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경선 토론] 안철수 “계엄 옹호하나” 묻자 김문수 “민주당 책임” (영상)
2025-04-19 17:27
add remove print link
김문수 “문 전 대통령 반역적”... 안철수 “조국, 변명 여지 없는 상황서 변명”

국민의힘 제21대 대선 경선 첫 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와 김문수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두 사람은 각각 탄핵 찬성과 반대를 대표하는 입장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조치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를 두고 첨예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19일 서울 강서구 ASSA아트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경선 1차 토론회는 8명의 후보 중 A조(김문수·안철수·양향자·유정복)의 차례로 진행됐다. 토론에서 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했는데, 그 이후 국무위원으로서 국민께 사과한 적 있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는 “사과한 적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안 후보는 “그게 문제”라며 “더불어민주당은 차기 대선을 이재명 대 윤석열 구도로 끌고 가려 하는데, 우리 쪽에서 반성과 사과가 없다면 이 구도에서 벗어날 수 없어 필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상계엄으로 대통령이 파면됐는데도 반성과 사과가 없으니 민주당이 우리를 ‘계엄 옹호당’이라 몰아세운다”며 “헌재의 8 대 0 판결을 받아들이는 것이 보수의 헌법 존중 태도이고, 헌정질서에 순응하는 자세”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을 옹호한 적 없다”며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의 책임은 민주당에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왜 대통령이 계엄을 했나. 민주당이 서른 번에 걸쳐 탄핵을 시도하고 걸핏하면 특검을 요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헌재 판결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내란죄를 넣었다 뺐다 하는 등의 절차적 문제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는 “헌재에서 이미 결론이 난 사안을 부정하거나 헌법 가치를 왜곡하는 태도로는 국민에게 표를 달라고 말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양측 신경전은 AI(인공지능) 정책으로도 번졌다. 안 후보는 김 후보에게 “AI 분야는 범위도 넓고 전문가도 많다. 지도자는 방향에 맞는 전문가를 찾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AI를 잘 모르지 않나”라고 물었다. 김 후보는 “안 후보만큼 모르지만, 챗GPT 같은 것도 쓰고 있다”며 “지도자가 되면 안 후보에게 반드시 물어보겠다”고 답했다.
토론회에서 네 후보는 저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 맞설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김 후보는 “거짓말을 잘하고 부패한 정치인이 대통령이 되려고 한다”며 “깨끗한 김문수가 이긴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도덕성과 전문성, 중도 확장성 면에서 이 후보와 다르다”며 “이 후보와 제대로 싸워 이길 사람은 나밖에 없다”고 했다.
유정복 후보는 “이 후보를 확실히 제압할 수 있는 후보가 당 후보가 돼야 한다”며 “이 후보가 갖지 못한 놀라운 성과와 업적이 나에게 있다”고 말했다. 양향자 후보는 이 후보의 AI 공약이 적힌 종이를 꺼내 “빈 깡통”이라고 비판하며 종이를 찢었다. 김 후보는 이에 “거짓말은 찢어버리는 것이 답”이라고 호응했다.
토론 중 ‘밸런스 게임’도 진행됐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저서 ‘문재인의 운명’과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조국의 시간’ 중 한 권을 고르는 질문에 김 후보는 문 전 대통령의 책을 골라 “북한을 위하고 그리워하는 내용을 보고 반역적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조 전 대표의 책을 고르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변명의 책을 썼다. 어떻게 변명했는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중 ‘나라 곳간을 거덜 낼 정책’을 고르라는 질문에는 네 명 모두 기본소득을 선택했다. MBTI 소개 코너에서는 김 후보, 안 후보, 유 후보가 모두 자신을 ‘ENTJ’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사람을 믿고 함께 가는 성격”, 안 후보는 “복잡한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일”, 유 후보는 “군수, 구청장, 시장, 장관을 지낸 리더”라고 각각 말했다. 양 후보는 ‘ENFJ’로, “버락 오바마, 넬슨 만델라, 오프라 윈프리와 같은 따뜻한 리더십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B조(나경원·이철우·한동훈·홍준표 후보) 토론회는 20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