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보다 귀하다… 고작 1g이 수십 달러,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는 '붉은 향신료'
2025-03-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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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황금'이라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향신료
사프란은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향신료로 알려져 있다. 붓꽃과에 속하는 크로커스 사티부스(Crocus sativus)에서 채취되며, 붉은색 암술대가 주원료다. 이 암술대를 건조시켜 만든 것이 사프란이다. 수천 년 전부터 여러 문화에서 활용됐고, 그 가치와 희소성으로 인해 '붉은 황금'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사프란에 대해 알아보자.

사프란의 기원은 기원전 3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페르시아(현재의 이란)와 그리스 지역에서 처음 재배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유럽과 아시아 전역으로 전파됐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미라 제작 과정에서 방부제로 사용됐고,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향신료뿐만 아니라 염료와 의약품으로도 활용됐다. 특히 고대 로마 귀족들은 사프란을 목욕물에 넣어 피부를 부드럽게 하고, 연회장과 극장에서 공기를 향기롭게 하는 데 사용했다.
사프란은 붉은색과 독특한 향을 지닌다. 물에 담그면 선명한 황금색을 띠고, 달콤하면서도 약간의 쌉쌀한 느낌이 있다.
사프란의 재배와 수확 과정은 매우 까다롭다. 크로커스 사티부스는 연중 한 번만 꽃을 피우는데, 각 꽃에서 암술대 세 가닥만을 얻을 수 있다.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지며, 사프란 1kg을 얻기 위해 약 15만 송이 이상의 꽃이 필요하다. 생산량이 적고, 가격이 높은 이유다.
사프란의 품질은 수확한 암술대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결정된다. 잘못 건조하면 향과 색이 약해진다. 일정한 습도와 온도를 유지해야 최상의 품질로 만들 수 있다.
사프란은 과거에도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중세 유럽에서는 황금보다 귀했고, 14세기 페스트가 유행했을 때는 면역력을 높이는 물질로 알려지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현대에도 사프란은 1g당 수십 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비싸다. 인도 카슈미르산 사프란은 품질이 뛰어나고, 수확량이 적어 가격이 더욱 높다. 이란산 사프란은 세계 생산량의 약 90%를 차지하며, 가장 많이 유통되는 종류다.

스페인산 사프란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향과 맛을 지녀 유럽에서 선호된다. 이 외에도 그리스, 모로코, 이탈리아 등에서도 재배되지만, 생산량은 비교적 적다.
사프란은 여러 용도로 활용된다. 요리에서는 파에야, 부야베스, 리조또 같은 고급 요리에 필수 재료로 쓰인다. 이 외에도 제과, 차, 음료 등에 첨가된다.
사프란은 과거부터 항우울제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항산화 효과도 있어 노화 방지에도 활용된다.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항염 효과가 있어 다양한 질병 예방에도 쓰인다.
피부 미용을 위해 팩이나 오일 형태로 사용되며, 중동과 인도에서는 오랫동안 여성들의 미용 비법으로 활용됐다. 사프란을 우유에 타서 마시면 피부를 맑게 해준다는 구설도 있다.
사프란과 관련된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위조 사례가 많다는 점이다. 높은 가격과 희소성으로 인해 가짜 사프란이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해외에서는 값싼 재료를 붉은색으로 염색해 판매하기도 하며, 품질이 낮은 사프란을 고급 제품으로 둔갑시키기도 한다.
상품성이 높은 사프란은 물에 넣었을 때, 색이 바로 퍼지지 않고 서서히 물들어야 한다. 또한 손으로 문질렀을 때 특유의 향이 오래 남아야 한다.
사프란은 보관이 중요한 향신료다. 공기와 빛을 차단할 수 있는 밀폐 용기에 보관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향이 날아가고,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