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님 찾아뵙고 사과하겠다” 240번 버스 최초 글쓴이 사과문

2017-09-1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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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과문은 13일 오후 2시 기준 조회 수 1만 8000여 건을 넘기며 타 커뮤니티로 퍼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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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번 버스 논란' 최초 글쓴이가 사과문을 올렸다.

지난 12일 밤 11시 40분쯤 한 대형 커뮤니티에 '버스 글쓴이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나로 인해 상황이 커져 너무나 죄송하다"라며 "계속 기사가 나오고 일이 커져 당황한 마음에 이제야 글을 올린다"라고 말했다.

이날 글쓴이는 "나의 가장 큰 잘못은 아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점"이라며 "퇴근시간대였고 사람이 많았고 건대 롯데백화점 하차 당시 (버스 안에) 아기가 여럿 있었다"라고 밝혔다.

글쓴이는 "사람들이 하차한 후 아기 엄마로 보이는 분이 뒷문에 서 있었는데 내려야 한다며 차를 세워달라고 했다"라며 "'딸이 혼자 있는데 못 내렸다'면서 몇 번이고 문 열어달라고 외치더라"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이제 와서 이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냐 싶지만, 그 상황에서는 아이 엄마에게만 감정이입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글쓴이는 "버스에서 내리던 다른 아이를 그 아이(엄마가 놓친 아이)라고 봤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 엄마가 너무나 다급하게 말했고 나중에는 목소리도 커져서 나도 정신없는 와중에 아이 엄마에게만 눈이 갔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아기 엄마가 내려달라고 말하는 목소리가 커서 당연히 기사님이 들었을 거로 생각했다"라며 "기사님이 아무 말씀 안 하고 운전하길래 당연히 기사님 잘못이라 생각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감정에만 치우쳐 글을 쓰고 아이를 잘못 인지한 점 너무 죄송하다"라며 "기사님께도 죄송하고 아이 어머니께도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글쓴이는 "기사님 따로 찾아뵙고 사과드리겠다"라며 "마음이 너무 무겁고 어떤 말로도 (위로가) 부족할 거로 여긴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일로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내가 기꺼이 받아들이겠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1일 오후 6시 20분쯤 해당 커뮤니티에 시내버스 기사가 건대 롯데백화점 정류장에 어린아이를 내려놓고 엄마만 태운 채 그대로 출발했다는 목격담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아기 엄마가 '아저씨 내려주세요, 못 내렸어요' 소리쳐도 듣지도 않고 계속 가더라"라며 "기사가 그냥 쭉 건대 롯데백화점을 지나 계속 달리더라"라고 말했다.

이 글은 순식간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퍼지며 시민들 공분을 샀다. 일부 시민은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에 민원을 올렸다. 서울시는 민원을 토대로 해당 버스 기사를 불러 경위를 묻고 버스 내부 CCTV 영상을 분석했다.

서울시 CCTV 분석과 버스 기사 경위서에 따르면 이날 240번 버스는 건대 롯데백화점 정류장에서 출입문을 열고 16초 뒤 출발했다. 이후 10m가량 지나 3차로에 진입했고 20초가량 지난 뒤 다음 정류장에 멈췄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미 3차로로 진입한 이후기 때문에 다음 정류장에서 어머니로 추정되는 여성을 하차시키는 게 낫겠다고 판단한 듯하다"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오후 2시에는 '240번 건대 사건 버스 기사 딸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버스 기사 딸로 추정되는 글쓴이는 "(아버지가) 건대입구역 정류장에 정차한 후 문을 열었고 승객 하차를 확인하고 출발하려 했다"라며 "'저기요'라는 소리가 들려 다시 문을 열었으나 더 내리는 승객이 없어 출발했다"라고 밝혔다.

해당 사과문은 13일 오후 2시 기준 조회 수 1만 8000여 건을 넘기며 타 커뮤니티로 퍼지고 있다.

'240번 버스' 최초 글쓴이 사과문 일부 캡처 / 해당 커뮤니티 회원 제공
'240번 버스' 최초 글쓴이 사과문 일부 캡처 / 해당 커뮤니티 회원 제공
home 권지혜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