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찌뿌둥하세요? 일단 베개부터 점검하세요"
2025-04-08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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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 비밀: 숨겨진 세균의 위험
매일 사용하는 베개가 화장실 변기보다 더럽다는 놀라운 내용이 밝혀졌다.
영국 맨체스터대학교 연구진은 실험을 통해 일반적인 베개 커버 한 장에서 최대 10만 마리 이상의 박테리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는 변기 시트에 존재하는 박테리아 수보다 최대 17배 이상 많은 수치다. 베개는 겉보기에는 깨끗해 보일 수 있으나, 매일 밤 체온과 땀, 침, 피부 각질 등이 축적되며 박테리아와 진드기의 온상이 된다.
특히 문제되는 세균은 포도상구균, 대장균, 진균류다. 포도상구균은 피부염이나 모낭염, 여드름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감염 위험까지 높일 수 있다. 대장균은 소화기 질환의 원인이며, 베개에 축적된 경우 입, 코, 눈을 통해 쉽게 체내로 유입될 수 있다. 진균류는 천식, 비염,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높다.

베개 내부의 충전재 또한 문제다. 시간이 지날수록 땀과 습기로 눅눅해진 충전재는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털 베개나 솜 베개는 통기성이 낮아 박테리아 번식 속도가 더 빠르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베개 하나가 2년 이상 사용될 경우, 무게의 약 10%가 먼지, 각질, 진드기 사체 등으로 채워져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베개 위생 관리에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 침대 시트는 주기적으로 세탁하면서도 베개 커버는 수 주에 한 번, 베개 자체는 몇 년간 교체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이는 얼굴 피부 트러블, 결막염, 호흡기 질환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베개를 최소 주 1회 이상 커버를 세탁하고, 베개 자체는 6개월~1년 주기로 교체하는 것이 위생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한다. 세탁 시 60도 이상의 온수로 세균을 제거하고, 햇볕에 완전히 건조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통기성과 항균 기능이 뛰어난 메모리폼이나 기능성 소재 베개를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위생 관리는 건강한 수면을 위한 기본 조건이다. 우리가 하루 평균 6~8시간을 머무는 베개는 피부와 호흡기에 밀접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침구류 중에서도 가장 위생에 신경 써야 할 요소 중 하나다. ‘숨은 위협’으로 자리 잡은 베개 속 세균은 단순한 불쾌함을 넘어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무리 편안하고 익숙한 베개일지라도, 정기적인 세탁과 교체 없이는 ‘세균 덩어리’로 전락할 수 있다. 얼굴 트러블이 반복되거나 원인 모를 알레르기 증상이 있다면, 특히 베개부터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