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밥상 지켰는데…지구 온난화에 한국 바다에서 보기 힘들어진 생선
2025-03-0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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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진 바다 피해 북쪽으로 이동
기후변화로 인해 바다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과거 '국민생선'으로 불리던 명태와 오징어 등은 해수 온도 상승을 피해 북쪽으로 서식지를 옮긴 지 오래다. 이러한 해양 생태계 변화는 수산자원 감소뿐만 아니라 국민의 식탁과 장바구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정적인 먹거리 수급처 확보가 필요한 시점이다.
해양수산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연근해어업 생산량은 84만 1,000톤으로 전년 대비 11만 1,000톤(11.6%) 감소했다. 이는 1971년 이후 5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주요 어종인 고등어, 멸치, 갈치, 오징어 등의 생산량이 모두 줄어들었으며, 특히 살오징어는 42.0%, 갈치는 26.6%, 멸치는 18.8%, 고등어는 17.4% 감소했다.
◈ 해수 온도 상승의 영향
이러한 생산량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 온도 상승이 지목되고 있다.
바다 생물에게 수온 1도 상승은 육지에서 5도 상승하는 것과 비슷한 영향을 미친다. 최근 40년간 우리나라 주변 해역의 표층 수온은 약 1.1도 상승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대비 전 세계 평균보다 높은 상승률이다.
◈ 수산자원 감소와 수입 의존도 증가

수온 상승으로 인해 한류성 어종인 명태는 1981년 약 16만 5,800톤이 잡혔으나, 1995년에는 1만 톤 이하로 감소했고, 2008년부터는 공식 통계상 생산량이 '0'으로 기록됐다.
오징어 역시 2000년대 초 연간 20만 톤가량 잡혔으나, 2023년에는 약 2만 3,000톤으로 급감했다. 이로 인해 명태는 러시아, 참조기는 중국 등에서 수입하여 국내 수요를 충당하고 있으며, 이러한 수입 의존도 증가는 어민들의 피해와 수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 해외 어장 개척의 필요성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해외 어장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 한국은 1957년 첫 원양어선 지남호의 대서양 참치 시험조업을 시작으로, 1977년에는 조업선 850척을 보유하며 세계 3대 원양조업국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이후 어장 축소와 국제 규제 등으로 정체기를 겪었다. 최근에는 태평양, 대서양, 인도양, 남빙양 등 주요 어장에서의 연간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태평양에서는 가다랑어가 24만 톤 이상, 대서양에서는 오징어류가 6만 톤 이상 잡히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생태계 변화는 수산업과 국민의 식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안정적인 수산자원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 자원 관리와 함께 해외 어장 개척 등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