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대비해 시신가방 3000개 준비” MBC 보도, 초대형 오보였다

2025-03-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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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도 헛발질

MBC 뉴스데스크의 <'시신수송 가방' 3천 개 더 준비했다> 보도가 오보로 판명됐다. / MBC 뉴스 영상 캡처
MBC 뉴스데스크의 <'시신수송 가방' 3천 개 더 준비했다> 보도가 오보로 판명됐다. / MBC 뉴스 영상 캡처
MBC노동조합(제3노조)이 MBC 뉴스데스크의 <'시신수송 가방' 3천 개 더 준비했다> 보도가 허위로 판명됐다면서 사측의 즉각적인 사과와 함께 진상 조사를 통한 보도책임자 징계를 촉구했다.

제3노조는 20일 <‘시체가방 선동보도’ 허위로 판명... 박범수 국장·이세옥 팀장 징계하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명백한 허구 선동보도였음이 드러났다"며 이처럼 밝혔다.

제3노조는 "영현백 3천 개 구매는 계엄 대비가 아니라 12·3 계엄 이후 일주일 이상 지난 12월 11일에 이뤄졌다고 한다"며 "계엄이 끝난 후 계엄을 준비했다는 말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현백은 합참이 2022년에 세운 지침에 따라 마련된 전시 비축물자로, 지난해 5월 입찰공고를 내고 6월에 업체와 계약이 이뤄졌다. 2024년 3천 개, 2025년 3천 개, 2026년 6천 개, 2027년 6천 개 추세로 영현백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제3노조는 "MBC가 참조한 것으로 보이는 추미애 민주당 의원실 자료를 보더라도 육군의 영현백 보유량은 지난해 12월에 3천 개 증가한 것으로 나와 있다"며 "MBC의 주장처럼 계엄에 대비했다면 최소한 12월 1일이나 2일에 구매가 이뤄졌어야 한다는 말인데, 일반인이 봐도 상식적으로 의심스러운 일"이라고 질타했다.

또한 "MBC는 이같은 기초적인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괴담을 만들어낸 것"이라고 비판하며 "조현용 앵커는 '군이 비상계엄을 앞두고 영현백 3천 개 넘게 실제로 구입한 사실이 확인됐다'라고 버젓이 허위사실을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제3노조는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에 대비해 종이관 1천 개 구입을 타진했다는 내용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MBC는 이같은 내용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노트 내용과 결부시켜 계엄 대비용이라고 부풀렸다. 제3노조는 "실제 구매도 이뤄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구입 타진 시기가 지난해 8월로 노 전 사령관의 계엄 계획 작성 시점(11월)보다 한참 전의 일이라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제3노조는 "이같은 보도가 정상적인 언론사가 저지를 수 있는 단순한 오보일 수는 없다고 판단한다"며 "몇 가지 사실을 짜깁기하고 편집해 가공할 괴담을 만들어내는 악질적인 범죄행위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허위보도와 관련해 안형준 사장은 당장 사과하고 진상을 파악해 관련자를 징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육군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를 앞두고 영현백을 평소 보유량의 2배가량 구매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작년 12월에 납품된 영현백은 2022년 합참 지침에 따라 지난해 6월에 계약돼 12월 11일에 납품이 진행된 것으로, 군의 정상적인 납품 활동"이라고 이날 밝혔다.

배석진 육군 공보과장(대령)은 국방부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영현백은 군이 전투 준비태세를 하는 데 필수 군수물자 중 하나"라면서 "5년 또는 10년 단위 계획에 의해 사전에 중기계획에 반영됐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현백 구매가) 계엄과 연계돼 있다는 인식이나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 윤석열내란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추미애 의원은 19일 "육군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시신을 임시 보관하는 영현백을 대량으로 사들인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추 의원이 공개한 군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월 1883개였던 육군의 영현백 보유량이 12월에 4940개로 크게 증가했다. 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를 전후해 군이 다수의 시신 발생을 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MBC 뉴스데스크는 2군단 사령부 소속 군무원이 지난해 8월 22일 서울의 종이관 제조업체에 연락해 "사망자가 예를 들어 3천 개가 필요하다면 어떻겠냐, 종이관 제작 소요 기간과 1천 개 구매 시 가격이 얼마냐"고 문의했다고 지난 18일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황정아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평소 보유량의 2배 가까운 영현백을 내란 직전 갑자기 구입했다"면서 "윤석열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적힌 대로 무수한 사람을 학살하려고 하지 않았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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