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대한민국 콕 집어서 핵폭탄급 발언 쏟아내... 큰 파장 예상

2025-03-0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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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손해 보는 나라'로 한국 지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대외관계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로 한국을 특정해 거론했다. / 연합뉴스TV 유튜브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대외관계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로 한국을 특정해 거론했다. / 연합뉴스TV 유튜브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각) 집권 2기 첫 의회 연설에서 미국이 대외관계에서 '손해'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로 한국을 특정해 거론해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은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임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서 예외가 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셀 수 없이 많은 국가가 우리가 그들에 부과한 것보다 훨씬 높은 관세를 부과한다. 매우 불공정하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와 중국을 먼저 언급한 뒤 "한국의 평균 관세는 (미국보다) 4배 높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해보라. 4배나 높다.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그리고 아주 많은 다른 방식으로 아주 많이 도와주는데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 우방이 이렇게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관세가 미국의 4배라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워싱턴타임스는 그의 발언을 두고 "사실과 다른 주장"이라며, 한국과 미국은 2012년 발효된 FTA를 통해 대부분 품목에서 상호 관세를 철폐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도 "한국은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로, FTA 덕분에 양국 간 무역에서 관세가 거의 적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부가가치세(10%)를 관세로 간주하거나 비관세 장벽으로 해석해 이런 주장을 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LA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무역 관계를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보는 인식이 이번 연설에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무역적자 '톱 10'에 드는 나라다. AFP통신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액은 557억 달러(약 81조원)로, 중국(2791억 달러), 멕시코(1524억 달러), 베트남(1049억 달러), 아일랜드(684억 달러), 독일(631억 달러), 대만(568억 달러), 일본(562억 달러)에 이어 8위에 해당한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무역 불균형의 주요 사례로 지목한 것은 놀랍지 않다"라면서도 "그가 관세율 차이를 과장한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중 한국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언급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그는 "우리는 한국을 군사적으로 아주 많이 도와준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부터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 문제를 비판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발언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과 연계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으로 연 50억 달러를 요구한 적이 있다"면서 이번 연설이 비슷한 압박의 신호일 수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국이 경제적으로 미국을 '착취'하고 있다는 논리를 여러 차례 펼쳐왔다. 이에 따라 한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을 바로잡지 않으면 경제와 안보에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2일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도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상대국이 미국에 부과하는 관세만큼 미국도 부과하겠다는 정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호 관세에서 관세뿐 아니라 정부 보조금, 부가가치세 등 비관세 장벽까지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A타임스는 "한국이 높은 세율 대상이 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AF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현실화하면 한국산 자동차, 전자제품 등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미 협상에서 미국이 경제 이슈 외에 주한미군 감축이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한 적이 있다"며 "안보와 경제를 연계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한국은 탄핵 정국으로 정상외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AP통신은 "한국이 정치적 혼란 속에서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에 나서기 힘든 여건"이라고 전했다. 이는 한국이 대응 전략을 세우는 데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서 긍정적인 부분도 있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개발에 참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가 백악관에 조선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세제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밝힌 점은 한국에 기회"라고 보도했다. 한국은 세계 조선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는 국가다. LA타임스는 "알래스카산 천연가스 도입은 한미 무역 불균형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AFP통신도 "미중 경쟁 속에서 조선 협력은 한국의 강점을 살리는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북한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선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AP통신은 "트럼프가 과거 김정은과 세 차례 만났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침묵은 의외"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북한 문제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것인지,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인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한국에 크나큰 경제적, 안보적 도전 과제를 던졌다. 그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더라도 정책 방향이 현실화하면 한국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해질 수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의회 연설 / 연합뉴스TV 유튜브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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