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역 백신은 평생 가는데 독감 백신은 몇 달 뒤 사라지는 이유…“혈액 속 '이것' 때문”
2025-01-0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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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백신이 왜 거대핵세포 활성화를 더 강하게 촉진하는지 연구할 계획”
홍역 백신은 평생 효과가 지속되지만, 독감 백신은 몇 달 후에 효과가 약해진다. 이렇듯 백신마다 효과와 지속기간이 다른 원인이 혈소판 전구 세포로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거대핵세포의 작용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 2일(현지시각) 스탠퍼드 대학교의 발리 풀랜드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면역학'을 통해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앞서 2022년에 백신에 대한 초기 항체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보편적 특성'을 발견했지만, 항체 반응의 지속 기간을 예측할 수 있는 요소는 찾지 못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에서는 조류 인플루엔자(H5N1) 백신과 보조제를 사용해 항체 반응의 강도와 관련된 분자 특성을 발견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은 50명의 건강한 자원자에게 H5N1 백신과 면역 반응을 초기에는 증강시키지만 자체적으로는 면역 반응을 유도하지 않는 보조제를 투여했다.
이후 100일 동안 12번의 혈액 샘플을 수집해 유전자, 단백질, 항체를 심층 분석하고 이 데이터를 머신러닝 프로그램으로 평가해 패턴을 식별했다.
연구 결과, 백신 접종 후 몇 달이 지난 후 항체 반응의 강도를 예측할 수 있는 분자 특성이 접종 후 며칠 내에 혈액에서 나타났다. 이 특성은 혈소판 내의 작은 RNA(DNA 정보를 읽어 필요한 단백질을 생성하는데 도움을 주는 물질) 조각에 반영됐으며, 이는 혈액 응고에 관여하는 혈소판이 거대핵세포에서 분리될 때 함께 방출된다.
거대핵세포가 백신의 지속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 연구팀은 H5N1 백신과 거대핵세포 증식을 촉진하는 약물인 트롬보포이에틴을 쥐에게 투여했다.
그 결과, 약물을 투여받은 쥐는 두 달 후 H5N1 항체 수준이 6배 증가했다. 추가 실험에서는 활성화된 거대핵세포가 항체를 생성하는 골수 세포나 전구 세포의 생존을 지원하는 주요 분자를 생산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계절성 인플루엔자, 황열, 말라리아, COVID-19 등 7가지 백신에 대한 244명의 반응을 연구한 결과, 거대핵세포 활성화의 지표인 혈소판 RNA 분자가 항체 생산의 연장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거대핵세포가 골수에서 혈장 세포의 생존을 촉진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며 혈소판 RNA를 통해 어떤 백신이 더 오래 지속되는지, 어떤 접종자의 면역반응이 더 오래가는지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저자 풀렌드 교수는 "앞으로 일부 백신이 왜 거대핵세포 활성화를 더 강하게 촉진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라며 "이런 연구가 거대핵세포를 더 효과적으로 활성화하고 더 오래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백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