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편해질 거야" 자폐아 동생 살해한 지적 장애인

2017-08-25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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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했다.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자폐성 장애가 있는 동생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지적장애인이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월로 감형됐다.

대전고법 제1형사부(차문호 부장판사)는 25일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0)씨 항소심에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 6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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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에 대한 치료감호 처분은 원심대로 유지됐다.

지적장애 3급 장애인인 A씨는 지난해 11월 22일 오후 5시 30분께 집에서 자폐성 장애 1급 장애인인 동생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과 동생이 가진 장애 때문에 어머니가 괴로워한다는 사실을 비관해 자신과 동생이 죽으면 어머니가 편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마음에 이런 짓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범행 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시도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정신상태가 온전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동생의 삶을 빼앗은 것은 너무 가슴 아픈 일"이라며 "피고인에게만 모든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사회로 빨리 돌아가 어머니의 품에서 어머니를 잘 모시고 살게 하는 것이 국가·사회적으로 봐도 더 옳다"며 "치료를 잘 받고 치료감호가 끝날 때쯤 사회로 돌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한 재판부의 선택"이라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어머니께서 잘 돌봐주시고, 치료감호가 끝난 뒤에도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피고인을 잘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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