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인기 폭발에 '공급 부족'…1년에 단 한번 수확하는 식재료

2025-04-08 17:07

add remove print link

웰니스 열풍으로 시장 규모 성장

세계에서 물 다음으로 많이 마시는 음료가 바로 차다. 이처럼 보편적인 음료 시장에서 ‘말차’가 독보적인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 전통 녹차에서 비롯된 말차는 잎 전체를 갈아 만든 녹차 분말이다. 최근 전 세계적인 웰니스 열풍과 맞물려 말차 소비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이라는 예상 밖의 상황까지 초래되고 있다.

녹차 농장 / afotostock-shutterstock.com
녹차 농장 / afotostock-shutterstock.com

시장조사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말차 시장 규모는 약 36억 3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빠르게 성장한 수치다. 더 나아가 오는 2031년에는 약 86억 7천만 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불과 7년 사이 두 배 이상 시장이 커지는 셈이다.

◈ 수요는 폭발, 공급은 제자리

문제는 수요가 폭발한 만큼,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말차는 수확 자체가 제한적이다. 고품질 제품의 경우, 1년에 단 한 번, 이른 봄철에만 수확이 이뤄진다. 수확 전 약 3주간 차광을 해야 하며, 수확된 잎은 섬세한 공정을 거쳐 미세한 분말로 갈아낸다. 이러한 전통 방식을 지키기 위해서는 전문 장비와 시간이 필요하며, 무엇보다 차나무가 수확 가능한 수준으로 자라는 데만도 평균 4~5년이 걸린다.

게다가 말차 생산은 일본, 중국 등 일부 아시아 국가에 집중돼 있어 기후나 노동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공급망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전 세계 말차 가격과 유통에 즉각적인 영향이 발생한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카페나 식품 브랜드들이 앞다퉈 말차 신제품을 출시하는 가운데, 원료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이처럼 말차 인기가 높아진 배경에는 SNS의 역할도 크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플랫폼에서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말차 라떼’ 이미지가 퍼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관심이 건강 음료로 옮겨가면서, 카페인 의존을 줄이려는 트렌드도 한몫했다.

◈ 맛도 건강도 다 챙겼다

또한 말차의 건강 기능성은 단순 음료 이상으로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다. 말차에는 고농도의 카테킨과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어 심장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나쁜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좋은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말차라떼 / kazoka-shutterstock.com
말차라떼 / kazoka-shutterstock.com

혈당 조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슐린 저항성을 낮춰 당 흡수를 조절하고, 혈당 수치 변동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또 다른 주목점은 항암 가능성이다. 말차에 포함된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EGCG)는 암세포 성장을 억제하고 전이 속도를 늦추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로 평가받고 있다. 이외에도 항염 효과, 뇌 건강 개선, 인지력 유지 등 말차가 지닌 다양한 이점들이 학계에서 계속해 연구되고 있다.

카페인이 포함돼 있지만, 커피보다 그 함량이 낮고 L-테아닌이 함께 작용하면서 각성 효과는 유지하고 자극은 덜하다. 이 점이 집중력을 높이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도 도움을 준다는 것이 말차 애호가들의 설명이다.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4컷 웹툰
기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제작한 4컷 웹툰

활용 범위도 넓다. 단순한 차 음료를 넘어 케이크, 쿠키, 초콜릿, 스무디까지 활용 가능한 재료로 자리잡았다. 푸드 콘텐츠에서도 ‘말차 맛’은 고정 인기 키워드다. 말차 파우더를 활용해 라떼를 만들거나, 디저트 반죽에 소량 섞는 방식으로 집에서도 손쉽게 조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말차 붐은 결국 고급 말차 품귀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급이 제한적인 만큼, 가격 상승과 유통 지연도 잇따르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재배 지역 확대와 생산 자동화 기술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는 상태다.

전통을 현대에 연결한 차 한 잔이 세계인의 식문화까지 바꾸고 있다. 말차는 단순한 음료를 넘어, 건강과 취향, 트렌드가 결합된 대표적인 식품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