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35.9% "괴롭힘 당했다"…그런데 신고한 횟수는?
2025-02-0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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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35.9%가 겪는 숨겨진 고통
고용 약자들이 겪는 극단적 선택의 위험성
많은 직장인들이 괴롭힘 때문에 죽음까지 생각했던 걸로 드러났다.
MBC에서 기상캐스터로 일했던 고 오요안나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으로 '직장 괴롭힘'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다.
9일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2∼11일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35.9%가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모욕·명예훼손’(23.5%)이 가장 많았고, ‘부당지시’(19.6%), ‘폭행·폭언’(19.1%) 등도 있었다.

또한 비정규직(41.3%)이 정규직(32.3%)보다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많았다.
지난 1년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응답자(359명) 가운데 54.0%가 ‘괴롭힘이 심각하다’고 답했고, 22.8%는 ‘자해나 죽음을 고민한 적이 있다’고도 했다.
괴롭힘을 당한 이들 중 절반이 넘는 51.3%는 ‘참거나 모르는 척’했고, 23.7%는 ‘회사를 그만뒀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대응해도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서’(48%),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32.4%) 등을 꼽았다.
회사, 노동조합, 고용노동부에 신고하거나 도움을 요청해봤다는 응답은 5%뿐이었다.
직장갑질119는 “고용형태가 불안정하고 노동조건이 열악한 일터의 약자들은 법과 제도의 보호망 밖에서 더 심각한 피해를 보고 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유경 노무사는 “지난 1년간 괴롭힘 수위가 한층 심각해져 자해, 죽음까지 고려한 피해자들이 많아졌는데도 법에 따른 신고·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인권 침해이자 안전하게 일할 권리 박탈의 문제인 만큼 법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