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망해버렸으면 좋겠다” 직무 배정에 화난 자원봉사자 대숲글

2017-11-0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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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합격 이후 바쁜 시간을 쪼개서 10시간이 넘는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뉴스1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 뉴스1

평창올림픽 자원봉사자가 주최 측 직무 배정에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5일 페이스북 페이지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평창 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로 추정되는 한 SNS 이용자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자는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해 "진짜 속마음은 아주 망해 버렸으면 좋겠어요"라며 글을 시작했다.

게시자는 자신이 평창동계올림픽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기 위해 들인 노력을 설명했다. 그는 "작년 여름쯤 지원서를 제출하고, 서류에 합격해 제가 원하는 분야로 면접을 봐서 최종합격 했습니다. 그때 너무 설렜거든요"라고 합격 당시 심정을 전했다.

그는 합격 이후 바쁜 시간을 쪼개서 10시간이 넘는 자원봉사자 교육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이후 10월에 발표될 구체적인 직무, 활동 지역, 숙소 등 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게시자는 발표된 직무 배정 결과가 당초 지원했던 직무와는 달랐다고 주장했다.

게시자는 "저를 포함해서 (교육을 이수 받은 친구들이) 경기, 취재, 의전 분야에 지원 후 교육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아예 다른 직무에 배치가 됐습니다"라고 말했다. 배정받은 직무로 '교통정리 및 안내, 승하차 도우미, 티켓 부스 매표 도우미' 등을 꼽았다.

게시자는 "솔직히 저런 일을 하는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하겠죠. 하지만 자신이 지원한 직무로 최종합격하고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 아무런 말도 없이 직무를 배정하지 않거나 전혀 다른 직무를 배정한다면 너무 어이없는 일 아닐까요?"라고 물었다.

이런 직무배치를 받은 자원봉사자들이 항의했지만,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은 "인원계획을 잘 못 짰다", "숙소를 충분히 구하지 못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없으면 동계올림픽 운영이 어렵다. 그러니 즐거운 마음으로 해달라" 등 답변을 내놓았다고 게시자는 주장했다.

게시자는 열악한 자원봉사자 처우에도 전공과 관련된 직무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봉사에 임하려 했지만, 이제는 그 생각을 접는다며 글을 마쳤다.

오늘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봉송이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유명 연예인들, 정치인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제 더 이상 평창 동계올림픽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지 못할 것 같습...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에 의해 게시 됨 2017년 11월 5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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