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도 잘 몰라…'초고급' 어종인데 시장서 싸게 팔리는 대반전 한국생선
2025-04-0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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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해의 보물, 낯설지만 맛있는 생선
이름조차 생소한 사람도 많지만, 알고 보면 놀라운 반전 매력을 지닌 한국의 대표적인 고급 생선이 있다.

바로 그 이름은 '홍감펭'이다.
이 어종은 주로 심해에서 서식하며 일부 지역에서만 극히 제한적으로 어획되는 탓에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심지어 수산시장 상인들조차 종종 이 생선을 알아보지 못하고, 일반 어종으로 착각해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사례도 있다.
홍감펭은 양볼락과에 속하는 심해성 어류로, 한국 남부 해역과 동중국해, 일본 근해에서 발견된다. 서식지는 수심 200~400m 모래 바닥으로, 햇빛이 거의 닿지 않는 깊은 바다다. 봄철 산란기에는 상대적으로 얕은 수심인 100~150m로 올라오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어획 자체가 어려운 편에 속한다.
이 생선은 몸길이가 약 30cm에 이르며, 붉은빛이 도는 비늘과 흑갈색의 옆줄 무늬가 특징이다. 아가미에는 여러 개의 가시가 있으며, 부레가 없어 심해 환경에 적응한 독특한 형태를 띤다. 외형만 보면 일반인뿐 아니라 상인들도 다른 생선으로 오인할 수 있을 만큼 낯설고, 특별한 인상을 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자연산 쏨뱅이'나 '열기' 등으로 오인된 채 판매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홍감펭은 진가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보물'로 여겨진다. 무엇보다 성장 속도가 매우 느려 성체가 되기까지 수년이 걸리며, 양식도 이뤄지지 않아 모두 자연산이다. 그 희소성과 어획 난이도 때문에 일부 고급 일식집이나 해산물 전문점에서는 '초고급 생선'으로 분류되며 고가에 거래된다.
영양학적으로도 가치가 높다. 단백질이 풍부하면서도 지방과 칼로리는 낮아 건강식에 적합하며, 오메가-3 지방산과 비타민 B군, 칼슘, 철분 등 각종 미네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이 성분들은 면역력 향상, 뼈 건강, 심혈관 보호 등에 도움을 주며, 실제로 홍감펭은 ‘몸에 좋은 생선’으로 분류된다.
맛도 일품이다. 살이 부드럽고 고소한 데다 국물 요리로 활용했을 때 깊고 시원한 맛이 우러나온다. 찜, 조림, 튀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할 수 있으며, 특히 매운탕으로 끓였을 때 담백하면서도 감칠맛이 뛰어나 많은 미식가들이 극찬한다. 작은 체구와는 달리 식감이 탱글하고 고소하며, 은은한 단맛이 배어나와 남녀노소 모두에게 잘 어울리는 맛을 제공한다.
홈감펭의 제철은 봄철로, 3~6월 사이에 가장 맛이 좋다. 이 시기를 놓치면 어획량이 급감하고 시장에서 구하기조차 어려워진다. 제철이 아닐 때에는 거의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운 좋게 신선한 홍감펭을 마주친다면 사두고 냉동해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실제로 일부 유튜버와 생선 전문가들은 지방 어시장에서 이 생선을 헐값에 구입한 뒤, 그 정체를 알고 깜짝 놀라는 사례를 영상으로 소개하기도 했다. '만 원에 한 박스'를 주고 사온 생선이 사실은 초고급 어종인 홍감펭이었다는 이야기다. 이런 사례는 홍감펭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동시에, 제대로 알면 '가성비 최고의 보물 생선'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식가와 식재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미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생선'으로 회자되며, 알게 모르게 시장에서 조용히 입소문을 타고 있는 홍감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