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안 나오잖아요” 상도유치원 사고 소방관에게 호통치는 기자들

2018-09-07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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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관이 기자들 앞에서 소위 말하는 '꼭두각시'가 됐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6일 오후 서울 동작구에 있는 상도유치원 건물이 기울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현장에서는 서울 동작소방서의 사고 상황 브리핑이 있었다. 한 소방관이 취재진 앞에서 상황을 설명하는 도중 일부 기자들이 언성을 높이고 호통치는 볼썽사나운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정준호 동작소방서 지휘2팀장은 사고 상황판을 보면서 기자들 앞에서 브리핑을 했다. 정 팀장은 브리핑을 한 뒤 기자들을 향해 "질문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일부 기자들은 "앞쪽으로 좀 나와주세요", "목만 돌려주세요"라고 요구했다. 당황한 정준호 팀장은 어리둥절했다. 그때 한 기자는 "아니아니 카메라 쪽으로"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다.

"추가 붕괴 위험성은 없나요?", "처음 왔을 때보다 기울기가 더 기운 것 같은데 전체적으로 어떻게 판단하시나요?" 등의 질문이 나오자 정준호 팀장은 상황판을 보면서 답변했다.

정준호 팀장이 카메라 대신 상황판을 계속 보면서 설명하자 일부 기자들은 발끈했다. "카메라를 보셔야 해요", "여기 여기 여기"라며 기자들 호통 소리가 더 높아졌다.

정준호 팀장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쪽저쪽 자리를 옮기다가 당황한 표정도 지었다. 이때 참다못한 한 기자는 언성을 높이면서 "그림이 안 나와요"라는 말까지 했다. 당시 일을 두고 소방관이 기자들 앞에서 소위 말하는 '꼭두각시'가 돼버렸다는 비판이 SNS에서 나오기도 했다.

서울 상도유치원 사고 현장 / 연합뉴스
서울 상도유치원 사고 현장 / 연합뉴스
home 손기영 기자 sky@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