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게 편해” 11살 딸 맡기고 집 나간 언니

2018-02-0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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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이영자 씨는 “혼자 이기적인 것 때문에 부모님, 동생, 딸의 인생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이하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집에 들어오지 않는 언니 때문에 고민인 동생 사연이 공개됐다.

5일 KBS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는 가수 백지영, 다비치(이해리 강민경), 인피니트 멤버 장동우, 남우현, 이성종 씨가 게스트로 출연해 사연 의뢰자들의 고민을 함께 나눴다.

첫 번째 사연자로 등장한 여동생은 3세 딸을 맡기고 집 나간 언니를 대신해 부모님과 함께 조카를 키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여동생에 따르면 언니는 그간 집 밖에서 돈을 펑펑 쓰며 집에 고지서가 날아오게 했다. 대출을 받아 1000만 원가량을 부모에게 갚게 만들기도 했다.

함께 출연한 아버지는 "작은 딸이 신청했다고 해서 처음엔 극구 반대했다. 가족의 치부니까. 그런데 이 기회를 통해 큰 딸이 개과천선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일도 하겠다"라고 말했다.

네이버TV,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사연자의 언니는 제작진의 설득으로 출연을 결심했다. 아버지는 스튜디오에 큰 딸이 등장하자 눈물을 보였다. 이 모습을 지켜보는 게스트들도 함께 눈물을 흘렸다.

언니는 "이제 도망 다니기도 그렇고, 이 계기를 통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 고민은 이해는 되는데 지금 당장 집에 들어가는 건 싫다. 중학교 때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며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혼자 있는 게 편해졌다. 집에 들어가면 갇힌 기분"이라며 "가족과 연락 안 하는 건, 가족이 잔소리가 심해서 그렇다. 엄마가 목소리가 커 기분이 나빠진다"고 했다.

언니는 "제가 일은 하고 있는데, 스트레스를 받잖냐. 혼자 있으니 술에 의지한다. 돈 벌면 술로 푼다. 그래서 돈을 못 모으니까 (집에 경제력으로 기대게 되고) 연락도 안 하게 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아버지는 언니의 큰 빚 내역을 알고, 딸을 정신병원에 집어넣어야겠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언니는 "지금 전라도에서 지낸다. 같이 일하는 언니랑 동거한다. 제 직업은 바텐더다"라고 말했다.

미혼모인 언니는 부모에게 11살 딸을 맡겨두고 가출한 상태다.

언니는 "딸은 당연히 돌봐야 한다고는 생각하는데 집에 들어가면 갑갑하다"며 "아이 아빠와는 연락을 끊고 지낸다. 애플리케이션으로 만났는데 나이도 속이고 도박까지 해 연락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어머니는 "집 나간 딸을 받아주지 않으려 했는데 임신한 딸을 보니 받아주지 않으면 길가에서 죽을 것 같더라"며 "받아줬는데 아이를 두고 또 나가 속이 많이 상했다"고 말했다.

전화로 연결된 언니 딸은 "엄마가 없으니까 허전하다. 보고 싶다"며 "학교 끝나고 집에 올 때 우산이 없어서 혼자 비 맞으며 올 때 엄마가 가장 보고 싶다"고 했다.

네이버TV, KBS 2TV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MC 신동엽 씨는 "나도 어릴 때 졸업식만 되면 오지 못하시는 부모님 때문에 친구의 가족들과 뒤풀이 식사를 하면서 눈치를 엄청 봤다. 어릴 때 철이 들어서, 어떻게 하면 친구 가족들이 날 좋아할 줄 알고 그런 칭찬들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인피니트 동우는 "지난해에 아버지가 병 때문에 돌아가셨다. 늦으면 후회할 수 밖에 없다. 따님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MC 이영자 씨는 "혼자 이기적인 것 때문에 부모님, 동생, 딸의 인생을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언니는 앞으로 관계를 개선해가며 가족들과 뜻을 맞춰보겠다고 했다.

home 김도담 기자 stor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