빠 페친이 많을수록 인정받아요"라며 "저도 언니가 중학생이어서 페친 중에 중학생 언니가 많다 보니 친구들이 따르는 편"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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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는 초등학생 사이에서 '학교 폭력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한다.

2015년 방송통신위원회·한국인터넷진흥원의 '2015년 사이버 폭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생 가운데 14%가 "사이버상에서 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초등학생들이 꼽은 '사이버 폭력'의 30% 가량은 페이스북이나 카카오스토리 같은 SNS에서 일어난 일이다.

ISIS 인터넷통계정보검색시스템
페이스북에는 일명 '페따(페이스북 왕따)'라는 게 존재한다. 예를 들어 A 양에 대한 좋지 못한 소문을 담은 포스팅을 올린 뒤 이를 친구들과 공유하며 '좋아요'를 누르고 서로 댓글을 달며 A 양에 모욕감을 주는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카따(카톡왕따)'와 '떼카(떼 지어 보낸 카톡)'도 있다. 카카오톡의 경우 대화방에서 나오더라도 바로 다시 초대할 수 있기 때문에 피해 학생에게는 감옥과도 같은 고통을 준다.

김은정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이버 폭력 유형 중) 초등학생들은 주로 언어 폭력과 따돌림 같은 피해에 자주 노출된다"면서 "사춘기와 겹치는 초등학교 고학년 때 SNS에서 친구들에게 왕따 피해를 당하면 자존감 상실이나 우울증 같은 충격이 평생 갈 수 있다"고 지난 6일 조선일보에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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