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해요”... 대통령이 예상하지 못한 '신혼부부 집' 상황

2018-07-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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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만난 신혼부부는 결혼 3년 차에 접어든 30대 부부였다.

지난 5일 서울 오류동 '행복주택' 단지에 거주하는 신혼부부 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 이하 청와대 페이스북
지난 5일 서울 오류동 '행복주택' 단지에 거주하는 신혼부부 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 / 이하 청와대 페이스북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구로구 오류동 '행복주택' 단지에 있는 신혼부부 집을 방문했다. 방문 목적은 주거 문제에 대한 신혼부부 고민을 듣기 위해서였다. '행복주택'은 신혼부부 거주지로 특화한 서울의 최대 입주 단지다.

문재인 대통령이 만난 신혼부부는 결혼 3년 차에 접어든 30대 부부 우재완(33) 씨와 이진경(31) 씨였다. 남편은 고등학교 교사, 아내는 유치원 교사로 각각 근무하는 '맞벌이 부부'다. 이들은 이사를 거듭하다 세 번째로 찾은 보금자리가 오류동 '행복주택'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친필서명이 새겨진 '대통령 벽시계'를 선물로 들고 이들 부부 집을 방문했다. 이들 부부는 옷방, 안방, 베란다 등 보금자리 구석구석을 문 대통령에게 소개했다.

남편 우재완 씨는 옷방을 소개하며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며 "와이프가 옷을 깨끗하게 관리한다고 스타일러를 샀는데 잘 안 쓰더라고요"라고 말하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집 소개를 마친 뒤 문 대통령과 이들 부부는 거실 탁자에 앉아 주거 문제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박상우 LH 사장도 함께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안이 더웠는지 "이왕 하는 김에 옷도 벗고 하시죠"라고 말한 뒤 입고 있던 재킷을 벗었다. 이날 서울 기온은 30도에 육박한 '한여름 날씨'였다.

그러자 아내 이진경 씨는 문 대통령에게 "죄송해요"라며 "아직 에이컨이 없어서..."라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이들 부부 집에는 에어컨 대신 선풍기 밖에 없었다.

아직 에어컨을 구입하지 못한 신혼부부 집에서 벌어진 소소한 해프닝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신혼부부 집을 방문한 뒤 오류동 '행복주택' 단지에서 신혼부부와 청년에 대한 주거지원 대책을 발표했다.

“국가가 짐 나눠질것” 문 대통령, 신혼부부·청년 주거대책 발표

문 대통령은 앞으로 5년간 신혼부부 최대 88만 쌍에게 공공주택 및 자금을 지원하고, 2022년에는 주거지원이 필요한 '결혼 7년 내' 신혼부부 전체를 100%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해 개인과 가족이 너무 큰 짐을 져왔는데 이제 국가가 나눠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공공임대 25만 호, 신혼희망타운 10만 호를 공급하고 분양주택 특별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43만 가구에 주택구입·전세자금 대출 등 금융 지원을 하기로 했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